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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논설실의 서가] 40여편의 소설로 풀어낸 흥미로운 경제사

소설로 풀어낸 경제사(經濟史), 소설로 읽는 경제학이다.

[논설실의 서가] 40여편의 소설로 풀어낸 흥미로운 경제사

개츠비의 위험한 경제학

신현호 지음 / 어바웃어북 펴냄

소설로 풀어낸 경제사(經濟史), 소설로 읽는 경제학이다. 금융투기의 역사로부터 시작해 17~18세기에 터진 네덜란드 ‘튤립 버블’과 영국의 ‘남해 버블’, 프랑스의 ‘미시시피 버블’을 거쳐 19세기 산업혁명과 자본주의의 발흥, 20세기 대공황과 신자유주의, 21세기 금융위기와 신기술에 얽힌 패권전쟁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펼쳐질 AI(인공지능)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 등 경제사의 변곡점들을 40편의 소설을 통해 풀어냈다.

19세기 마르크스에서 20세기 케인스, 21세기 피케티에 이르기까지 경제학자들은 인간의 욕망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시장이 과열되고 세상이 혼돈에 빠질 때마다 잠시 경제학적 사고(思考)를 멈추고 문학의 숲을 산책했다. 마르크스는 발자크의 ‘인간희극’에서 자본과 계급의 본질을 되새겼고, 케인스는 블룸즈버리그룹에서 디킨스를 읽으며 ‘절약의 역설’과 소비 진작을 위한 정부 역할에 대해 논쟁했다. 그리고 양극화와 불평등에 대한 피케티의 연구는 디지털 소외계층의 디스토피아적 삶으로 향한다.

책은 3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챕터는 제목 ‘버블 껌을 삼킨 자들의 세상’이 암시하듯 초기 자본주의 3대 금융 버블인 ‘튤립 버블’과 ‘남해 버블’, ‘미시시피 버블’을 조명한 소설들로 시작한다. 버블은 경제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튤립 구근 하나가 축구장 7개 면적과 맞먹는 돈으로 거래되는 살풍경을 연출할 정도로 터무니없었지만, 실제로 일어났다. ‘튤립 피버’(Tulip Fever)는 영국 작가 데보라 모가치(Deborah Moggach)가 1999년에 발표한 베스트셀러 장편 소설이다. 17세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뒤흔든 튤립 파동을 배경으로 세 남녀의 치명적인 사랑과 욕망을 다뤘다.

20세기를 다룬 두 번째 챕터는 ‘위험한 개츠비들의 시대’다.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를 비튼 것인데, 저자는 개츠비로 대표되는 소설 속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거대한 버블을 반복해온 인간의 탐욕을 경제학적으로 접근해 분석한다.

세 번째 챕터는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다. 세상은 여전히 뒤숭숭하다. 세계 곳곳이 지정학적 위기와 전쟁 소식으로 도배되면서 경기는 어둡고 시장은 혼탁하다. ‘트럼프식 MAGA 복음’, ‘극단주의’, ‘디지털 양극화’, ‘AI 이노베이션 혹은 인베이전’ 등에 대해 소설가 마이클 영은 ‘능력주의’(The Rise of the Meritocracy), 라이오넬 슈라이버는 ‘맨디블 가족’(The Mandibles)에서 미리 예측했다.

소설을 통해 경제학자들의 혜안을 알아가는 과정은 흥미롭다. 천고마비의 계절, 한 권의 책으로 유명 소설과 경제사의 중요 장면을 경험해보자.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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