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그린본드·GPU 인프라로 유럽 공략…AI 투자 기반 확대
플랫폼 넘어 '서비스 운영' 전환…풀스택 전략 경쟁력 시험대
네이버 본사 전경. [출처=네이버]
인공지능(AI)이 서비스 운영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AI 사업 본격화에 나서고 있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AI 사업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달러·유로 듀얼 커런시 그린본드를 통해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유로화 7년물 발행은 국내 민간기업 최초 사례로, 유럽 자본시장 내 투자자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조달 자금은 친환경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효율 개선 등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 투자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향후 유로화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출처=네이버]
글로벌 협력도 병행하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이달 초 방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동을 갖고 네이버랩스 유럽 등 현지 사업을 기반으로 AI·클라우드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내 기술 협력과 사업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행보는 유럽 AI 시장의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유럽은 데이터 보호와 규제를 중심으로 한 '소버린 AI' 전략을 강화하면서, 현지 인프라와 파트너십을 갖춘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단순 기술 도입을 넘어 데이터 통제와 서비스 운영 역량까지 요구되는 구조다.
네이버는 이러한 시장 환경에 대응해 AI 기술과 서비스, 인프라를 통합한 풀스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최수연 대표는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검색·커머스·클라우드 등 전 사업 영역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는 개별 기능 중심 AI를 넘어 서비스 운영 전반을 통합하는 구조로, 데이터 통제와 서비스 일체화를 요구하는 유럽 시장 환경을 고려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이러한 전략을 기반으로 사업 모델 전환도 병행하고 있다. AI를 통해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광고와 커머스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는 한편, 엔비디아와 협력해 GPU 인프라를 확충하고 공공·민간을 대상으로 산업별 AI 솔루션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기술 공급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 운영까지 통합하는 구조로, 인프라와 서비스 역량을 동시에 요구하는 유럽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 단계로 해석된다.
네이버와 사우디 주택부·투자부가 국가 디지털전환(DX)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글로벌 확장도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네이버는 모로코를 거점으로 유럽향 GPU 데이터센터 구축에 참여하는 등 현지 인프라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연산 자원과 서비스 운영 기반을 동시에 마련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각국이 자국 중심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면서 데이터 주권을 기반으로 한 지역별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 역시 공공 AX 확대와 AI 인프라 지원 정책을 추진하며 기업들의 글로벌 확장 전략과 맞물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독자적인 시장 질서를 구축하며, 글로벌 기업 간 협력과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인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번 행보를 단순 해외 진출이 아닌 글로벌 사업 구조 전환의 신호로 보고 있다. 플랫폼 중심 기업에서 AI 인프라와 서비스 운영을 결합한 사업자로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기술보다 규제 대응과 현지 파트너십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시장으로, 협력 논의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네이버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을 아우르는 구조를 갖춘 만큼 이를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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