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기자회견서 정부·한전 일방 추진 비판… 충남과 공동 대응 검토, 유성구청 TF 진정성 논란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가운데)과 김동수 유성구의회 의장이 9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열린 송전선로 관련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 의장은 “충남도의회와 협의해 충청권 공동 대응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김 의장은 “유성구청이 최근 TF를 구성했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며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굿모닝경제 엄훈 기자]
충청권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충남에서 대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충남에서는 김태흠 충청남도지사가 “충남이 전력 식민지냐”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대전에서는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이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를 향해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송전선로 전면전’에 나섰다.
여기에 김동수 유성구의회 의장이 지자체 보상금 구조와 유성구청 대응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송전선로 갈등은 지역 정치권 쟁점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 조원휘 “수도권 반도체 전력 위해 충청 희생… 전력 식민지 사업”
조원휘 의장은 9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계룡~북천안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사업의 전면 재검토와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이 사업은 충남 계룡에서 천안 북부까지 약 62㎞ 구간에 초고압 송전선을 건설하는 계획으로, 대전에서는 서구와 유성구 7개 동을 통과하는 노선이 검토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제시한 준공 목표 시점은 2031년 12월이다.
조 의장은 “한전은 충청권 전력망 보강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 목적은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등 수도권 첨단 산업 전력 공급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도권이 국내 전력 소비의 37.3%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부족한 전력을 충청권이 감당하고 있다”며 “이 사업은 수도권을 위해 대전과 충청권을 희생시키는 전력 식민지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또 “송전선로가 유성 노은·학하동과 서구 관저동 등 주거 밀집 지역을 통과할 경우 전자파와 환경 훼손 등 주민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며 “국립대전현충원 상공 통과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은 국가 품격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입지 선정 절차 문제도 제기됐다.
조 의장은 “입지선정위원회 111명 가운데 대전 주민 대표는 21명에 불과해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와 법원도 절차 문제를 지적했지만 한전은 사업 추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김동수 ‘보상금·지자체 대응’ 논란… “유성구청 TF 진정성 의문”
충청권 공동 대응과 지자체 대응 태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조 의장은 충청권 연대 가능성에 대해 “충청권 광역연합 논의가 이미 시작됐고 충남도의회 의장과도 협의해 공동 대응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김태흠 충남지사가 송전선로 문제를 제기하며 충청권 공동 대응을 언급한 흐름과 맞물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한국전력공사가 운영 중인 입지선정위원회를 둘러싼 절차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김동일 보령시장은 “입지선정위원회 자체가 법적 요건을 맞추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구체적 노선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자체 보상금 문제도 논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기자회견에서는 송전선로 설치 시 지자체에 1㎞당 약 20억원의 지원금이 지급되고 일정 기간 내 사업이 진행될 경우 추가 인센티브가 제공되는 구조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동수 유성구의회 의장은 “유성구청이 최근 TF팀을 구성했지만 그동안 대응은 소극적이었다”며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대응에 나선 것에 대해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에 지급되는 인센티브 때문에 대응이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의문도 지역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전력공사는 해당 송전선로 사업이 충청권 전력망 안정화와 향후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사업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충청권 정치권의 반발이 충남에서 대전으로 확산되면서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한 지역 정치권의 공동 대응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자체 보상 구조와 지방정부 대응 태도까지 논쟁이 확대되면서 송전선로 갈등은 향후 지방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대전=엄훈 굿모닝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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