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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세진의 지피지기] 이재명이 제시한 '선택적 모병제', 과연 해법인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공약 중 하나로 '선택적 모병제'를 제시했다. 그리고 2026년 3월 27일 서해수호의 날,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전장 환경이 많이 바뀌고 있어 스마트 강군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면서 선택적 모병제 도입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김세진의 지피지기] 이재명이 제시한 '선택적 모병제', 과연 해법인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공약 중 하나로 '선택적 모병제'를 제시했다. 그리고 2026년 3월 27일 서해수호의 날,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전장 환경이 많이 바뀌고 있어 스마트 강군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면서 선택적 모병제 도입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인구절벽 시대에 병역제도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미 징병과 모병을 병행하고 있는 현실을 간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본질적인 쟁점 또한 빠져 있다. 과연 선택적 모병제는 해법인가 아니면 착시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2월 20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택적 모병제는 새로운 것인가?

선택적 모병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의 징병제를 유지하되, 병역 대상자가 단기 징집병(10개월)과 장기 자원복무병(36개월)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첫 번째 의문이 생긴다. 한국군은 이미 징병제와 모병제를 시행하고 있다. 장교, 부사관, 준사관은 지원을 통해 선발되며, 유급지원병·전문특기병·기술행정병 등 다양한 모병형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택적 모병제'라는 명칭은 기존 체제와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 걸까? 단기복무 병사의 복무기간을 10개월로 줄이고 장기복무병사의 급여를 인상하는 거라면, 이는 새로운 '제도'가 아니라 기존 제도의 조건을 변경하는 것에 가깝다. 즉, 마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기존의 연장선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찬성 : "이제 징병만으로는 안 된다"

찬성론의 핵심근거는 인구 감소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2038년 상비병력은 39만6천 명으로 40만명 선이 무너지게 된다고 밝혔다.(2023.7.) 또한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40년에는 입대 대상인 만 20세 남성이 14만 명 수준에 불과할 전망이다. 징병만으로는 필요한 병력을 채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에 더해 드론·AI·무인체계 중심의 전장변화를 고려하면, 숙련된 전문인력이 대규모 징집병보다 효율적이라는 논리에도 힘을 싣고 있다.

■ 반대 : "한반도는 유럽이 아니다"

반대론은 비용과 안보 현실을 강조한다. 장기 자원복무병에게 월 300만 원 안팎을 보장하면 인건비만 연간 4조원 이상을 증액해야 한다. 국방예산 전체를 전폭적으로 늘리지 않는다면 전력 투자 비용이 잠식되게 된다. 게다가 10개월만에 단기병의 전투 숙련도를 높이기 힘들다는 점, 장기병 모집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전력공백이 발생한다는 점도 찬성 측이 답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다. 대만이 모병제를 시행한 뒤 병력 충원율이 81%에 그쳤던 사례가 이런 문제를 이미 경고하고 있다. 더 주목할 지역은 유럽이다. 냉전이 종식된 뒤 프랑스(2001년), 독일(2011년) 등이 모병제로 전환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흐름이 뒤바뀌었다. 스웨덴은 2018년 징병제를 부활시켰고, 독일은 2027년부터 남성 전원에게 병역판정검사를 의무화하며 필요시 강제 징집을 가능하게 했다. 대만도 의무복무 기간을 4개월에서 1년으로 되돌렸다. 요약하자면, 안보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모병제를 선택했던 국가들이 그 한계를 절감하며 징병제로 되돌리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국가들보다 안보위협의 수위가 훨씬 높다.

■ 빠져 있는 논의들

인구절벽을 근거로 삼으면서 정작 빠져있는 논의도 있다. 병력 문제의 해법은 무엇일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보다는 기존 구조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먼저 병 복무기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복무기간을 줄이는 논의만 존재하고 늘리는 논의는 금기시되어 왔다. 모두가 알면서 모두가 침묵하고 있는 비현실적인 현실이다. 또한 군 조직의 안정성을 회복해야 한다. 지휘체계 불안정과 인사에 대한 불신, 경직된 문화, 열악한 처우와 복무여건 등으로 인해 숙련된 간부들의 대규모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군 복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금처럼 병역의무의 대상을 남성에만 한정한 채로 병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건 불완전한 대안이다. 이스라엘은 건국 이래 여성 징병을 시행하고 있고, 노르웨이(2015년)와 스웨덴(2018년)은 남녀 모두를 징병대상으로 확대했다. 양성평등과 안보 강화를 동시에 달성한 것이다. 한국에서 여성징병을 도입하는 게 비현실적이라 할지라도 단계적인 확대 방안은 반드시 논의의 테이블로 올라가야 한다. 예를 들어 비전투 분야의 여성 자원복무를 확대하고 자원복무자에게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 일정 기간의 국방기여 의무를 남녀 모두에게 부과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병역대상을 인구의 절반에만 한정해놓고 제도혁신을 말하는 것은 모순이다.

■ 선택적 안보를 하겠다는 것인가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연달아 쏘아올리고 적대적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위협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의 규모 축소 등의 논쟁까지 겹친 상황에서, 개념정의도 제대로 되지 않은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 인구절벽은 이미 확정된 현실이고 병역제도도 언젠가는 변화해야 한다. 그런데 유럽이 징병제로 되돌아가는 이유를 먼저 진지하게 관찰해야 한다. 꼭 다뤄야하는 문제는 회피한 채 선택적 모병제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선택적 안보‘를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있어보이는 말로 실체를 가리기 전에, 병력 구조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현실적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결국 선택적 모병제는 해법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가리려는 '정책적 착시'를 위한 도구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 국가안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는 현 정부의 선택적 모병제 제안에 대해 충분히 지피지기 하고 있는가?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 koreasejin20@gmail.com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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