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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금값 4500달러까지 하락…전쟁 끝나면 상승할까

그래프=네이버페이 증권 캡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선 위로 뛰어올라 이날 장 중 100.16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달러 가치가 높아졌다는...

금값 4500달러까지 하락…전쟁 끝나면 상승할까

전쟁에도 무너진 금값…달러 강세에 ‘안전자산 공식’ 흔들

Fed 금리 동결이 결정타…실질금리 상승에 매도 압력 확대

유가 급등이 인플레 자극…금리 인하 기대 후퇴

휴전·금리 전환이 변수…금값 반등 가능성은?

국제금값이 온스당 4500달러까지 내려앉으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강혜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7~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국제금값은 장 중 온스당 4500달러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29일 5400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극심한 변동성이다.

이번에 연준이 금리동결을 결정한 데에는 이란과 미국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진전 없으면 금리 인하도 없을 것'이라는 게 연준의 시각이다. 기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했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내려앉은 것이 금값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결국 금값의 향방은 이란 전쟁이 언제 끝나고 그 파장이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자극할 지가 핵심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향후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이란전'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전쟁 이후 금값이 상승한 사례가 있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 정례 회의에서 3.50∼3.75%인 현재 기준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동결로, 인하 흐름이 끊기게 됐다. 연준은 지난해 9·10·12월에 0.25%포인트씩 세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내린 바 있다.

금, 왜 떨어졌나…달러 강세·금리 동결이 원인

이란과 미국 간 전쟁이 3주째 격화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위기 속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달러가치는 치솟으면서 달러인덱스는 100선 위로 뛰어오른 상황이다.

19일(현지시간) 국제금값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종가기준 전 거래일 대비 온스당 5.93%(290.50달러) 떨어진 4605.70달러에 거래됐다. 이틀 동안 8.17%의 하락폭이다.

이란전쟁 발발 이후 달러인덱스 추이(2월~3월). 그래프=네이버페이 증권 캡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선 위로 뛰어올라 이날 장 중 100.16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달러 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통 금은 전쟁·지정학적 위기 때 가격이 오른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이번 전쟁 초기에도 금은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번엔 전쟁 자체보다도 달러 강세,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유동성 확보 수요가 더 크게 작동하면서 그 공식이 깨진 모습이다. 시장은 금보다 현금과 달러를 먼저 보유하는 방향으로 움직였고, 그 결과 금은 장중 4500달러대까지 밀렸다.

이번 금값 하락은 전쟁이라는 상황 자체 보다는 Fed의 금리 동결과 실질금리 상승이 금값을 누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쟁에도 무너지는 금값, 인플레이션이 쟁점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라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에너지 가격 충격이 인플레이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국제유가는 이란전쟁 이후 가파르게 치솟았다. 전쟁 시작 전날인 지난 2월27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종가 기준 배럴당 67.02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3주만에 WTI가 배럴당 100달러를 치솟는 수준까지 이르게 됐다.

브렌트유 역시 지난 2월27일 배럴당 72.87달러에서 110달러 수준이 됐다. 19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8.65달러로 마감했다. 장 중에는 에너지 시설 폭격 소식에 120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유가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원유는 운송·제조·서비스 등 거의 모든 산업의 핵심 투입 요소인 만큼, 가격이 오르면 기업의 생산원가 전반이 상승하게 된다. 이는 제품과 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린다.

특히 유가 상승은 물류비 증가를 통해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운송비 부담이 커지면서 식료품과 공산품 등 생활 전반의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구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FOM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우리가 만들어온 물가 안정 진전이 여러 차례의 충격으로 반복적으로 훼손돼 왔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관세가 주요한 충격이었고, 이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새로운 요인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올해 특히 중요하게 보는 것은 상품 물가의 하락을 통한 인플레이션 진전 여부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중앙은행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일시적 요인으로 보고 정책 판단에서 제외해왔는데, 현재는 이미 약 5년간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상회한 상황에서 일시적이라고 넘기는 게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너지 충격을 일시적으로 보는 건 항상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접근이다.

재상승 국면 올까? 휴전 시나리오와 구조적 수요

그렇다면 금값 반전 가능성은 없을까. 분석가들은 전쟁 휴전이나 협상 진전 시 상승 동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본다.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되면 ‘유가 안정→인플레 우려 완화→달러 약세’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점화되며 실질금리 하락이 금을 지지할 수 있다.

또 구조적 수요도 견조하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지난해 월평균 72톤에서 올해에는 더 확대될 거란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월 80톤, JP모건은 연 755톤(월 63톤)을 예측했다. 중국·인도·러시아 등은 지정학 긴장 완화 속에서도 통화 가치 하락 헤지 수단으로 금을 지속 매입 중이다.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가가 폭등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은 금리 인상을 가속화했고, 금값이 하락한 바 있다.

침공 전이었던 지난 2022년 2월23일 국제금값은 온스당 1900달러 수준이었으나 침공 약 6개월 후인 9월에는 160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11월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며 1700달러 선, 12월 1800달러 선, 2023년 1월에는 1900달러 선까지 다시 회복했다.

JP모건은 2026년 말 목표 금값으로 온스당 6300달러를 유지하고 있고, 도이체방크 역시 온스당 6000달러 연말 목표를 재확인했다.

JP모건은 꾸준한 금 수요를 근거로 잡았다. “올해 투자자·중앙은행 합산 분기 수요가 평균 585t(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금값이 분기 단위로 상승하는 데 필요한 최소 기준치(350t)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라며 "100t을 초과할 때마다 분기 금값이 2%씩 추가 상승하는 경험적 관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댄 갈리 TD증권 원자재 전략가는 “금은 지난 1년간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한 투자 전략) 일환으로 기관 투자자들이 광범위하게 보유한 자산이지만, 이러한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금값의 하방 위험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알제이오퓨처스의 수석 시장전략가는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면서 중앙은행들이 이전보다 금리 인하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금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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