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특별강연 … “21세기는 기체의 시대”
공기 중 분자 분리·활용하는 미래 산업 전망
202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스스무 기타가와(Susumu Kitagawa) 교수가 공기 중 기체를 분리하고 활용하는 기술이 미래 산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공기는 보이지 않는 금”이라며 이산화탄소와 수소, 산소, 질소 등 공기 중 분자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는 지난 1일 교내 대강당 김양현홀에서 열린 제12회 넥스트 인텔리전스 포럼(Next Intelligence Forum)에서 기타가와 교수가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미래를 위한 분자 공간 설계’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고 밝혔다.
기타가와 교수는 19세기가 고체, 20세기가 액체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기체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하자원 채굴에 의존하는 산업구조가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 등의 한계에 직면한 만큼 앞으로 20~50년 안에 공기 중 기체를 분리해 자원으로 활용하는 산업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심 기술로는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제시했다.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를 연결해 만든 이 소재는 내부에 미세한 구멍이 많아 특정 기체를 선택적으로 붙잡거나 저장할 수 있다. 기타가와 교수는 이 소재 1g의 내부 표면적이 축구장 하나 이상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체에 따라 구조가 유연하게 변하는 ‘소프트 다공성 결정’ 연구도 소개했다. 기존의 단단한 다공성 소재와 달리 외부 분자에 반응해 구조를 바꾸면서 이산화탄소와 메탄, 산소, 질소 등을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기나 물에 극히 적은 양으로 존재하는 물질을 회수하는 기술도 미래 산업의 과제로 꼽았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나 자연수 속 중수처럼 농도가 낮거나 성질이 비슷한 물질을 분리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물과 화학적 성질이 거의 같은 중수를 분리한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나노미터 크기 구멍의 입구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특성을 이용해 기존 제올라이트나 활성탄으로는 어려웠던 일반 물과 중수의 분리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기타가와 교수는 남들이 주목하지 않던 소재에서 연구의 실마리를 찾은 경험도 전했다. 그는 1가 구리 이온의 결정 구조를 연구하던 중 내부에 빈 공간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을 계기로 다공성 소재 연구를 발전시켰다고 회고했다.
젊은 연구자들에게는 스스로 생각하는 태도와 끈기를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이론과 소재를 빨리 이해하는 것보다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꾸준한 준비와 탐구를 당부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기타가와 교수의 연구가 이산화탄소 포집과 기체 분리·저장 기술을 통해 기후위기와 에너지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고려대는 기타가와 교수를 KU-KIST융합대학원 석좌교수로 맞이한다고 밝혔다.
이번 강연은 고려대가 세계 석학을 초청해 미래 산업과 학문의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학술 포럼의 하나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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