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방산안보실장
현재 중동 지역에서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지휘하는 중부사령관 브래드 쿠퍼 제독은 지난 11일 전황 브리핑에서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이번 작전에서 군사적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배경으로 다양한 첨단 인공지능(AI) 프로그램과 함께 우주군의 활약을 지목했다.
특히 우주군을 통한 우주 공간에서의 우세가 작전 성공에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세부적인 내용은 보안상 공개할 수 없지만 “이란의 능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미군을 보호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란군에 대한 정밀감시, 목표물 타격 시 GPS(위치정보시스템) 정밀유도, 이란군의 통신 방해 및 차단 등으로 추정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5년 전 우주군을 창설했지만 그동안 실전에 투입된 상황이 알려진 게 없었는데, 이번 중동전에서 작전에 기여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더 이상 우주는 아름다운 풍경화 배경이나 낭만적인 동심을 추억하는 공간으로 남을 수 없게 됐으며, 로켓을 발사해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리는 과학적 성과만 강조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지상과 해상은 다소 제한적인 영역이지만 우주는 경계가 있을 수 없으며 소유권을 주장하기도 어려운 공간이라 누가 먼저 관심을 갖고 도전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스페이스X를 비롯한 여러 민간기업이 스타링크 등 첨단기술을 통해 우주 공간을 선점하고 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던 것처럼 우리 군과 기업들도 우주 대륙을 향한 ‘긴장감 있는 탐험’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숨 쉬고 있는 머리 위 공중과 우주를 고스란히 다른 국가들에 넘겨줄 수 없다. 국방부와 국방과학기술연구소를 주축으로 우주군 및 우주 작전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육해공군도 우주 영역에 대한 기능을 주요 군사 활동에 반영하고 있는데, 국내 방산기업들도 우주 공간, 즉 에어로스페이스를 향한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방산기업들이 기술력으로 필요한 무기체계를 연구·개발(R&D)하거나 전력화하지 못하면 군대는 무기력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은 여러모로 안타까움이 있다. 스페이스X처럼 이미 거대 공룡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해외기업들과 비교할 때 우리는 아직도 왜소하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확보하면서 상호투자 방식을 통해 우주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는 뉴스는 매우 고무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 엔진, 항공전자, 레이더, 우주 발사체 등 핵심 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KAI는 전투기·헬기·무인기 등 항공기 체계 개발과 생산 및 인공위성 개발을 하는 기업이다. 두 회사의 시너지가 대한민국 우주항공 분야의 발전에 큰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주도하는 더 큰 빅뉴스가 있기를 소망한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방산안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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