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가들의 해외 부동산 매수 열풍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1~4월 내국인의 해외 부동산 취득 목적의 송금액은 2억 1030만 달러(한화 약 319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5년 전체 송금액 5억 9050만 달러의 약 35%에 육박하는 수치로 올해 연말에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억 1200만 달러(한화 약 1700억 원)로 가장 많았고, 일본 3600만 달러(한화 약 546억 원), 기타 국가 3130만 달러(한화 약 475억 원), 아랍에미리트 1390만달러(한화 약 210억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작년 말 기준 1400원대에서 150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 중반까지 떨어졌고, 800원대의 엔저가 계속 이어지면서 해외 부동산 직접투자와 환율 관련 금융상품 문의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낮아진 환율과 국내 부동산 규제, 자산 배분 다변화 등의 이유로 미국, 일본, 싱가포르, 두바이 등 해외 부동산 취득을 고려하는 투자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실물 투자인 부동산과 환율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다주택자 규제 및 보유세 증가 등에 따라 세금 이슈로 더 이상 국내 주택에 투자를 할 수 없는 수요층이 자연스럽게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
해외 부동산 취득 시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세법상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기에 국내 규제지역에서 주택 양도시 다주택으로 인한 양도세 중과에서 자유롭다.
국내 주택 시장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보유세 등 관련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실거주 목적의 시장으로 변화되는 데 더해 환율 하락과 맞물리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가 새 투자 대안으로 주목할만한 시점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심에 더해 초고액자산가일수록 해외 거주, 유학 경험이나 해외 부동산을 임대하거나 매매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고 자녀들의 유학과 이민, 향후 자산 승계까지 고려해 해외 부동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자산가들도 증가하고 있다. 자녀 유학이나 해외 이주를 앞두고 현지의 높은 임대료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 실사용 목적의 주택 매수 검토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등 미국의 주요 대도시나 도쿄, 오사카 등 일본의 핵심 지역은 주택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주택 렌트비가 급등한 상태로 임대로 거주하는 것보다 금융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직접 매수하는 것이 부동산 가치 상승과 렌트비 상승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것도 투자 관점에서 고려되고 있다.
전세 제도가 주를 이뤄 월세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주택시장과는 달리 해외 주요 도시의 주택 시장은 높은 임대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부동산과는 다른 수익형 부동산으로서의 투자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안전한 해외 부동산 자산 취득 및 관리를 위한 리스크 관리 방안도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가 지닌 수익률과 세금 측면에서의 장점에도 국가 간 거래가 지닌 특수성으로 인해 철저한 제도적, 세무적 검토가 수반되어야 한다.
해외 부동산 취득 목적의 외화 송금 시 외국환거래법 등 법령에 따른 신고 프로세스를 이행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 부과와 금융 거래 제한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취득, 보유, 양도 단계별로 현지 세법과 국내 과세 당국의 해외자산 신고 의무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며, 투자용으로 매수 시 부동산의 원격 관리의 어려움도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에는 국내외 부동산 자문사, 회계세무법인, 법무법인 등 전문적인 해외 부동산 투자 및 자산관리 시스템이 과거보다 잘 구축돼 있어, 투자 전 정밀 자산 평가부터 투자 이후 임대차, 세무 등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투자 전 국내외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임대, 자산관리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해외 부동산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배경에는 단순한 시세 차익 추구를 넘어서 국내 부동산 규제와 환율 변동성 대응, 유학·이주 목적의 실거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노릴 수 있는 부동산 투자와 낮아진 환율로 인한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해외부동산 투자가 국내 부동산 투자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성용 NH농협은행 WM사업부 부동산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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