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도 무너졌다…엔비디아·테슬라 일제히 급락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금융시장 패닉…VIX 11% 급등
뉴욕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AFP 연합뉴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중동 지역 군사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됐다.
2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3.96포인트(0.96%) 하락한 45,577.4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0.01포인트(1.51%) 내린 6,506.48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43.08포인트(2.01%) 급락한 21,647.61로 장을 마감했다.
이란이 쿠웨이트 에너지 인프라를 추가로 타격했다는 소식은 시장 불안을 한층 키웠다.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PC)는 미나 알아마디 정유단지가 드론 공격을 받아 일부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공격을 받으며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에너지 인프라 피해 소식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 섬 봉쇄와 지상군 투입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미국 CBS는 국방부가 지상군 파병을 위한 준비를 진행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숙고 중이라고 전했다. 전날 “지상군을 보내지 않는다”고 밝힌 발언과는 다른 기류가 감지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주둔하던 해병대 병력 약 2천200~2천500명이 군함을 통해 중동으로 이동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시장에서는 실제 지상군 투입이 현실화될 경우 전쟁이 장기화되고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S&P 500 지수는 장중 한때 2% 이상 낙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지상군 투입으로 사태가 악화될 경우 최소 수주간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에너지 인프라 관련 뉴스 하나하나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금융과 에너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유틸리티와 부동산 업종은 각각 4%, 3% 이상 급락했으며, 기술·통신서비스·소비재 등 주요 업종도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대형 기술주도 매도 압력을 피하지 못했다. 엔비디아는 3% 이상 하락했고, 알파벳과 테슬라, 메타도 3% 내외로 떨어졌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ASML과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인텔 등이 일제히 하락하며 기술주 전반의 약세를 이끌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2% 넘게 급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일반적으로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조정 국면으로 평가된다. 이는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리 전망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말까지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66.6%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의 80% 수준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반면 연말까지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20%대까지 상승했다.
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1% 넘게 급등하며 26.78을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향후 시장 불확실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군사적 대응 방향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투자자들은 에너지 가격과 군사적 긴장 수준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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