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준 단국대 석좌교수
김학준 단국대 석좌교수
최근 대학 또는 대학교육과 관련해 두 개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첫째, “베트남에서 한국에 오지 않아도 경북대학교 학위를 받을 수 있다”라는 기사이고, 둘째, “LG그룹이 국내 기업 최초로 교육부 인가를 받은 석·박사학위과정인 LG인공지능(AI)대학원 개원식을 열었다”라는 기사이다. 이 두 기사는 2026년 3월 5일자 국내 신문에 보도됐다.
경북대의 베트남 프랜차이즈 대학
우선 “경북대가 베트남에 프랜차이즈 대학을 세운다”라는 기사부터 살피기로 한다. 『조선일보』와 『한국경제』에 따르면, 교육부는 경북대와 베트남 에프피티(FPT)대학교가 프랜차이즈 운영 합의각서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대학’은 해외 대학이나 기업이 한국 대학의 교육과정을 수입해 대학을 설립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FPT대학교는 베트남 최대 IT기업인 FPT가 운영하는 대학으로, 앞으로 경북대의 교육과정을 수입해 「KNU(국립경북대) 베트남」을 설립하게 된다. 경북대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본사처럼 교수 등을 베트남에 파견하고, 학생 선발과 학위 수여도 지원·관리하며, 매학기 FPT로부터 교육과정 수출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다. 「경북대 베트남」은 FPT가 소유한 건물을 캠퍼스로 삼아 올해 하반기부터 학생을 모집하기 시작할 계획이다.
재학생은 한국에 오지 않고도 하노이에서 경북대와 동일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졸업 때 경북대 학위를 받게 된다. 이를 통해 베트남은 우수 인재를 자국에서 양성하고, 한국은 대학교육 시스템을 국제적으로 확장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경북대는 FPT대와의 협력을 통해 우수인재 양성뿐만 아니라 베트남과의 산학협력 기반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립대가 해외에 ‘프랜차이 대학’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립대학교의 경우, 아주대학교가 2021년에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에 「타슈켄트아주대학교 (AUT)」를 설립하는 등 10개 곳이 이러한 형식으로 해외에 진출해 왔다.
교육부는 이번 국립대의 해외 진출을 계기로 ‘한국형 대학교육 시스템’을 해외에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진출 및 분교 설립 의지가 있는 대학을 대상으로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현지 교육의 질을 관리하는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경북대가 베트남에 프랜차이즈대학을 세우게 된 배경에는 해외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큰 흐름이 있다. 새삼 지적할 필요 없이, K제조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K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나타난 한국에 대한 선망이 한국 대학교육 시스템의 수출로 이어진 것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여러 부문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게 된다.
에티오피아에 세운 「희망학교」
경북대의 베트남 프랜차이즈대학 설립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 떠오르는 지난 날의 기사가 있었다. 그것은 『동아일보』가 「2023년 새해특집」으로 보도한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소재 「희망학교」 기사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LG전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2014년 11월 17일에 아디스아바바 서밋 지역에 「LG-KOICA Hope TVET Collge」, 약칭 「에티오피아 희망학교」를 세웠다. 전자학과 및 정보통신기술학과 등 2개 학과는 매년 도합 150명을 선발해 2년 6개월에 걸친 4학기 동안 교육한다.
이 학교는 쉽게 말해 에티오피아의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곳이다. 학비는 전액 무료이며, 입학 정원 150명 가운데 50%는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용사후손 및 취약계층에 우선권을 준다. 이 학교의 가장 큰 자랑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학교를 졸업한 322명 모두 일자리를 얻었다는 점이다. 직접 창업한 이도 83명이나 된다. 2022년 에티오피아 실업률이 21%임을 감안했을 때 고무적인 일이다. 졸업생의 임금 및 수입도 월 4000~7000 비르(약 9만 5000~16만 4000원)로 에티오피아 4년제 대학 졸업생 평균과 비슷하거나 많다. 타리쿠 메딘 희망학교 교장은 “명실상부한 에티오피아 내 기술교육 분야 명문으로 자리매김했다”라고 말했다.
한국전 당시 지상군을 파병한 유일한 아프리카 국가인 에티오피아는 세계 최빈국들 가운데 하나로, 교육은 뒷전이었다. 청년 일자리 또한 턱없이 부족했다. 현지를 취재한 강성휘 특파원은 “가난은 가난을 불렀고, 기아 문제는 점차 심각해졌다. 희망학교는 작지만 의미 있는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라고 보도하면서, “4년 전 전자제품 수리점을 연 졸업생 아브라함(24)은 매년 서너 명씩 교육했는데, 그들 가운데 여럿이 자기 가게를 차례 독립했다”라고 소개했다.
국내 최초로 교육부 인가받은 사내 AI대학원
다시 국내로 눈을 돌리자. 『한국경제』 김채연 기자에 따르면, LG그룹이 국내 기업 최초로 교육부 인가를 받은 석·박사학위과정인 「LG인공지능대학원」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 인공지능 인재 육성에 나섰다. 3월 4일에 서울 마곡 K스퀘어에서 열린 개원식에서 구광모 회장은 “기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의 미소’를 설계하는 따뜻한 도구여야 한다”라고 말하며, “이는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학원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엄격한 선발전형을 거쳐 석사과정 11명과 박사과정 6명의 1기 신입생을 뽑았다. 교육과정은 석사 1년과 박사 3년 이상으로 구성되며 학비 전액을 회사가 지원한다. 특히 박사과정은 졸업 필수요건으로 SCI급 논문 게재를 내걸 정도로 밀도 있는 연구성과를 내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이 대학원의 이홍락 원장은 “기업이 직접 학위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대한민국 AI인재육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산업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미래 AI리더를 양성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학 스스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해야
학령인구의 감소 등으로 학교의 존립이 국가적 우려 대상으로 등장한 지 오래 되었다. 대학교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지방소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어떤 지방대학들은 폐교했거나 폐교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대학 스스로 자신의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 해외 진출은 그 한 영역이 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키워드
#김학준
#김학준 칼럼
김준환 기자
다른기사 보기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