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일 "시행령 고치든지 원칙 지켜야"…당국에 제도 정비 촉구
증권사 매도담보대출 고금리도 질타…"현대판 봉이 김선달"
금감원 직원 주식투자 위반 147명 중 정식 징계 4명 그쳐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22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캡처)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 한도 초과 문제와 금융당국의 반복적인 규제 유예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경쟁체제 도입으로 거래시간이 늘어나고 수수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었지만, 법령상 거래량 한도를 상시적으로 초과하는 상황에서 규제를 계속 유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증권사들의 매도대금담보대출 고금리와 금융감독원 임직원의 주식투자 규정 위반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 문제도 제기됐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국정감사에서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 한도 초과 문제를 지적하며 금융당국에 제도 정비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한국거래소 독점체제에 경쟁을 도입하기 위해 넥스트레이드를 출범시켰다"며 "수수료가 낮아지고 거래시간이 길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거래량이 늘어나니까 시행령상 한도를 계속 넘기게 된다"며 "규정을 개정하는 대신 비조치의견으로 종목별 한도를 계속 유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넥스트레이드는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TS)로, 기존 한국거래소와 경쟁하는 주식 거래 플랫폼이다. 다만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거래량이 전체 시장의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받는다. 금융당국은 일부 종목에서 거래량 한도 초과가 발생하자 비조치의견서를 통해 제재를 미뤄왔다.
이 의원은 "이게 일시적인 부분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계속 초과되고 있었다"며 "이 상황이면 시행령을 고치든지 원칙을 고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넥스트레이드 사례를 토큰증권(STO) 시장의 진입 규제 문제와 연결해 지적했다. 금융위원회가 조각투자 유통을 위해 별도의 장외거래중개업 인가체계를 만들고 사업자 수를 제한하는 한편, 증권 종류별로 인가를 구분하고 있어 새로운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기존 가상자산거래소가 증권업 요건을 갖추고 토큰증권 거래에 참여할 경로는 사실상 불확실하다"며 "토큰증권도 결국 증권 아니겠느냐. 시장을 이렇게까지 세분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동일한 기능과 위험에는 일관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며 "전체 자본시장의 경쟁과 효율성을 설계하는 종합적인 시장구조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취지에 공감한다"며 "혁신기업이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스몰 라이선스를 도입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과 투자자 보호 추이를 봐서 인가 단위를 통합한다든지 겸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같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매도대금담보대출 고금리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주요 증권사 10곳의 매도대금담보대출 이자수익이 지난해 658억원에서 올해 약 1197억원으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매도대금담보대출은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한 뒤 실제 대금을 받기 전까지 매도 예정 금액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매매일로부터 2영업일 뒤 대금을 결제하는 'T+2'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그사이 하루이틀 돈이 필요한 투자자들이 사용한다.
결제대금이 확실히 들어오는 무위험 대출 구조임에도 증권사들이 일반 신용대출 못지않은 고금리 이자 장사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 의원은 "금융위 실태점검 이전 NH투자증권의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가 10%였고 다른 증권사들도 9% 정도 됐다"며 "지금도 7~8% 정도로 여전히 시중금리에 비하면 엄청나게 높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 돈을 가지고 증권사에서 이자 장사하는 것은 현대판 봉이 김선달 아니냐"며 미국처럼 주식 결제주기를 'T+1'로 단축할 것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T+1로 바꾸는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 문제도 있고 아시아권이 같이 가야 하는 문제도 있다"며 "말씀하신 취지를 이해하고 있으니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금융감독원 임직원의 주식투자 규정 위반에 대한 징계가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금감원 임직원 가운데 주식투자 관련 규정을 위반해 적발된 인원이 147명에 달하지만, 정식 징계를 받은 인원은 4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약 97%는 주의나 경고에 그쳤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는 동안 최근 5년 새 금감원 임직원들의 주식 보유액은 50% 넘게 늘어 300억원을 돌파했다"며 "걸려도 주의나 경고를 받으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신호가 작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일반 금융회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이해충돌 방지와 자기매매 관리가 필요하다"며 징계 수위 강화와 내부통제 시스템 재정비를 요구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며 "현재 기준이 완화된 기준인지에 대해서도 먼저 점검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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