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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체험기] 리본으로 만드는 소녀감성, 꽃 모양 배지 '로제트(Rosette)'

영국, 네덜란드에서는 정치 문화의 하나로 로제트가 쓰인다 / AI가 생성한 이미지 (Google Gemini) 영국이나 뉴질랜드 등 영국 연방 국가에서는 정치 문화에 로제트가 등장한다. 우리나라는 옷 색깔에 따라 구분하지만, 이들은...

[기자체험기] 리본으로 만드는 소녀감성, 꽃 모양 배지 '로제트(Rosette)'

[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동대문종합시장이 볼꾸(볼펜 꾸미기), 키꾸(키캡 꾸미기)에 이어 다시 한번 뜨거워질지도 모르겠다. 이번엔 리본으로 화려하게 꾸미는 장식인 ‘로제트(Rosette)’다. 훈장과도 같은 꽃 모양의 장식은 MZ 감성과 어우러지면서 ‘소녀’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미 트렌드에 민감한 DIY 러버들 사이에서는 어느 매장 리본이 예쁜지 공유하는 SNS 게시물도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는 로제트 / 전은지 기자

‘로제트’는 장미를 닮은 원형 장식을 말한다. 리본을 배지나 꽃처럼 접어 만드는 형태인데, 해외에서는 생일파티에서 주인공이 착용하기도 하지만, 대회에서 우승한 사람에게 달아주기도 한다. 또한, 건축물이나 식물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형태다.

신성한 여신의 상징, 건축물로 이어지다

로제트 문양은 기원전 4천 년경부터 발견됐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등 고대 문명의 기록에서 발견됐는데, 특히 여신 이슈타르(Ishtar)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이슈타르’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등장하는 사랑과 전쟁의 여신으로,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은 여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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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 이슈타르의 별 / 위키미디어

아름다운 사랑과 분쟁 등으로 파괴되는 전쟁을 총괄하는 만큼 이중성을 갖고 있었으며, 그런 여신을 표현하는 ‘이슈타르의 별’은 날카로운 인상을 주면서도 아름답다. 별의 모양은 오늘날의 로제트 장식과 유사한 형태를 보여준다.

건축물 장식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로제트 문양 / pixabay

서양의 전통 문양이라고 할 수 있는 로제트는 시대를 발전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형태도 문화에 맞게 변형됐다.

특히, 건축물에 영향을 많이 줬는데,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는 로마네스크와 르네상스 건축 장식으로 이어졌다. 성당 창문이나 외벽 장식 등에서 꽃 모양이 여러 개 이어지는 형태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이 로제트 문양이다.

pixabay

식물에도 로제트 형태가 존재한다. ‘장미’에서 유래한 것처럼, 식물학에서는 줄기 끝에서 잎이 방사형으로 돋아난 모습을 말한다. 말은 어렵지만, 장미처럼 여러겹으로 감싸며 퍼지는 모습이나 선인장의 형태를 보면 알 수 있다.

훈장, 기타 등 현대화된 ‘로제트’

로제트 장식이 현대화된 부분은 악기인 기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기타의 사운드홀 주변을 감싸는 화려한 장식이 있는데, 이 부분을 ‘로제트’라고 부른다. 기타의 로제트는 독특한 문양을 사용해 제작자의 시그니처를 남기는 상징적인 부분이기도 하지만, 기능적인 역할도 한다.

사운드홀을 감싸고 있는 로제트 / pexels(Marayah Stumbo)

기타의 앞판은 얇은 나무로 만들어져, 소리가 울리는 사운드홀을 뚫게 되면 주변이 약해지며 갈라지기 쉽다. 이때, 주변을 로제트 장식으로 만들면 나무가 부서지는 것을 막아주는 지지대 역할을 하게 된다.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 / 위키미디어

가장 대중적으로 굳어진 형태는 훈장이나 배지 형태의 장식이다. 훈장 자체의 모양이 로제트와 비슷한 형태이거나 훈장이나 메달을 단 리본 모양을 로제트 형태로 만든다. 그 모양에 따라 등급도 알 수 있을 정도였는데, 그만큼 로제트는 지위와 명예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영국, 네덜란드에서는 정치 문화의 하나로 로제트가 쓰인다 / AI가 생성한 이미지 (Google Gemini)

영국이나 뉴질랜드 등 영국 연방 국가에서는 정치 문화에 로제트가 등장한다. 우리나라는 옷 색깔에 따라 구분하지만, 이들은 가슴에 단 로제트 배지의 색깔에 따라 지지하는 정당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와 반대로 노동당은 붉은색, 보수당은 파란색 등으로 구분한다. 유권자들도 각각의 로제트 색깔을 보고 후보자를 구분한다.

선거법에는 로제트의 크기, 문구 삽입 여부 등에 대한 내용이 있을 정도로 정치적인 상징물로서 그 힘이 강하다. 영국 선거관리위원회의 로제트 규정을 보면, 로제트의 직경은 약 10cm(4인치)를 넘으면 안 되며, 로제트 안에는 후보자 이름, 정당 이름, 정당 로고만 들어갈 수 있다. 크기가 커지면 선거 홍보물로 간주되며, 투표를 독려하는 ‘투표하세요’ 문구, 정당의 슬로건 등은 들어갈 수 없다.

로제트 만들기 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다 / 유튜브 갈무리

이렇게 다양한 상징과 형태의 로제트는 요즘 세대를 만나 한번 더 의미가 달라졌다. 개인의 성향을 중시하는 MZ세대는 리본을 직접 접고 붙이며 취향을 드러낸 로제트 장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평소 좋아하는 캐릭터의 배지를 붙여 리본으로 장식하거나 비즈 보석이나 단추 등을 중심으로 장식해 옷이나 가방에 키링처럼 달아 장식한다.

구하기 쉬운 재료, 원하는 대로 디자인할 수 있어

로제트 만들기는 재료 구하기가 비교적 쉽다. 다이소나 대형 문구점 등에서 원하는 색깔과 형태의 리본, 레이스 등을 찾으면 된다. 글루건이 필요하지만, 양면테이프나 본드, 스테이플러 등으로 대체해 만들 수도 있다.

준비물 / 전은지 기자

가장 핵심 재료인 리본 외에도 로제트를 옷이나 가방 등에 달 수 있도록 열쇠고리나 옷핀, 리본을 붙이며 모양을 만들 판이 되는 펠트지도 필요하다.

다양한 조합을 미리 만들어 보는 것이 좋다 / 전은지 기자

본격적으로 로제트를 만들기 전, 가지고 있는 리본과 레이스로 미리 조합을 해보는 것이 좋다. 취향에 맞게 만들 수 있지만, 되도록 비슷한 계열의 컬러로 디자인을 맞추면 더 예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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