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성과급 제도화 계획 있어야 대화”
-정부도 “파업은 안 된다”…경제 충격 우려 확산
-전문가들 “순이익 기준, 현금보단 주식 보상을”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삼성전자 내 4개 노조가 결성한 공동교섭단이 16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알티케이뉴스 남기두 기자
삼성전자가 파격적인 성과급 확대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사 협상이 최종 결렬되며 반도체 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회사 측이 글로벌 경쟁 환경을 고려해 상당한 수준의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 요구가 이를 넘어서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노사는 13일 새벽 중앙노동위원회 2차 사후조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전날 오전부터 17시간 넘게 이어진 협상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갈등은 결국 파업 수순으로 넘어갔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회사 측은 ‘영업이익의 12%를 반도체(DS) 부문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며 이례적인 수준의 보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성과급 체계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내부에서도 상당히 부담이 큰 제안이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주식보상제도 도입 등 글로벌 기업 수준의 보상체계 전환 가능성까지 논의됐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고정하고 상한 폐지 및 제도화를 요구하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요구가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 전망대로 영업이익이 300조 원에 이를 경우 성과급만 45조 원 규모에 달할 수 있어, 투자 여력과 재무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예고한 오는 21일 초유의 ‘반도체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파장은 심각하다.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파업에 돌입할 경우 생산 차질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0조 원 감소할 수 있으며, 고객사 피해와 주문 이탈로 경쟁국‧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4년 기준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는 1061개, 2‧3차 협력사는 693개에 달해 협력사까지 영향을 받는 구조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14일 기자들에 “성과급 상한 폐지 제도화와 투명화 계획이 있으면, 대화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미 사후조정 때 회사 측에서 (영업이익 15%) 낮춰달라고 요청을 해 13%와 OPI 주식보상제도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성과급 10년 제도화 역시 어렵다고 해 5년 수준으로라도 합의해 조합원을 설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노조의 요구는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예상치 300조 원을 기준으로 할 때 45조 원, 직원 1인당 평균 7억 원을 성과급으로 고정적으로 달라는 것과 같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00조 원, 내년에는 400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와 초기업노조에 공문을 보내 노사 간 추가 대화를 제안했다.
삼성전자 측은 “최근 중노위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사가 각각 의견을 전달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노사가 직접 대화를 이어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례적으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어떤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파업이 국민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감안한 것이다.
다만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 등 강제 개입보다는 자율적 해결을 강조하며 노사간 대화를 촉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긴급조정권을 공표하면 30일 동안 쟁의행위가 중지되고, 중앙노동위가 15일간 조정하다 타결되지 않으면 직권중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X에 “삼성전자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원칙있는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 남기두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긴급관계장관회의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사 간 대화가 이뤄지게 지원하라”고 당부했다.
16일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가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알티케이뉴스 남기두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유튜브에서 “파업까지 이르지 않도록 분초를 쪼개 양쪽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영업이익 대신 순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보상 방식을 제안했다.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 국가에 낼 법인세, 주주 배당까지 마친 상태에서 성과급 배분을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은 개인 성과를 엄격히 차등 평가해 주식과 옵션으로 보상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처럼 주식 보상을 제도화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본지에 “회사가 제시한 12% 수준도 글로벌 기준에서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성과급을 고정 비율로 제도화하는 방식은 기업 경쟁력과 투자 사이클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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