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현 경북북부본부장
4월 3일 ‘예비군의 날’을 맞았다. 일 년에 단 몇 차례, 생업을 잠시 내려놓고 군복을 꺼내 입는 이들은 우리 곁의 평범한 이웃이자 대한민국 국방의 든든한 ‘제2전선’이다. 하지만 인구 절벽이라는 거대한 파도와 급변하는 현대전의 양상 속에서 오늘날 예비군이 마주한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국방부는 최근 ‘정예 예비군 자원관리’를 핵심 안보 과제로 내세우며 디지털 기반의 훈련 체계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드론과 VR(가상현실)을 활용한 과학화 훈련장이 속속 들어서고, 실전적 사격 훈련을 강화한다는 소식은 반갑다. 인구 감소로 상비 병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예비군의 ‘질적 정예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괴리감을 호소한다. 훈련 보상비는 물가 상승률을 겨우 따라가는 수준이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에게 며칠간의 공백은 여전히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다가온다. “애국심만으로 버티기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청년들의 뼈아픈 토로는 예비군 제도가 넘어야 할 가장 높은 벽이다.
안보 환경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전장을 주도하는 시대에 과거의 방식에 머문 동원 체계는 자칫 거대한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는 예비군을 단순히 ‘머릿수를 채우는 자원’이 아니라, 각자의 사회적 전문성을 군 작전에 녹여낼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재정의해야 한다.
예비군의 날을 기념하는 화려한 수식어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군복을 입었을 때 느끼는 자부심과 그에 걸맞은 사회적 대우다. 273만 예비군이 ‘부름에 응하는 것이 헛되지 않다’고 느낄 때, 비로소 대한민국의 안보망은 빈틈없이 작동할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