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심사 관여 정황’ 통화 드러나
경쟁자들 질문 김경에 알려주기도
전달 경위·묵인 연관성 규명 숙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1억원 공천헌금’ 사건 1심 판결문에서 김병기 무소속 의원(사진)이 공천 심사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강 의원 유죄 판결을 계기로 1년 넘게 이어진 경찰의 김 의원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전날 강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강 의원에게 징역 2년6개월과 추징금 1억원, 김 전 시의원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강 의원이 2022년 1월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공천 청탁과 함께 현금 1억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실제 공천을 돕기 위해 움직였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는 같은 해 4월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이 담겼다.
이 통화에서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에게 “김병기 의원이 카카오톡 말고 텔레그램으로 ‘내일 나한테 이것 좀 물어봐줘’ 하는 거를 보내달라고 하시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한테 부동산 관련한 거랑, 다른 것도 만약에 좀 물어봐줬으면 좋겠다 싶은 거는 텔레로 정리해가지고 보내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다.
강 의원은 먼저 공천 면접을 본 다른 후보자들이 받은 질문도 김 전 시의원에게 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강선우는 경쟁 후보가 있는 상황에서 김경의 공천을 돕기 위해 여러 조언을 했다”며 이를 1억원 수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으로 판단했다.
김병기 의원은 강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와 관련해 이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수사 착수 약 1년 만인 지난달 7일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현 공소청)은 나흘 뒤 구속 필요성과 관련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반려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이 판결문에 등장한 면접 질문 전달 경위와 김 의원의 금품수수 사전 인지 여부와의 연관성 등을 어떻게 규명할지가 향후 수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중대범죄수사청 1호 수사는 김병기 사건이어야 한다”며 경찰의 수사 지연을 비판하고 구속영장 청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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