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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규제Watch-4월] "석유가격 인상제지법…수급조절기능 약화 우려"

매주 시작을 열게 될 '월요전문코너'에서는 △규제개혁 △기업경영 △산업정책 △AI세상 등 4가지 주제로 전문가들이 직접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첫째 주 월요일은 전문가들이 '규제 Watch' 코너를 통해...

[규제Watch-4월] "석유가격 인상제지법…수급조절기능 약화 우려"

<신아일보>가 매주 월요일 각 분야 전문가의 시각으로 산업정책과 시장 현안을 분석하는 칼럼 형식의 코너를 기획했습니다. 매주 시작을 열게 될 ‘월요전문코너’에서는 △규제개혁 △기업경영 △산업정책 △AI세상 등 4가지 주제로 전문가들이 직접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첫째 주 월요일은 <좋은규제시민포럼> 전문가들이 ‘규제 Watch’ 코너를 통해 월별 좋은규제, 나쁜규제를 선정하는 시간입니다./ <편집자 주>

석유 가격인상을 억제하는 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왼쪽 2번째). [사진=연합뉴스]

- 배관표 좋은규제시민포럼 홍보협력위원장

제22대 국회에서 지금까지 발의된 약 1만6000여건의 법률안 가운데 규제법안의 비율은 33.4% 수준이었다. 지난 3월에는 613건의 법률안이 발의됐고 규제법안 비율은 41.6%로 높아졌다. 법안이 짠물이 돼가는 것이다.

규제법안 비율 증가 배경은 최근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면 정치권이 나서 대응하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최근의 상황은 세계정치와 산업구조가 맞물려 형성된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잘못된 처방은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 혼란을 키우거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게 나쁜 규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윤준병 의원이 대표발의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17681)’을 보자. 윤 의원은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자 발 빠르게 법률안을 만들었다. 일부 주유소 가격이 국제유가 상승 폭보다 크게 오르는 것을 ‘바가지’라 부르면서 제지에 나선 것이다. 법안은 석유정제업자의 공급가액 확정 및 정산 의무를 명문화하고 나아가 ‘부당한’ 가격인상 행위를 한 석유판매자나 당초 통보가액보다 높은 가격으로 정산한 석유공급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물가안정 취지에는 공감한다. 다만 이러한 입법이 실제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이는 유통업계의 사적 계약 영역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으로 시장의 수급 조절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독과점 같은 명확한 시장실패 상황이 아니라면 정부에 의해 조정된 가격이 오히려 왜곡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입법을 통해 물가를 통제하는 방식이 실효적인 정책수단인지에 대해서부터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좋은 규제 법안도 다수 발의됐다. 전진숙 의원의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17306)’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만성질환자가 해당 질환의 관리를 위해 일정 기간 내에 처방받았던 의약품과 동일한 의약품을 일정량 조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약사가 의사의 처방전 없이 의약품을 조제할 수 있는 때를 재해로 인해 의료기관이 없어진 경우로만 제한하고 있는 현행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법안이다.

이에 따라 예외적 상황에서 만성질환자가 약이 없어 겪는 불편과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처방전 없는 조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에 신중한 검토가 이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이 법안의 방향 자체에는 공감할 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정치권은 더 많은 법안을 내놓는다. 그러나 시장이 흔들릴수록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입법이 아니라 필요 최소한도의 입법이다. 규제를 늘리는 국회보다, 나쁜 규제를 걸러내는 국회가 지금 더 절실하다. 아울러 국민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좋은 규제를 발의하려는 노력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신아필진 배관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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