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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강국 중국
① 차세대 모달리티 파이프라인 키 플레이어
② 잘 나가는 차이나 스피드의 이면
③ 바이오 굴기와 자립자강을 향한 일로매진
④ 바이오 지원정책과 보조를 맞춘 규제 개혁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시장의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가속화되고 주요국의 약가 규제가 강화되면서, 다국적 제약사들은 외부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바이오텍이 혁신 자산 공급원으로 부상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라이선싱 계약 규모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2021년 평균 5%에 불과했다. 당시 미국과 유럽이 대부분의 계약 규모를 차지하며 사실상 시장을 양분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2022~2024년 중국 비중은 27%로 상승했고, 2025년에는 48%까지 확대됐다. 과거 복제약·원료의약품(API) 공급기지로 인식되던 중국이 이제는 항체·ADC·이중특이항체 등 차세대 모달리티 파이프라인 공급국으로 떠오르며, 글로벌 빅파마의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대비 중국의 존재감 확대
2022년 이후 중국 기업들은 4100개 이상의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파이프라인에 추가했으며, 이는 전 세계 신약 후보물질의 약 31%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은 미국(35%)에 이어 글로벌 신약 개발 2위 국가로 부상했다.
이러한 연구개발 역량 확대는 단순한 양적 증가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기술이전, 즉 라이선싱 아웃(Licensing-out·자국 기업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의 해외 개발·상업화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에서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중국 바이오의 글로벌 라이선싱 아웃 거래 규모는 93건으로 2022년 대비 120% 증가했으며 계약의 총 선지급금은 2025년 56억 달러로 2022년 대비 약 400% 늘어났다. 후보물질 축적이 실제 대형 계약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 라이선싱 아웃의 구조적 특징
단순한 거래 증가를 넘어 중국 라이선싱 아웃은 몇 가지 구조적 특징을 보인다.
① 항체·ADC 중심의 모달리티 재편
2025년 중국 기업이 미국 및 유럽 본사 바이오테크 기업과 체결한 라이선싱 아웃 계약을 모달리티(Modality·치료제 유형)별로 보면 항체와 항체-약물 접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가 계약 건수와 규모 모두에서 다른 모달리티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PD-1×VEGF 이중특이항체 계열 후보물질이 대형 계약을 견인했다.
이러한 흐름은 중국 기업의 이중특이항체 및 ADC 파이프라인 축적과도 맞물려 있다. Evaluate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이중특이항체의 56%, ADC의 55%가 중국에서 개발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중국이 특정 모달리티에서 이미 글로벌 공급 허브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② 초기 임상 단계 중심의 거래 확대
계약을 임상 단계별로 보면 임상 1상 후보물질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2025년 미국 및 유럽 본사 바이오테크 기업과 체결된 계약 가운데 임상 1상 단계가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총 계약 규모도 364억 달러로 가장 컸다. 전임상 단계 역시 22건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빅파마와 선진 바이오텍 기업들이 단순히 후기 단계 자산 확보에만 집중하기보다, 비교적 이른 단계에서 중국 자산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③ 50억 달러 이상 초대형 계약의 등장
2025년 중국 기업이 미국 및 유럽 본사 바이오테크 기업과 체결한 계약 중 총 계약 규모 50억 달러 이상의 대형 거래는 4건으로 집계된다. 이는 중국 기업이 단순 기술공급자 역할을 넘어 글로벌 사업개발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中3SBio–화이자(Pfizer): 총 60억 달러(선지급금 12.5억 달러)
면역관문 단백질 PD-1 및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이중특이항체 후보물질 ‘SSGJ-707’에 대한 글로벌 권리 계약으로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해 체결됐다. 중국 개발 항암 후보물질이 글로벌 면역항암 전략의 핵심 후보로 편입된 사례다.
• 中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다케다(Takeda): 총 114억 달러(선지급금 13억 달러)
항체 및 ADC 기반 항암 후보물질 ‘IBI363’(이중항체 융합단백질), ‘IBI343’(ADC), ‘IBI3001’(ADC)에 대한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포함한 계약으로, 일본 빅파마가 중국 플랫폼을 전략적으로 도입한 상징적 거래로 평가된다.
• 中헝루이제약(Hengrui Pharma)–GSK: 총 125억 달러(선지급금 5억 달러)
항암·면역 분야 다수 후보물질(HRS-9821 외 11개 후보물질)을 포괄하는 계약으로, 글로벌 빅파마가 중국 기업의 호흡기, 면역염증, 항암 등 광범위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사례로 평가된다.
• 中아르고 바이오파마(Argo Biopharma)–노바티스(Novartis): 총 53.6억 달러(선지급금 1.6억 달러)
특정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핵산 기반 치료제인 siRNA(짧은 간섭 RNA) 기반 심혈관 후보물질 ‘BW-40202’에 대한 글로벌 권리 계약이다. 항체·ADC 중심의 대형 계약 흐름 속에서 핵산 기반 치료제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모달리티 다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러한 대형 계약은 일부 후보물질의 임상 데이터 확보를 기반으로 체결됐으며, 전임상 단계 자산뿐 아니라 초기 임상 단계 후보물질까지 거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일부 계약은 복수 프로그램 또는 초기 단계 자산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단위 구조로 체결되고 있다.
향후 전망
2026년 들어서도 중국 기업의 글로벌 라이선싱 아웃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1~2월 두 달간 체결된 계약만 13건, 합산 450억 달러에 달한다.
• 中CSPC 제약–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총 185억 달러(선지급금 12억 달러)
장기 지속형 GLP-1·GIP 기반 후보물질 ‘SYH2082’와 함께, 비만·대사 질환에 대한 전임상 후보물질 3개가 포함됐으며, 추가적으로 CSPC의 약물전달·AI 플랫폼 기반 4개의 신규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한다. 총 8개 프로그램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가 중화권 외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갖게 된다.
• 中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일라이 릴리(Eli Lilly): 총 88.5억 달러(선지급금 3.5억 달러)
종양·면역학 타깃 항체 플랫폼에 대해 이노벤트가 중국 내 임상 2상(PoC)까지 주도하고, 일라이 릴리가 중화권 외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갖게 된다. 자세한 적응증 및 타깃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 中레메젠(RemeGen)–애브비(AbbVie): 총 56억 달러(선지급금 6.5억 달러)
PD-1×VEGF 이중특이항체 ‘RC148’ 후보물질의 중화권 외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애브비에서 개발 중인 면역항암 분야 ADC 후보물질과 병용 요법으로도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러한 흐름은 단기적 현상을 넘어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파이프라인 축적과 임상 가속화를 기반으로 한 후보물질의 글로벌 이전이 정착되면서 기술이전 시장은 대형 계약과 플랫폼 협력 중심의 구조로 고도화될 가능성이다. 다만 미·중 간 규제 환경과 데이터 이전 제한 등 정책 변수는 향후 거래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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