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2030년까지 OECD 수준 목표”
‘주52시간 도입에 시간 단축 이미 진행
획일적 상한 규제 땐 생산성 저하 연계
中企 맞춤 근로시간 유연화 ‘당면과제’
스타트업 등 ‘특별연장근로 허용’ 제안
정부가 2030년까지 연간 실노동시간을 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노동시간 단축 논의 역시 획일적 단축을 넘어 산업 현장의 현실과 생산성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2030년까지 연간 실노동시간을 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추진 중인 가운데, 노동시간 단축 논의도 단순 규제를 넘어 산업 현장의 구조적 현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장시간 노동 감소 효과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앞으로는 획일적 규제보다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와 생산성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5일 고용노동부 발주로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수행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마련을 위한 노동시간 제도개선’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은 현재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0년 1739시간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2030년 OECD 평균 수준(1700시간대) 달성’ 목표와 유사한 수준이다.
전일제 구조가 노동단축 걸림돌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이 2017년 1996시간에서 2024년 1859시간으로 137시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OECD 회원국 가운데 상위권 수준이며, 독일(1294시간), 네덜란드(1367시간), 프랑스(1390시간) 등 유럽 주요 국가들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한국 노동시간이 긴 주요 원인으로 ‘획일적인 근로시간 구조’를 꼽았다. 우리나라는 주 40시간 근로자 비중이 53.1%로 절반을 넘는 반면 독일은 30.9%, 프랑스는 12.5%, 영국은 15.9% 수준에 그친다. 사실상 주5일, 하루 8시간 중심의 전일제 구조가 노동시간 단축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그동안의 노동시간 감소 역시 대부분 주52시간제 도입 등에 따른 장시간 근로 비중 축소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해 장시간 근로 비중이 이미 상당 부분 줄어든 만큼 앞으로는 단순한 상한 규제만으로 노동시간 단축 효과를 이어가기 어려워졌으므로, 근로시간 선택 범위를 확대하고 다양한 형태의 근로시간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다만 노동시간 단축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보고서는 “일률적인 노동시간 상한 규제는 기업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생산성 향상과 병행되는 노동시간 단축 방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획일적 노동시간 규제에 대한 우려는 중소기업계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문제다. 대기업과 동일한 속도의 노동시간 단축에는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올해 2월 ‘2026년 제1차 KOSI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 임금근로자의 53시간 이상 장시간 근로 비중은 5.7%로 300인 이상 대기업(4.7%)보다 높았다.
中企 AI 전환 지원 확대 시급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해당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OECD 국가 중 노동시간은 긴 반면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낮은 노동집약형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며 “근로시간 단축 논의 역시 생산성 혁신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용근로자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중소기업 현장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매우 어려운 과제”라며 유연한 근로시간 운영과 일하는 방식 혁신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 실장은 정책 과제로 △AI 및 스타트업 연구개발 분야 특별연장근로 허용 △선택적 근로시간제 활용기간 확대 △중소기업 AI 전환 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현장에서는 노동시간 단축 논의 이전에 중소기업이 처한 산업 구조 자체를 먼저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소 제조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처럼 사람을 여유 있게 운영하거나 교대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납기가 몰리면 특정 시기에 집중 생산을 할 수밖에 없고 공정을 중간에 멈추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기업은 인력 자체도 부족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왜 근로시간 유연화가 어려운지 큰 문제부터 들여다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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