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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독] 넥슨, 잠실을 e스포츠 메카로…‘40년 운영권’ 확보

넥슨이 서울 송파구 잠실주경기장 일대에 국내 최대 규모의 e스포츠 경기장을 짓는다.

넥슨이 서울 송파구 잠실주경기장 일대에 국내 최대 규모의 e스포츠 경기장을 짓는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최근 한화 컨소시엄이 설립할 예정인 특수목적법인(SPC) ‘서울 스마트 마이스파크’에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넥슨코리아와 넥슨스페이스 등 계열사가 총 100억여 원을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될 예정인 ‘스포츠 콤플렉스’의 40년간 운영권과 명명권(네이밍 라이츠)을 확보하게 된다.

잠실 스포츠·MICE 복합 공간 조성 사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 부지에 돔 야구장, 전시·컨벤션 등 스포츠·문화 복합시설과 숙박·상업·업무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서울시와 한화 컨소시엄이 민간투자 사업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기획예산처의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받는 중이다. 심의를 통과하면 시설 건설·운영에 대한 공식 계약을 뜻하는 ‘실시 협약’을 맺은 뒤 연내 착공할 예정이며 2032년 완공이 목표다.

넥슨이 운영권을 갖는 스포츠 콤플렉스는 실내 스포츠와 e스포츠를 병행하는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프로농구구단 SK와 삼성의 홈구장으로 쓰되 스포츠 비시즌에는 e스포츠 경기장을 비롯해 팬 이벤트, 넥슨 지식재산권(IP) 체험 공간, K팝 공연 등이 열리게 된다. 특히 1만 석 이상의 좌석을 갖춘 규모로 조성돼 국내 게임 업계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 있는 총 15개의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은 수백~1000석으로 규모가 작다. 넥슨 관계자는 “스포츠 콤플렉스는 향후 e스포츠 행사와 넥슨 게임 IP 체험 공간 등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운영 방향은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32년에 완공…음향·조명 등

특수장비 설치로 e스포츠 특화

세계적 대회 개최 환경 갖춰져

사우디 사막지대 키디야에 건립 예정인 e스포츠 전용 경기장 ‘키디야시티 e스포츠 아레나’ 조감도. 키디야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달 방한 당시 언급했던 것처럼 한국은 한때 ‘e스포츠 종주국’이라 불렸다. 1990년대 스타크래프트 인기에 힘입어 e스포츠 산업 운영 구조를 선제적으로 구축했고 2000년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의 e스포츠협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e스포츠산업을 적극 장려하고 수천석 규모의 대형 경기장도 갖추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광주에 있는 1005석 규모 전용 경기장이 최대 규모인 게 현실이다.

국내 게임 업계의 형님 격인 넥슨이 잠실 스포츠 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것도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결단으로 분석된다. 넥슨이 40년간 운영할 스포츠 콤플렉스는 약 1만 1000석 규모로 국내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은 물론 해외 e스포츠 전용 경기장들보다 스케일이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5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주요 e스포츠 경기장 규모는 중국 상하이 국제 e스포츠 센터 6000명, 캐나다 토론토 e스포츠 아레나 7200명 정도다. 넥슨의 스포츠 콤플렉스는 평상시 프로 농구 구단으로 활용될 예정이나, 연간 약 6개월의 비시즌 기간에는 세계적 규모의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셈이다.

그간 일반 경기장·공연장에서 대형 국제 대회를 개최했던 e스포츠 업계엔 화색이 돌고 있다. 2023년 개최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은 서울 구로구 고척스타디움을 썼고, 올해 6~7월 개최 중인 리그 오브 레전드 MSI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일반 경기장은 e스포츠 중계를 염두에 두고 생긴 게 아니다보니 통신, 조명 같은 설비를 갖추고 대회를 열기가 더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라며 “직접 e스포츠 대회를 운영하기도 하는 넥슨이 경기장을 운영하면 훨씬 수월하게 국제 e스포츠 행사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넥슨의 스포츠 콤플렉스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음향, 조명 등의 특수 장비를 갖춰 국제적 수준의 e스포츠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예정이다. 설계의 ‘큰 그림’이라 할 수 있는 기획설계와 기본설계엔 사우디 ‘키디야 시티 e스포츠 아레나’를 설계한 미국 건축회사 파퓰러스도 참여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 SOOP콜로세움에서 올해 3월 ‘2026 LoL 멸망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 제공=SOOP

넥슨 역시 e스포츠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넥슨코리아가 스트리밍 플랫폼 숲(SOOP)에서 e스포츠 사업을 총괄하던 채정원 미디어 파트너십 본부장을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SOOP은 서울 마포구 상암SOOP콜로세움(수용인원 600명), 서울 강남구 프릭업스튜디오(350명), 서울 송파구 잠실 DN콜로세움(500명) 등 e스포츠 경기장을 자체 보유하고 20년 넘게 e스포츠 리그 대회와 방송을 제작·운영하고 있다. 넥슨의 FC온라인, 카트라이더, 서든어택을 비롯해 다양한 종목의 국내 e스포츠 리그를 개최한 경험이 넥슨의 채 본부장 영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스포츠 콤플렉스까지 생기면 한국 게임의 글로벌 위상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주요 게임들이 해외에서 잇따라 성공을 거두며 해외 매출 비중은 확대되는 중이다. 넥슨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 1조 4201억 원 중 해외 매출 비중이 62%를 차지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52%)보다 10%포인트 증가했다. 신작 ‘아크레이더스’가 해외에서 흥행하며 북미·유럽 매출이 전년 대비 310% 오른 결과다. ‘배틀그라운드’를 보유한 크래프톤은 1분기 매출(1조 3714억 원) 중 해외 비중이 95.9%, 신작 ‘붉은 사막’을 성공시킨 펄어비스(1분기 매출 3285억 원)는 94%에 달했다.

e스포츠 대회 개최에 따른 해외 팬 방한 효과도 기대된다. 6월 말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 MSI 대회를 개최 중인 대전시는 대회가 12일 끝날 때까지 약 8만 명의 관람객이 대전을 다녀갈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e스포츠 전용 경기장들이 생겼지만 서울 주요 입지에 대규모 경기장이 생기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라며 “국내 e스포츠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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