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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에너지 전환 시대, 울산이 갖는 전략적 가치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전력 수요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과 더불어 중장기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필수적이다. 에너지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고 그 흐름은 더욱 빨라지고...

[기고]에너지 전환 시대, 울산이 갖는 전략적 가치

▲ 서정욱 울산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며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는 이러한 외부 변수 하나가 곧바로 산업 전반의 비용과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세계는 지금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안보를 위한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는 국가의 핵심 과제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주요국들과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전반에서 탄소 저감과 에너지 효율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울산은 국내 최대의 석유화학 단지와 자동차·조선 산업을 기반으로 에너지 생산·소비·가공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산업 집적지다. 이는 울산이 단순한 에너지 수요처를 넘어, 산업 전환 모델을 구현하고 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장(場)을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울산은 원자력 등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와 수소, 부유식 해상풍력, 태양광 등 풍부한 신재생에너지 잠재력을 동시에 보유해,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기존 전력망으로 보완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이를 산업단지 특화형 에너지 공급 체계로 구체화해야 한다.

이처럼 고도화된 에너지 믹스는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이 된다. 나아가 무탄소 전력을 산업현장에 직접 공급하는 ‘탄소중립 산업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울산은 저탄소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잠재력이 실제 산업화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 확충과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몇 가지 전략적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울산을 에너지 산업의 ‘제조 및 유지보수 특화 거점’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단순히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수준을 넘어, 울산의 숙련된 제조 엔지니어링과 대규모 장치 산업 인프라를 활용해 에너지원 별 핵심 기자재의 설계·제조 단지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관련 유지보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과 기술 기업을 집적시켜, 에너지 생산이 지역의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분산에너지 확대를 통해 에너지 체계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지역 내 생산과 소비를 일치시키는 분산형 구조로의 전환은 장거리 송전망 구축 부담을 완화하고 외부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준다. 특히 ‘지역별 차등요금제’의 도입을 통해 발전 지역의 저렴한 전력 공급 혜택을 제도화함으로써,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을 지역으로 유인하는 강력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제도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투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세제 지원과 생산된 전기의 안정적인 활용 기반이 마련될 때 민간 투자도 보다 활성화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전력 수요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과 더불어 중장기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필수적이다.

에너지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고 그 흐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를 실제 산업으로 연결시키는 실행력이다. 울산은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다. 울산의 잠재력을 현실로 전환해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려야 할 때다.

서정욱 울산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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