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호르무즈 해협이 어떻게 관리되는지에 대한 설명도.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AI 그림
프롤로그: 바다는 더 이상 닫히지도, 완전히 열리지도 않는다
오랫동안 해양전략에서 바다는 ‘열려 있거나 닫혀 있는 공간’으로 이해돼왔다. 강한 해군은 바다를 개방하고, 약한 국가는 해협을 봉쇄해 상대의 접근을 차단하려 했다. 해양통제(Sea Control)와 해양거부(Sea Denial)는 오랫동안 해군력의 우위와 해양질서의 성패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전략 개념이었다.
그러나 2026년 중동전쟁은 이러한 전통적인 해양전략만으로는 오늘날의 해양 경쟁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장기간 완전히 봉쇄하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봉쇄가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었다.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계속 운항했지만 국제유가는 크게 흔들렸고, 해상보험료는 급등했다. 선사들은 운항 일정을 조정했으며, 세계 에너지 시장은 제한적인 군사행동에도 즉각 반응했다. 최근에는 군사적 긴장이 다소 완화됐음에도 해운업계는 여전히 호르무즈를 고위험 해역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항행 안전과 관리체계를 둘러싼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란은 해협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위험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전략적 효과를 유지했다.
반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모든 위협을 제거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AI 기반 정보융합과 전략적 전장체계(SBA·Strategic Battlespace Architecture)를 중심으로 항모전단과 구축함, 잠수함, 해상초계기, 드론, 전자전 자산을 하나의 통합체계로 운용하며 국제 해상교통로(SLOC)의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했다. 트럼프가 추구한 것은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관리하면서 국제 해양질서의 붕괴를 방지하는 것이었다.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국방대 명예교수. 김태준 소장 제공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전략적 현실이 나타난다. AI는 바다를 완전히 개방하지도, 완전히 봉쇄하지도 않았다. 대신 해양통제와 해양거부 사이의 경쟁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전쟁 수행방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란은 ‘현존 위협 유지(TIB·Threat in Being)’를 통해 전략적 거부(Strategic Denial, SD)를 지속하려 했고, 트럼프는 ‘현장 집행력(AFIB·Active Force in Being)’을 기반으로 전략적 접근(SA·Strategic Access)을 유지하려 했다. 어느 한쪽도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했지만, 동시에 어느 한쪽도 자신의 전략적 목표를 포기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 호르무즈 해협은 승패가 명확하게 갈리는 전장이 아니라, 전략적 접근(SA)과 전략적 거부(SD)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전략적 교착 국면(SSP·Strategic Stalemate Phase)’이 형성되고, 그 위에서 ‘관리된 긴장(MT·Managed Tension)’이 유지되는 새로운 해양전략의 실험장이 됐다.
필자는 이번 글에서 AI 시대 해양전쟁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전략적 전장체계(SBA)가 현장 집행력(AFIB)과 위협 유지(TIB)를 어떻게 연결해 전략적 접근(SA)과 전략적 거부(SD)를 동시에 구현하고, 그 결과 전략적 교착 국면(SSP)과 관리된 긴장(MT)이라는 새로운 해양질서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AI가 해양 군사혁명을 주도하는 것에 대한 설명도.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AI 그림
Ⅰ. AI는 바다를 어떻게 다시 설계하고 있는가
역사적으로 바다는 넓은 공간이었다. 해군은 적보다 먼저 발견하고, 먼저 접근하며, 먼저 타격하는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 빠른 함정과 더 긴 항속거리, 더 정교한 감시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해양전략의 핵심은 넓은 바다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있었다.
그러나 AI는 이러한 전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위성과 드론, 해상초계기, 조기경보기, 구축함과 잠수함, 무인수상정(USV), 무인잠수정(UUV), 각종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정보가 전략적 전장체계(SBA·Strategic Battlespace Architecture)를 통해 하나의 통합된 해양전장으로 융합되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에는 각각의 플랫폼이 독립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임무를 수행했다. 함정은 함정의 정보를, 항공기는 항공기의 정보를, 위성은 위성의 정보를 제공했다. 지휘관은 이들 정보를 종합해 작전을 계획해야 했으며, 정보가 전달되고 분석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AI 기반 SBA는 이러한 과정을 실시간으로 통합하고 있다. AI는 각각의 플랫폼에서 수집되는 정보를 하나의 전장으로 재구성하면서 적 함정과 드론, 미사일, 잠수함의 위치뿐 아니라 이동 방향과 위협 수준, 예상 행동까지 동시에 분석한다. 지휘관은 더 이상 개별 정보를 하나씩 종합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설계한 하나의 해양전장을 바탕으로 결심을 내리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바다의 개념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의 바다가 거리와 공간이 지배하는 영역이었다면, AI 시대의 바다는 정보와 연결성이 지배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여전히 수백, 수천 킬로미터의 바다가 존재하지만, SBA 안에서는 하나의 통합된 전장으로 실시간 연결된다.
2026년 중동전쟁에서 이러한 변화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모전단과 구축함, 잠수함, 해상초계기, 드론, 전자전 자산을 SBA로 연결해 해협 전체를 하나의 작전공간으로 운용했다. 이후 트럼프는 이미 전개된 군사력을 단순한 억제 수단으로 남겨두지 않고, 국제 해상교통로(SLOC)를 유지하고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현장 집행력으로 활용했다.
이란 역시 드론과 분산형 미사일, 연안 방어체계, 소형 고속정, 정보자산을 연계하며 해협 전역에서 지속적인 위협을 유지했다. 이란은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지 않더라도 언제든 위험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킴으로써 전략적 거부(Strategic Denial, SD)를 구현하려 했다.
결국 AI는 바다를 단순히 감시하는 수준을 넘어 실시간으로 설계하고 관리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 점에서 2026년 중동전쟁은 해양 군사혁명(Military Revolution)의 새로운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AI는 해군의 무기체계만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 해양전장을 설계하고 전력을 통합 운용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AFIB:TIB 그리고 SA:SD가 부딪치면서 조성된 괸리된 전략적 긴장에 대한 설명도.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AI 그림
Ⅱ. 이란은 왜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지 않았는가
2026년 중동전쟁에서 가장 많은 논쟁을 불러온 문제 가운데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였다. 일부에서는 이란이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란이 실패헸다고 평가한다. 반대로 일부에서는 국제유가와 해상보험료가 급등하고 세계 해운시장이 크게 흔들렸다는 점을 들어 이란이 성공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모두 전통적인 승패 개념에 머물러 있다. 필자가 보기에 호르무즈 해협은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전장이 아니었다. 이란의 목표는 해협을 영구적으로 폐쇄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언제든지 해협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있었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제시한 위협 유지(TIB·Threat in Being)의 해양전략적 적용이다.
TIB는 상대의 행동을 완전히 차단하는 전략이 아니다. 언제든 위협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상대의 전략적 선택을 제한하는 전략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은 바로 이러한 전략을 선택했다.
이란은 드론과 연안 미사일, 소형 고속정, 기뢰 위협, 전자전 능력을 결합하면서 해협 전체를 잠재적인 위험구역으로 만들었다. 실제 봉쇄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더라도 선박들은 항로를 재검토했고, 보험료는 급등했으며, 국제 에너지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7월 4일 현재에도 군사적 충돌은 감소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고위험 해역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항행 안전과 관리체계를 둘러싼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해협을 물리적으로 차단한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거부한 결과였다. 전략적 거부(SD·Strategic Denial)는 상대의 접근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전략이다. 상대는 지나갈 수는 있지만, 항상 위험과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불확실성 자체가 전략적 효과를 만들어 낸다.
AI는 이러한 SD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었다. SBA는 드론과 연안 감시체계, 미사일, 정보자산을 하나의 통합된 해양전장으로 연결하면서 제한된 전력으로도 지속적인 위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과거 같으면 개별적으로 운용됐을 전력이 AI 기반 정보융합을 통해 하나의 해양 거부체계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에도 분명한 한계는 존재했다. 이란은 국제 해상교통로를 장기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했다. 트럼프는 미국 및 연합 해군을 활용해 항행의 자유를 지속적으로 유지했으며, 주요 해상교통로 역시 완전히 마비되지는 않았다. 이는 TIB가 상대를 완전히 격파하는 전략이 아니라, 지속적인 압박을 통해 전략적 선택을 제한하는 전략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은 승리한 것도 아니었고, 패배한 것도 아니었다. 이란은 SD를 통해 지속적인 위협을 유지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국제 해양질서를 근본적으로 뒤집지는 못했다. 반대로 트럼프도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는 데에는 성공헸지만,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헸다.
바로 이러한 제한된 효과가 트럼프의 현장 집행력(AFIB·Active Force in Being )과 충돌하면서 전략적 교착 국면(SSP·Strategic Stalemate Phase)을 형성했다. 그 결과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한 봉쇄도, 완전한 개방도 아닌 관리된 긴장(Managed Tension, MT)의 공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트럼프가 역봉쇄를 통해 질서를 유지하려고 했던 것에 대한 설명도.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AI 그림
Ⅲ. 트럼프는 역봉쇄로 어떻게 질서를 유지하려 했는가
이란이 위협 유지(TIB·Threat in Being)를 기반으로 전략적 거부(SD·Strategic Denial)를 추구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역봉쇄(Reverse Blockade)를 통해 국제 해상교통로(SLOC)를 유지하고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려 했다. 그러나 역봉쇄는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작전이 아니었다. 그것은 전략적 전장체계(SBA·Strategic Battlespace Architecture)가 설계한 해양전장을 기반으로 현장 집행력(AFIB·Active Force in Being)을 실시간으로 운용하여 해양질서의 붕괴를 방지하고 전략적 접근(SA·Strategic Access)을 유지하려는 새로운 전략적 집행방식이었다.
AFIB는 단순히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는 개념이 아니다. 이미 전개된 군사력을 최고통수권자의 정치적 결심과 동시에 즉시 운용하여 국제질서를 집행하는 현장 집행체계를 의미한다. 핵심은 전력의 규모가 아니라, 이미 전개된 전력을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통합 운용할 수 있는가에 있다.
2026년 중동전쟁에서 트럼프는 이러한 AFIB를 AI 기반 SBA와 결합해 해양에서 구현했다. 항모전단과 구축함, 잠수함, 해상초계기, 조기경보기, 드론, 전자전 자산은 더 이상 개별적으로 운용되지 않았다. SBA는 위성과 정보·감시·정찰(ISR), 신호정보(SIGINT), 해상감시체계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융합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전체를 하나의 통합된 해양전장으로 재구성했다.
AI는 선박의 이동과 드론의 활동, 연안 미사일의 위협,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분석하며 가장 효과적인 전력 운용 방안을 제시했다. 지휘관은 단편적인 정보를 하나씩 종합하는 것이 아니라 SBA가 설계한 통합 해양전장을 바탕으로 즉각적인 결심을 내릴 수 있었고, 각 전력은 하나의 작전체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운용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AFIB의 현장 집행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위험이 발생하면 전력은 즉시 해당 해역으로 집중됐고, 위협이 감소하면 다시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됐다. AI는 해협 전역의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전력의 운용 순서와 위치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했다. 과거처럼 정보 수집과 분석, 전력 운용이 순차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모든 과정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거의 동시에 이뤄진 것이다.
이러한 역봉쇄를 통해 트럼프는 이란의 TIB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지만, 국제 해상교통로의 기능을 유지하고 항행의 자유를 지속적으로 보장하는 데에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다시 말해 트럼프가 추구한 것은 상대를 완전히 무력화하는 ‘승리’가 아니라, 국제질서가 붕괴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전략적 접근(SA)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질서 유지에도 분명한 한계는 존재했다. 이란의 TIB는 여전히 살아 있었고, 호르무즈 해협에는 지속적인 군사적 긴장이 남아 있었다. 트럼프 역시 항모 강습단과 상륙강습단을 계속 전개하며 해양질서를 유지해야 했다. 이는 전략적 접근(SA)이 상대의 전략적 거부(SD)를 완전히 제거하는 개념이 아니라, 그 위협을 관리하면서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전략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트럼프의 역봉쇄는 이란의 위협을 종식시키기 위한 작전이 아니었다. 그것은 AI와 SBA를 기반으로 AFIB를 실시간으로 구현함으로써 전략적 접근(SA)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해양질서의 붕괴를 방지하며 국제질서를 관리하려는 새로운 전략적 집행방식이었다.
바로 이러한 현실은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한 승리도, 완전한 패배도 아닌 전략적 교착 국면(SSP·Strategic Stalemate Phase)으로 발전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호르무즈 해협은 전략적 접근(SA)과 전략적 거부(SD)가 동시에 작동하는 가운데 관리된 긴장(MT·Managed Tension)이 유지되는 새로운 해양질서의 대표적인 전략 공간으로 자리잡게 됐다.
호르무즈 해협이 전략적 교착에 빠진 이유에 대한 설명도.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AI 그림
Ⅳ. 호르무즈는 왜 전략적 교착으로 들어갔는가
이란은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란의 전략이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란은 위협 유지(TIB·Threat in Being)를 기반으로 전략적 거부(SD·Strategic Denial)를 지속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언제든 위험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을 유지했다.
반면 트럼프는 역봉쇄(Reverse Blockade)를 통해 국제 해상교통로(SLOC)와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려 했지만,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 트럼프는 해협을 개방된 상태로 유지하는 데에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항공모함 강습단과 구축함, 잠수함, 해상초계기, 드론, 전자전 자산을 지속적으로 운용해야 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략적 교착 국면(SSP·Strategic Stalemate Phase)이 형성됐다.
SSP는 단순한 군사력의 균형이나 일시적인 대치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전략적 접근(SA·Strategic Access)과 전략적 거부(SD·Strategic Denial)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어느 한쪽도 상대를 완전히 굴복시키지 못하지만, 동시에 어느 한쪽도 자신의 전략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전략 경쟁의 지속 국면을 의미한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은 SD를 통해 봉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했고, 트럼프는 SA를 통해 국제 해상교통로와 항행의 자유를 유지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완전한 승리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AI와 전략적 전장체계(SBA·Strategic Battlespace Architecture)는 이러한 SSP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었다.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 연안 감시체계, 전자전 능력을 SBA 안에서 연계함으로써 제한된 전력만으로도 지속적인 전략적 거부(SD)를 유지할 수 있었다. 반대로 트럼프는 항공모함 강습단과 구축함, 잠수함, 해상초계기, 드론,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을 SBA 안에서 통합 운용하면서 전략적 접근(SA)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그 결과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닫히지도 않았고, 완전히 안정되지도 않았다. 선박은 계속 통항했지만 위험은 사라지지 않았고, 국제 해상교통로는 유지됐지만 비용과 불확실성은 계속 증가했다. 트럼프는 질서를 유지했지만 이란의 위협을 제거하지는 못하였고, 이란은 해협을 불안정하게 만들었지만 국제 해양질서를 붕괴시키지는 못하였다.
이것이 바로 AI 시대 전략적 교착 국면(SSP)의 새로운 모습이다. 과거의 전략적 교착은 주로 군사력의 균형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AI 시대의 SSP는 서로 다른 전략체계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형성된다. 트럼프의 현장 집행력(AFIB)이 전략적 접근(SA)을 유지하고, 이란의 위협 유지(TIB)가 전략적 거부(SD)를 지속하면서 양측은 서로를 억제하는 새로운 전략적 균형을 만들어 가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호르무즈 해협은 승패를 가르는 공간이 아니라 전략을 관리하는 공간으로 변화했다. 트럼프는 전략적 접근(SA)을 유지했고, 이란은 전략적 거부(SD)를 지속했다. 이 두 전략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형성된 전략 경쟁의 지속 국면이 바로 전략적 교착 국면(SSP)이며, 이러한 경쟁은 다음 단계인 관리된 긴장(MT·Managed Tension)으로 이어지게 된다.
AI가 해양의 긴장을 관리방식에 대한 설명도.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AI 그림
Ⅴ. AI는 해양의 긴장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2026년 중동전쟁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새로운 전략적 현실을 보여줬다. 이란은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지 못했고, 트럼프 역시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국제 해상교통로는 유지됐으며, 세계 에너지 공급망 역시 붕괴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우연이 아니었다.
AI와 전략적 전장체계(SBA·Strategic Battlespace Architecture)는 위성과 드론, 해상초계기, 항모와 구축함, 잠수함, 전자전 자산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융합하면서 해협 전체를 하나의 통합된 해양전장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AI는 위험이 발생한 이후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의 확산 가능성을 예측하고 관리함으로써 군사적 긴장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확대되는 것을 억제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해양전략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과거 해양전략의 목표는 해양을 완전히 통제하거나 상대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완전한 통제도, 완전한 차단도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대신 국가는 AI를 활용해 위험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긴장이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제시하는 관리된 긴장(MT·Managed Tension)의 핵심이다. MT는 긴장이 사라진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략적 긴장이 지속되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긴장이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군사력과 외교, 정보, 경제, 그리고 AI 기반 전략적 전장체계(SBA)를 종합적으로 운용하는 새로운 국제질서의 작동 방식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러한 MT가 실제로 구현된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란은 위협 유지(TIB)를 기반으로 전략적 거부(SD·Strategic Denial)를 지속했고, 트럼프는 현장 집행력(AFIB)을 기반으로 전략적 접근(Strategic Access, SA)을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전략적 교착 국면(SSP·Strategic Stalemate Phase)이 형성됐으며, AI와 SBA는 이러한 전략 경쟁이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실시간으로 지원했다.
결국 AI가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단순한 해양작전의 수행 방식만이 아니다. AI는 해양전략의 목표를 ‘승리’에서 ‘관리’로, 해군력의 역할을 ‘격파’에서 ‘질서 유지’로, 전쟁의 목적을 ‘종결’에서 ‘지속 가능한 질서의 관리’로 변화시키고 있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2026년 호르무즈 해협은 AI가 해양전쟁의 수행 방식뿐 아니라 해양질서의 작동 원리까지 변화시키기 시작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될 것이다. 앞으로의 해양전략은 누가 상대를 먼저 격파하느냐보다, 누가 전략적 접근(SA)과 전략적 거부(SD)의 경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전략적 교착 국면(SSP)을 관리된 긴장(MT)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AI가 바다를 지배가 아니라 관리한다는 것에 데한 설명도.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AI 그림
에필로그 : AI는 바다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기 시작했다
2026년 중동전쟁은 해양전략의 새로운 전환점을 보여줬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지 못했고, 트럼프 역시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은 유지됐고, 국제 해상교통로 역시 완전히 마비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어느 한쪽의 승리 때문이 아니었다.
AI와 전략적 전장체계(SBA·Strategic Battlespace Architecture)는 위성과 드론, 정보·감시·정찰(ISR), 해상초계기, 항모전단, 구축함, 잠수함, 전자전 자산을 하나의 통합된 해양전장으로 연결하며 위험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관리했다. 트럼프는 현장 집행력(AFIB·Active Force in Being)을 통해 전략적 접근(SA·Strategic Access)을 유지하려 했고, 이란은 위협 유지(TIB·Threat in Being)를 통해 전략적 거부(SD·Strategic Denial)를 지속하려 했다. 두 전략은 서로를 완전히 무력화하지 못했지만, 동시에 어느 한쪽도 자신의 전략적 목표를 포기하지도 않았다.
바로 이러한 상호작용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전략적 접근(SA)과 전략적 거부(SD)가 동시에 작동하는 전략적 교착 국면(SSP·Strategic Stalemate Phase)을 형성했으며, 그 경쟁은 결국 관리된 긴장(MT·Managed Tension)이라는 새로운 질서로 이어졌다.
이것은 과거의 해양전략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전통적인 해양전략이 바다를 장악하거나 차단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AI 시대의 해양전략은 긴장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국제질서가 통제 불가능한 방향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에 더욱 큰 의미를 두기 시작했다.
결국 AI가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해군의 무기체계만이 아니다. AI는 해양전장의 설계 방식을 바꾸고, 해군력의 운용 방식을 바꾸며, 국가가 바다를 바라보는 전략적 사고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해양전략의 핵심은 상대를 완전히 격파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접근(SA)과 전략적 거부(SD)의 경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전략적 교착 국면(SSP)을 관리된 긴장(MT)으로 유지하는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훗날 역사는 2026년 호르무즈 해협을 단순한 봉쇄와 역봉쇄의 현장으로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AI와 전략적 전장체계(SBA)를 기반으로 현장 집행력(AFIB)과 위협 유지(TIB)가 새로운 방식으로 경쟁하고 공존하면서, 전략적 접근(SA)과 전략적 거부(SD), 전략적 교착 국면(SSP), 그리고 관리된 긴장(MT)이라는 새로운 해양전략의 작동 원리가 처음으로 현실에서 검증된 역사적 전환점으로 기록하게 될 것이다.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국방대 명예교수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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