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기획] 4월 '18단계'는 서막일 뿐… 5월 유류할증료 '33단계' 지옥문 열...

(추정)'를 AI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다. /자료출처=국제항공운송협회 관광전문기자협회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최신 연료 가격 분석표를 바탕으로 AI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5월 유류할증료는 최저 30단계, 최고...

[기획] 4월 '18단계'는 서막일 뿐… 5월 유류할증료 '33단계' 지옥문 열...

- 제트유 470센트 고착화… 미주 왕복 할증료만 ‘110만 원’ 시대

- 아시아나·LCC 무더기 감편… ‘날수록 적자’에 하늘길 셧다운 위기

- 정부 ‘비축유 방출’ 긴급 검토… 제2의 코로나 사태 막기 총력전

중동전쟁으로 인해 4월 유류할증료가 3월에 비해 3배 이상 인상되었는데, 5월 유류할증료는 최고 단계인 33단계까지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비행기들. /사진=조용식 기자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사상 초유의 '33단계' 상한선 돌파를 앞두고, 항공업계가 비상경영에 따른 '무더기 감편'에 돌입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항공유(MOPS)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갤런당 약 470센트)를 넘어서는 고공행진을 지속함에 따라, 5월 유류할증료는 최저 30단계에서 체계상 최고 등급인 33단계까지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항공운송협회의 3월 27일자(위), 3월 20일자(아래) 연료 가격 분석 보고서를 보면, 싱가포르 항공유의 기준이 되는 아세아 & 오세아니아 항공류 가격으로 '5월 유류할증료(추정)'를 AI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다.  /자료출처=국제항공운송협회

관광전문기자협회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최신 연료 가격 분석표를 바탕으로 AI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5월 유류할증료는 최저 30단계, 최고 '33단계' 상한선에 도달하는 '지옥의 시나리오'가 포착됐다.

폭주하는 제트유… 2주의 기록이 만든 ‘피할 수 없는 덫’

5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간인 3월 16일부터 현재까지 약 2주간의 기록은 파괴적이다. 3월 3주차에 배럴당 204.95달러를 기록했던 제트유 가격은 4주차 들어 209.00달러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높였다. 갤런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이미 470센트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비극은 여기서 시작된다. 설령 당장 내일부터 국제 유가가 극적으로 급락해 배럴당 150달러 선까지 떨어진다 해도, 이미 지난 2주 동안 누적된 기록적인 폭등분이 평균값을 강력하게 지탱하고 있다. 산정 기간의 절반 이상이 이미 400센트 중반대의 '초고유가 늪'에 빠진 탓에, 5월 할증료는 최저 30단계를 시작으로 시스템상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최상단인 33단계(갤런당 470센트 이상)에 안착할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터 해석]

5월 할증료 산정 기간 중 이미 절반(2.5주)이 경과한 시점에서 제트유 가격은 470센트 선을 방어하고 있다. 설령 남은 기간 유가가 급락하더라도 누적된 폭등분이 평균치를 강력하게 견인하여 30단계 이상의 초고등급 형성이 불가피하다.

할증료가 항공권 값 상회… 무너지는 ‘해외여행의 상식’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에서 33단계가 현실화될 경우, 해외여행의 경제적 문턱은 '절벽'으로 변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사 기준 미주 노선 편도 할증료만 약 55만 원에 달하게 된다. 4인 가족이 뉴욕 왕복 항공권을 발권할 경우, 순수 항공료를 제외한 유류할증료로만 440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단순한 가격 인상을 넘어 중산층의 해외여행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심리적 저항선'의 완전한 붕괴를 의미한다. 항공권 가격의 절반 이상이 유류비로 채워지는 기현상이 고착화되면서, '누구나 떠날 수 있었던 해외여행'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5월 할증료는 최저 30단계, 최고 33단계(갤런당 470센트 이상)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자료제공=관광전문기자협회

항공사, 4~6월 노선 축소 '칼바람'... 여행사도 근거리 패키지와 국내 여행 전환

항공유 가격이 전월 대비 2배 이상 폭등하자 대형 항공사(FSC)마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4~5월 인천~프놈펜·창춘·하얼빈·옌지 등 국제선 4개 노선에서 왕복 기준 총 14편의 운항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대형 항공사가 유가 부담으로 감편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진에어는 4월 인천~괌·클락·나트랑과 부산~세부 등 4개 노선의 일부 편수를 줄이기로 했으며, 에어서울도 인천~괌 노선을 40% 감편한다. 에어부산은 부산~다낭·세부·괌 등 3개 노선을, 에어프레미아는 4~5월 LA 노선 26편을 포함해 워싱턴·방콕 등 4개 노선을 비운항한다. 에어로케이 역시 4~6월 청주발 이바라키·나리타 등 4개 노선의 감편을 결정하며 업계 전체가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여행사들은 해외여행 수요 절벽에 대비해 제주 등 국내 여행과 근거리 패키지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특히 고객이 직접 최적가 항공권을 발권하고 숙박만 연계하는 에어텔(Air-tel) 상품을 강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시장 개입 나선 정부, ‘비축 항공유’ 방출 등 고강도 지원 검토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자 그동안 시장 개입을 자제해왔던 정부도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아직 공식 보도자료를 내지는 않았으나, 내부적으로는 항공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방위적 지원 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실질적인 '원가 절감'이다. 국토부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정부 비축 항공유를 항공사에 한시적으로 방출하는 방안을 전격 제안하며 지원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했다. 이는 코로나19 당시 고용 유지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이번 위기의 본질인 '유가 급등'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비운항 항공편에 대한 슬롯(시간당 비행기 이착륙 횟수)과 노선 운수권 회수 유예를 검토하는 등 재정·제도적 지원책도 논의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유류할증료 급등이 항공 수요 위축으로 직결되는 만큼, 항공사들에도 과도한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기조는 병행할 방침이다.

항공업계는 이러한 정부의 입장 변화에 기대를 걸면서도 '속도'를 강조하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폭등으로 인해 4월 이후 항공권 예매율이 처참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항공사 입장에서는 제어할 수 없는 외부 변수로 인해 제2의 코로나 사태를 맞는 것과 다름없는 만큼, 정책적 지원이 하루빨리 실행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홍규선 동서울대학교 교수는 "5월 유류할증료 33단계 진입은 관광업계는 물론 여행자들에게도 재앙에 가까운 소식"이라며 "정부의 비축유 방출 검토는 시의적절한 조치이나, 여행객들이 체감하는 항공료 절벽을 낮추기 위해선 더욱 과감한 세제 혜택과 소비 진작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Tag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