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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고] 42.5도의 경고, '사람 잡는 폭염'의 근본 대책

수도권에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고, 양산은 기상 관측 122년 역사상 처음으로 42.5도를 기록했다. 지구 반대편 대형 산불과 지구촌을 달구는 폭염·가뭄 소식은 이제 뉴스 특보 단골 메뉴가 됐다.

[기고] 42.5도의 경고, '사람 잡는 폭염'의 근본 대책

수도권에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고, 양산은 기상 관측 122년 역사상 처음으로 42.5도를 기록했다. 지구 반대편 대형 산불과 지구촌을 달구는 폭염·가뭄 소식은 이제 뉴스 특보 단골 메뉴가 됐다. 언론은 ‘사람 잡는 폭염’이라며 온열질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보도하고 물을 자주 마셔라, 그늘막을 설치하라, 도시숲을 확대하라, 고수온에 강한 어종을 개발하라 등 무더위 탈출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거대한 재난의 본질인 ‘기후위기’ 대응책은 어느 언론도 주장하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폭염 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쪽방촌 주민 챙기기, 야외 노동 작업장 점검, 가축 농가와 양식 어민 관리, 가뭄 대비책 등을 지시했다. 당장 닥친 재난에 국민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니까 대책을 세워야 하고 지시해야 한다. 그러나 근본 대응책인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지시가 당연히 있어야 했지만 끝내 없었다. 기후위기는 불가피하니까 기후위기를 인간 힘으로 이겨보자는 것이다. 인간은 결코 자연을 이길 수 없다.

언론은 폭염을 그저 ‘유난히 뜨거운 이번 여름 자연현상’이나 ‘일회성 기상재난’으로 다룬다. 기후위기와의 인과관계를 애써 무시하고 날씨와 온열질환자 수, 사망자 수 중계에만 몰두하는 사이 우리 일상은 기후 파국을 향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도심 속 상업 지역은 밤새도록 대낮처럼 불을 밝히고, 거리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에 빨대까지 꽂고 다니는 사람으로 넘쳐난다. 기후 재난 한가운데 서 있으면서도, 삶의 방식을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많은 국민은 “나 혼자 일회용품 안 쓴다고 해결되나. 정부가 해결해야지”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까 봐 에너지절약 정책도 망설이고, 태양광·풍력 확대도 기존 화석연료 대기업과 원전업계 눈치를 보느라 머뭇거리고 있다. 정부·대기업·국민 모두 한 몸이 돼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성공, 부동산, 주식에만 관심이 있을 뿐 폭염을 막을 근본 대책인 온실가스 감축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문제는 폭염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외 기후·대기과학계는 다가오는 여름철 폭염이 올해보다 더 심각해지고, 극단적인 수준이 일상으로 굳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번 뜨거워진 지구 시스템은 단기간에 식기 어렵고 대기 중 온실가스는 해마다 누적되기 때문에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급속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면 그나마 희망이 있겠지만, 현재 추세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수출 규모 세계 5위 경제대국인 한국은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재생에너지 비중, 기후 정책 등 모든 지표에서 10년 동안 기후악당국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42.5도 폭염은 우리가 매일 배출한 온실가스가 축적돼 지구가 보내는 마지막 경고다. 경제 성장에 온실가스 배출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근본적인 감축 행동을 외면한 채 경제 성장에만 매달린다면 감당할 수 없는 폭염과 가뭄 같은 기상 재난, 식량위기 대재앙을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박종권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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