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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희철칼럼] 민주진보진영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와 책임감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시민들은 인공지능(AI) 시대 미래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누가 제시하는지에 관심이 더 많다. 누가 더 빨리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뛰어들었고 누가 먼저 출발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김희철칼럼] 민주진보진영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와 책임감

/ 베이비타임즈 김희철 전문기자

베이비타임즈 김희철 전문기자

‘교육’과 ‘책임’ 뒷전 밀어놓고 ‘권력잡기’에만 매몰돼 있는 것 아닌가

6·3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민주진보진영의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4월 12일 시민참여단 모집을 마감하고, 17~18일에 걸쳐서 시민참여단의 투표로 민주진보진영의 최종 후보가 결정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번 민주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과정을 지켜보면서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들의 ‘미래 서울교육’을 향한 정책과 교육 행정의 목적인 학생들을 향한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해 심히 우려된다.

서울의 미래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들이 교육감 선거의 본질인 ‘교육’과 ‘책임’을 뒷전으로 밀어놓고 ‘권력잡기’에만 매몰돼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학생의 생명과 마음 건강, 교사의 책임 구조, 학부모와 교사 간 신뢰 회복 등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정작 논의되어야 할 본질은 아예 뒤로 밀려난 모양새다. 단일화는 룰과 계산, 유불리의 문제로 축소되고 있다. 교육을 말하면서 교육을 잊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시민들은 인공지능(AI) 시대 미래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누가 제시하는지에 관심이 더 많다.

누가 더 빨리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뛰어들었고 누가 먼저 출발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큰 책임감으로 선거에 나섰으며 어떤 미래 교육정책을 내세우는지 지켜보고 있다.

시민들은 후보들이 언제 서울시교육감 선거전에 뛰어들었는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민주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구도에 언제 합류했는지는 더더욱 관심 밖이다.

이런 점에서 현직 서울시교육감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정근식 예비후보의 단일화 합류 시기를 놓고 벌이는 논쟁은 초등학생들이 보기에도 우스꽝스러운 행태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감 재선 출마 선언과 함께 서울교육 100년의 꿈을 제시했다.

정 예비후보의 민주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경선 등록에 이은 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 등록, 공식 출마 선언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최소한의 정치적 존중조차 사라진 채 인신공격과 비난이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정치는 경쟁이지만 동시에 규칙을 함께 만드는 과정이다. 누군가가 그 규칙을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내려놓았다면, 그에 대한 평가는 있어야 한다.

지금 민주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이기기 위한 경쟁’은 넘치지만 ‘함께 가기 위한 태도’는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정 예비후보는 민주진보 진영 단일화 논의에 가장 늦게 합류했다. 그러나 그 ‘늦음’은 계산이 아니라 판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직 교육감으로서 책무를 먼저 완수해야 한다는 원칙, 정치보다 행정을 앞세운 선택이었고, 이는 소극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적극적인 책임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책임은 일정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4월 1일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이전을 마무리한 뒤, 이튿날인 2일에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행정의 한 단락을 끝낸 후에야 정치의 출발선에 선 것이다. 이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다. 준비된 출마가 아니라, 마무리된 책임 위에 선 출마로 평가할 수 있다.

불과 일주일 뒤 이어진 출마 선언 기자회견 역시 마찬가지다. 짧은 준비 기간은 오히려 선택의 무게를 더 또렷하게 드러냈다. “교육감으로서 책무를 다한 뒤 참여하려 했다”는 그의 말은 형식적 수사가 아니라 지난 시간에 대한 압축된 설명으로 받아들여졌다.

정 예비후보의 교육감 재임 1년 6개월 동안 160여 개 학교 방문, 80여 차례 간담회. 이 숫자는 단순한 경력 나열이 아니다. “지금의 나는 1년 반 전과 다르다”는 그의 고백은 현장을 통해 변화한 교육감이라는 자기 인식에 가깝다.

그의 출마는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이미 축적된 시간의 결과로 다가왔다. 이 흐름은 정 예비후보의 단일화 룰 수용으로 이어진다.

그는 과반 득표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로 가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이는 분명 자신에게 불리한 선택이다. 결선투표는 변수의 확대이고, 연대의 재편이며, 선두 주자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구조다.

그럼에도 그는 결선투표가 들어간 단일화 룰을 수용했다. 왜였을까.

그의 결선투표 수용은 결과를 유리하게 만드는 선택이 아니라, 과정을 정당하게 만드는 결정으로 보인다.

신청사 이전(4월 1일), 예비후보 등록(4월 2일), 시민참여단 모집 마감(4월 12일). 이 압축된 일정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다. 행정을 먼저 끝내고, 정치의 시간은 최소화한 채 곧바로 시민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의지다. 길게 준비된 다른 후보들과 달리 짧지만 책임 있는 결단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는 신청사 이전을 마무리한 뒤 출마했고, 늦게 참여했으나 그 이유는 책임이었으며, 불리함을 알면서도 경선룰을 수용했다. 이 세 가지는 해석이 아니라 기록이다.

선거는 결국 기억의 싸움이다. 누가 더 많은 것을 얻었는지가 아니라, 누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남는다.

민주진보진영의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경선은 이미 하나의 기준은 세워졌다. 누가 더 유리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책임 있게 행동했는가다

이 질문 앞에서, 유권자들은 결코 가볍게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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