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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현훈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우리 사회문화에 불신이 문제…신뢰...

-비전 선포식에서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스마트복지도 언급했다. "요즘 은둔형 또는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많고, 간혹 대인 관계를 기피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분들에겐 AI가 안부 확인이나 상담을 해줄 수 있다. 외국의...

김현훈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우리 사회문화에 불신이 문제…신뢰...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힘들게 일하는 사회복지인들 쉼터 필요해

노인주택·요양원·장애인 시설 함께 둔 일본 공생마을…이상적 모델

[백세시대 = 오현주 기자] “사회복지 종사자들에 대한 불신을 신뢰로 바꾸겠다.”

3월 13일, 김현훈(62)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백세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사회복지 현장에 가보면 (사회복지종사자들이) 케어도, 일도 정말 열심히 하는데 일을 끝내놓고 남은 시간을 기록 작성에 보낸다”며 “무려 70~80가지 종류의 기록이란 게 알고 보면 사회복지 종사자들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사회복지 시설에서 증거 자료를 만들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해야 되나, 그런 일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케어 쪽으로 돌리는 게 낫지 않는가”라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규제개혁이 이루어진다면 ‘사람을 돌보는 일’에 더욱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회복지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것에 비해 국민이 느끼는 체감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30년 현장에서 다져진 복지 전문가로 알려진 김현훈 회장은 일본 사회사업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사회복지법인 행복창조 이사장,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장, 일본 슈치인대 객원교수로 있다.

국가치매관리위원회 위원,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장,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6년 1월에 제35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에 취임했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 이현숙 백세시대 발행인이 배석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어떤 단체인가.

“노인·장애인·여성 등 직능별 협회와 사회 각 분야 대표 단체, 개인들이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단체들이 하나가 돼 사회복지를 더 풍성하게 발전시켜 나가게 하고, 지역의 시설이나 단체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서포트 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17개 시·도 사회복지협의회 및 170여 개 시·군·구 사회복지협의회와의 연계 협력으로 민간사회복지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업 및 개인으로부터 식품과 생활용품을 기부받아 결식아동, 독거 어르신 등 복지 소외계층 및 복지 시설에 지원해주는 ‘푸드뱅크’를 비롯해 사회복지종사자 교육, 기업의 사회공헌 안내, 자원봉사자에 대한 기록 관리, 사회복지정책 연구 및 제안 등의 일을 한다.

-‘사회복지’란 무엇인가.

“인간이 아프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처했을 때 사회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지지해주는 모든 역할과 제도를 말한다.”

-최근‘비전 선포식’을 개최한 취지는.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양적 성장을 해오면서 제도적인 것은 어느 정도 정착이 됐고, 또 안전 단계에 들어섰지만 우리 사회에 전반적인 불신 문화가 깔려 있는 탓에 복지정책도 불신을 전제로 한 정책이 만들어지고 있다.”

-‘불신을 전제로 한 정책’이란 무슨 말인가.

“예를 들면 복지 예산이 제대로 잘 쓰이나, 그걸 확인하기 위해 관리하고 감시하고, 자꾸 지침을 만들어 까다로운 법이 새로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정부, 협의회, 국민이 각각의 역할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파트너십이 돼 공동의 문제를 같이 해결해 갔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신뢰가 좀 필요하다. 사회복지계 대통합을 통해 새로운 복지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에서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김 회장은 또 “우리 복지가 복지계의 선배님들의 헌신적인 희생과 노력으로 성장했지만 그분들에 대한 예우가 부족했다”며 “공식적인 행사에서 그분들에게 공로패를 드리는 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전 선포식에서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스마트복지도 언급했다.

“요즘 은둔형 또는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많고, 간혹 대인 관계를 기피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분들에겐 AI가 안부 확인이나 상담을 해줄 수 있다. 외국의 사회복지종사자들은 마이크를 통해 어르신 케어 과정을 녹음해 기록을 출력한다. 그렇게 하면 기록 시간이 줄어들고, 그만큼 어르신들을 케어할 수 있다.”

-‘재가 임종’을 어떻게 보나.

“바람직한 방향이나 그건 결국 가족의 희생을 요구하는 건데 과연 현실에서 그걸 감당할 수 있는 대가족이 얼마나 될까. 자기 집에서처럼 자연스럽게 마지막 순간을 보내는 방법 중 하나가 ‘요양원의 가정화’이다. 저희 어머니도 요양원에서 생활하시다가 가족 곁에서 임종하셨다.”

-복지 현장에서 느낀 보람이라면.

“고령사회가 되면서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서비스를 해주는 노인지원센터라는 곳이 있었는데 장기요양사업이 만들어지면서 국가가 이 시설을 없애려고 했다. 그걸 지켜내려고 노력을 많이 한 결과 살아남을 수 있었고, 그것이 근간이 돼 오늘날 노인맞춤돌봄사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김현훈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왼쪽)이 이현숙 백세시대 발행인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사회복지에 뜻을 둔 계기는.

“젊은 시절 한 아동시설에서 아이들 공부도 봐주고 같이 놀아주는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끝날 무렵 한 아이가 내 옷자락을 붙들고 ‘가지 말고 더 놀아 달라’고 했다. 아이의 외로운 눈빛을 보는 순간 ‘내가 이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고민하다 복지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본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다.

“경제적으로 학업을 이어갈 여건이 안 됐다. 마침 일본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공부할 수 있다는 해외개발공사 광고를 접하고, 라면 한 박스와 일한사전 하나 들고 바다를 건넜다. 이미 노인 문제가 사회 전체의 이슈가 된 일본을 보면서 복지가 특정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이자 미래 세대의 문제임을 깨달았다.”

-일본의 사회복지에서 배울 점이라면.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돌봄 시스템이다. 일본에선 동네 어르신이 치매에 걸리면 주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고 풀어가려는 공동체 문화가 형성돼 있다. 그것만으로는 어려워 한 단계 더 나아가 어린이집, 장애인 시설, 노인주택, 요양원이 함께 있는 공생마을을 많이 만들고 있다.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김현훈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힘들게 일하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쉴 만한 공간이 없다”며 “교육도 하고, 재충전도 하는, 100만 사회복지인의 염원 중 하나인 사회복지연수원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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