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일인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2026 투쟁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정부를 상대로 한 교섭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 간 인식 차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사용자성이 인정될 경우 성실하게 교섭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법 시행에 따른 현장 혼란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 법의 재개정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7일 “정부는 모범 사용자로서 공공부문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지원한다는 국정기조 아래 관계부처와 협업해 노동계 요구를 수렴하고 소통·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경우 성실히 교섭에 임할 것”이라며 교섭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다만 노동부는 법령이나 예산에 따라 정해진 근로조건을 집행하는 경우에는 정부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기존 해석을 유지했다. 반대로 실질적·구체적인 지배·결정 권한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일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에 자문을 의뢰하는 데 대해 “교섭 회피가 아니라 합리적 제도 틀 내에서 대화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도 “개정법 취지를 현장에 구현해 공공부문 중심의 선도적 노사관계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 시행에 따른 파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노총이 ‘대통령 나와라’ 외치는데 안 나가면 노란봉투법 위반이 될 수도 있다”며 “이 대통령이 노사 협상 테이블에 나가게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 시행 이틀 만에 450개가 넘는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교섭 요구를 쏟아냈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감도 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1년 내내 노사 협상만 하다 시간을 보낼 판”이라며 현장 혼란을 우려했다.
장 대표는 “노란봉투법 때문에 생산라인 하나 옮기는 것도 노조 허락을 받아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기업들이 AI와 로봇으로 노동자 대체를 가속화하면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해 법 재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직후 공공부문과 민간에서 교섭 요구가 급증하면서 노사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조건부 교섭’ 입장을 밝힌 가운데, 여당이 재개정 카드를 꺼내 들면서 향후 제도 운영과 입법을 둘러싼 공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 월요신문=박윤미 기자
관련기사
국힘, 노란봉투법 1년 유예 제안…“코스피 5000 최대 리스크”
"주 4.5일제 현실로?" 2026년 달라지는 HR 제도
민주당 “국힘, '노란봉투법' 두고 공포마케팅 중단해야"
민노총 "임금체불 주범은 다단계 하청…원청 책임 강화해야"
박윤미 기자
다른기사 보기
#노란봉투법
#노조
#노동부
#김영훈장관
#국민의힘
#장동혁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