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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아이온큐 업무협약]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경북 제조기업, 글로벌 양자시장 진입 기반 마련”

경북도가 미국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 국내 양자기업 SDT와 손잡고 구미에 750억원 규모의 양자시스템 파운드리 구축을 추진한다.

‘양금희표 4대 파운드리’ 구미 양자로 확장

750억원 규모 … SDT, 2027년 제조·통합시설 추진

포항 로봇 이어 두 번째 실행사업 구체화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가운데)와 경북도·구미시·아이온큐·SDT 관계자들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칼리지파크 아이온큐 본사에서 양자 제조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미국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 국내 양자기업 SDT와 손잡고 구미에 750억원 규모의 양자시스템 파운드리 구축을 추진한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아이온큐·메릴랜드주와의 협력은 구미의 반도체·전자 제조역량을 양자부품 생산으로 확장해 지역기업이 글로벌 양자산업 가치사슬에 진입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24일 경북도에 따르면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를 단장으로 홍인기 경북도 경제혁신추진단장, 정성현 구미시 부시장, 윤지원 SDT 대표 등 20명으로 구성된 투자유치단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칼리지파크의 아이온큐 본사를 찾았다.

투자유치단은 니콜로 데 마시 아이온큐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 스콧 밀러드 최고사업책임자(CBO) 등과 양자기술 산업화와 아시아·태평양·일본 지역 공급망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경북도·구미시·아이온큐·SDT는 양자기술과 공급망 협력을 위한 4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팅 기술과 글로벌 사업망, SDT의 양자장비 제조·시스템 통합 능력, 구미의 반도체·전자부품 생산 기반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양자부품의 제조·패키징과 시스템 조립·통합·시험·시운전 등의 사업 기회를 구미로 가져온다는 구상이다.

연구실 기술을 구미 생산라인으로

= 양자컴퓨터를 제품으로 만들려면 진공·광학·제어·냉각 장비와 반도체 기판 등 다양한 부품을 조립하고 성능을 검증할 제조시설이 필요하다. 국내 양자산업이 연구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하는 동안 부품을 생산하고 시스템을 조립하는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경북도는 이 틈새를 구미의 제조 역량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는 반도체·전자·정밀가공 기업과 협력업체가 모여 있다. 비수도권 유일의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를 비롯해 방산혁신클러스터와 기회발전특구도 지정돼 있다.

아이온큐는 전자기장으로 이온을 가둔 뒤 레이저로 제어하는 이온트랩 방식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이다. 지난 7월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기업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며 반도체 제조와 첨단 패키징 역량도 강화했다.

SDT는 양자컴퓨터를 구동하는 제어·계측장비와 극저온 냉각장비를 개발하고, 양자연산장치와 그래픽처리장치를 연결하는 시스템 통합사업을 하고 있다. 국산 극저온 냉각시스템 ‘크라이오랙’을 개발했으며 캐나다 비영리 양자기술기관 오픈퀀텀디자인(OQD)의 공식 제조 파트너로도 참여하고 있다.

SDT는 아이온큐로부터 관련 기술과 제조 노하우를 단계적으로 이전받아 양자정보를 저장·전달하는 실리콘 공극(SiV) 양자메모리 모듈의 상업 생산을 준비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팅 시스템의 조립·통합·시운전과 운영에도 참여한다.

아이온큐는 최신 양자컴퓨터 ‘슈페리온 256’과 SiV 양자메모리 모듈을 SDT에 공급하기로 했다. 해당 시스템과 모듈이 국내에 도입되는 것은 처음이다. 아시아·태평양·일본 지역에서 신규 제조 수요가 발생하면 SDT의 사업 참여를 우선 협의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신규 수요가 생길 경우 사업 참여를 먼저 협의한다는 의미다. SDT가 독점 제조권이나 확정된 생산물량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SDT는 2027년까지 구미에 아이온큐의 요구 사양을 충족하는 양자 제조·시스템 통합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SiV 양자메모리의 패키징·제조와 양자컴퓨팅 시스템의 조립·통합·시운전 등을 맡는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오른쪽)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아루나 밀러 메릴랜드주 부지사와 양자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제공

수요와 생산을 한 도시에 묶는다

= 전체 사업 규모는 750억원이다. 기업의 자기자본과 민간 금융을 중심으로 지방정부 출자와 지역활성화투자펀드 등 정책금융을 결합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공공이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는 대신 초기 위험 일부를 나눠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구조다.

구체적인 경북도·구미시 출자액과 민간자본 비중, 정책금융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업성 심사와 관계기관 협의도 거쳐야 한다. 750억원은 시스템 도입과 제조기반 구축 등을 포함한 전체 사업 구상이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지난 4월 SDT 등 9개 기업·기관과 양자·인공지능 하이브리드 데이터센터 구축 협약도 체결했다. 기존 데이터센터의 인공지능 연산장치에 양자연산장치를 더해 반도체와 방산, 신소재 등 산업 현장의 연산 수요를 발굴하는 사업이다.

경북도의 구상은 데이터센터에서 양자컴퓨팅 수요를 만들고 파운드리에서 필요한 장비와 부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양자컴퓨터를 ‘쓰는 곳’과 양자부품을 ‘만드는 곳’을 같은 도시에 배치해 활용과 생산을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사업은 경북도가 추진하는 ‘미래산업 4대 파운드리’ 가운데 포항 로봇 파운드리에 이은 두 번째 실행사업이다. 포항의 로봇, 구미의 반도체·양자, 안동의 의약품 분야에서 지방정부와 기업이 생산기반을 공동으로 조성하는 방식이다.

경북도는 메릴랜드주 정부와도 양자과학·기술 및 산업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메릴랜드주는 앞으로 5년간 10억달러 이상의 민관 투자를 유치하는 ‘캐피털 오브 퀀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유치단은 메릴랜드주 칼리지파크에서 열린 ‘퀀텀 월드 콩그레스 2026’에도 참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아이온큐 등 글로벌 기업·기관 관계자들과 만나 연구개발과 제조·공급망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경북도의 다음 과제는 북미에서 확보한 협력망을 실제 투자와 생산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협약 다음 단계는 결국 ‘주문’

= 양자시스템 파운드리의 성패는 시설 규모보다 안정적인 주문 확보에 달렸다. 양자산업은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여서 생산시설을 먼저 만든 뒤 수요를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번 4자 업무협약도 제조 품목과 공급 물량, 아이온큐의 직접투자액을 확정한 계약은 아니다. 생산 범위와 물량, 기술이전 조건은 아이온큐와 SDT의 후속 협의에서 구체화해야 한다.

지역기업의 참여도 과제다. 제조시설이 SDT 한 기업의 생산거점에 머무르면 지역 산업정책으로서 파급효과는 제한적이다. 구미의 전자·반도체·광학·정밀가공 기업들이 기술 검증과 인증을 거쳐 아이온큐 등 글로벌 기업의 공급업체로 진입해야 한다.

결국 시설 규모보다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고 지역기업에 어느 정도의 물량이 돌아가느냐가 정책 성과를 가르게 된다. 아이온큐의 아시아·태평양 사업 확대가 실제 구미 발주로 이어지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로봇에 이어 양자 분야에서도 협력 기반을 마련하면서 4대 파운드리 구상을 하나씩 구체화하고 있다”며 “실행 가능한 후속 과제부터 추진해 협약을 실제 사업과 투자로 연결하고, 그 성과가 지역기업의 일감과 청년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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