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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낙후된 호남 운명 바뀌는 순간"…지역민들 뜨거운 환영

"이제는 우리 손주도 서울 안 가도 되는 것 아닙니까."

"낙후된 호남 운명 바뀌는 순간"…지역민들 뜨거운 환영

29일 시민들이 유스퀘어 버스 터미널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지켜보고 있다. / 유지인 인턴기자

"이제는 우리 손주도 서울 안 가도 되는 것 아닙니까."

29일 오후 광주 광산구 첨단3지구. 정부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제2 국가 반도체 기지로 육성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자 부동산 중개업소와 카페, 상가 곳곳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드디어 호남에도 반도체 시대가 열린다"는 기대와 함께 "이번만큼은 반드시 현실이 돼야 한다"는 바람도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정부가 광주·전남에 대규모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지역 사회는 들뜬 분위기다. 반도체 기업과 협력업체가 들어서면 청년 일자리 확대와 기업 유치, 상권 활성화, 인구 유입 등 지역 경제 전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첨단3지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정부 발표 직후부터 투자 문의 전화가 이어졌고 상담을 받으려는 방문객들의 발길도 평소보다 잦아졌다.

첨단3지구 분양을 전문으로 하는 공인중개사 김나연(40)씨는 "정부 발표가 가시화되면서 2주 전부터 매물 문의가 평소보다 확실히 늘었다"며 "실제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면 지역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인근 카페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손님들은 커피를 마시며 "첨단지구가 진짜 반도체 도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광산구 첨단지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현자(54)씨는 "기업이 들어오면 수백, 수천 명의 근로자가 유입되는 만큼 지역 상권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서 시민들이 가장 크게 기대하는 변화는 청년들의 지역 정착이다. 반도체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함께 들어서면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재 양성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떠났던 청년들이 지역에서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광산구에 거주하는 윤한일(67)씨는 "광주가 더 큰 도시로 성장하려면 그에 걸맞은 첨단산업과 대기업이 함께 들어와야 한다"며 "반도체 클러스터를 계기로 교통과 생활 인프라까지 함께 발전해 호남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 유·스퀘어 버스터미널에서도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서울행 버스를 기다리던 김 모씨는 "정부가 나서서 호남에 적극 투자하게끔 했기 때문에 기업도 새로운 입지로 호남을 택한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호남이 새롭게 부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이 모씨도 "이제는 젊은 사람들이 취업 때문에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며 "광주에서 공부하고 취업하고 결혼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환영했다.

기대감이 큰 만큼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평동산단의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타 지역에서는 부럽다는 반응이고 동향을 묻는 전화도 자주 오지만, 정작 현장은 아직 체감하기 전이라 기대감이 먼저 앞서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광주 제조업은 삼성가전과 자동차라는 두 축이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까지 들어오면 지역 산업의 핵심축이 세 개로 늘어나는 셈"이라면서도 "반도체 산업은 기존 제조업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전문 인력 확보와 협력업체 육성, 충분한 전력과 용수 공급, 교통망 확충 등 산업 생태계가 함께 구축되지 않으면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 기업들이 새로운 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기업 공장 하나가 아니라 관련 기업들이 함께 모여드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공개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메모리 반도체 팹 후보지로 언급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서남권’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광주·전남 투자를 시사했다. 정부는 삼성과 SK의 투자 계획에 따라 전남광주권에 총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강원 수습기자 sgw@namdonews.com

/차유민 수습기자 cmy22@namdonews.com

/유지인 인턴기자 youing@namdonews.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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