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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름값 리터당 2000원 턱밑…택배·유통업계, 전방위 압박

여러 개의 상품을 하나의 경로에 담는 '묶음 배송'을 하거나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최적 경로를 탐색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과 기름값 인상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름값 리터당 2000원 턱밑…택배·유통업계, 전방위 압박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상승하며 전방위적인 물가 압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인 리터당 2000원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 물류·택배 업계의 부담이 임계치에 달한 모습이다.

이와 함께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이에 따른 물류비 상승이 결국 유통업계의 소비자 가격 인상, 상품 공급 차질 등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중동 전쟁발 국제유가 상승에 물류·택배업계 직격탄

서울 시내 한 택배 센터. 사진=연합뉴스

13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윳값은 리터(L)당 1993.8원으로 전날보다 1.1원 올랐다. 같은 시각 경유 가격은 전날 대비 1.2원 오른 1987.4원을 기록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석유 최고가격제 3차 시행에 들어갔다. 3차 최고가격은 휘발유는 리터당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으로 2차와 같이 동결됐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며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향후 기름값 상승의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미군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동부시간으로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하락 마감했던 국제유가는 13일 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서며 상승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통상 국제유가 변동은 약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현 상황에 따른 영향은 향후 점진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 속 물류·택배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통상적으로 택배 노동자는 대부분 원청과 대리점의 지시를 받지만, 법 제도상으로는 개인사업자 성격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된다.

그렇기에 이들의 경우 회사로부터 따로 유류비를 지원받고 있지 않아, 유류비 상승에 대한 부담을 개인이 오롯이 떠안고 있다. 배송 물량은 그대로인 상황에 유류비가 빠르게 늘며 순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한 모 씨(56세)는 “택배 업무 특성상 이동 반경이 넓지 않아 아직은 버틸만한 상황”이라면서도 “기름값이 언제 또 오를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요즘에는 국제 뉴스를 보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잔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택배기사 커뮤니티에는 “기름값이 하루에만 두 번 올라 의문의 수입 감소를 당하고 있다”, “3월에도 힘들었는데, 4월은 정말 고비인 것 같다” 등의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

유가 상승 여파가 장기화하며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화물 운송·물류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고유가 상황에 대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의견을 수렴해 조치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고유가 상황에 유통업계 “아직은 버틸 만해”

4월 12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유통업계의 경우 아직은 고유가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나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은 상품이 산지에서 물류센터를 거쳐 소비자에게 오기까지의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먼저 대형마트는 상품 수급에 일부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국산 과일과 채소는 유가 상승에 따라 물류비와 시설재배 시 생산 비용이 오르는 등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수입 상품은 기본적으로 일정 기간 이상의 중장기 계약을 통해 공급을 진행하고 있어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현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해외 산지 생산비용 상승에 따른 원가 인상이나 운송료 상승에 따른 영향 등이 가격에 반응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운송비 상승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커머스 업계는 최근 관련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배송 효율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여러 개의 상품을 하나의 경로에 담는 ‘묶음 배송’을 하거나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최적 경로를 탐색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과 기름값 인상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버틸 수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현재 국제 정세가 하루 앞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 변동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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