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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군사주의 미국의 끝나지 않는 전쟁 야망

여기에 빅테크와 함께 무인, 극초음속, AI가 지배하는 군수산업의 미래도 전망한다. 이미 1조~1.5조 달러에 달하고 곧 2조 달러로 폭증할 미국의 천문학적 국방 예산과 막대한 무기 판매가 하나로 얽혀 돌아가는...

군사주의 미국의 끝나지 않는 전쟁 야망

[윤필의 수요책방]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윌리엄 D. 하텅, 벤 프리먼 지음/백우진 번역/부키)

2026년 2월 28일(현지 시각)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와 핵·군사시설을 공격하며 시작된 이란 전쟁이 당초 며칠 내 종료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의 예상과 달리 장기전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서 원유값이 폭등하고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설마 하던 중동발 화약고가 터지면서 자칫 ‘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각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타칭 ‘세계의 경찰’인 미국은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이란 등에서 수많은 전쟁과 무력 개입을 벌여왔다. 덕분에 미국 방산업계는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트럼프는 국방부 예산을 1조 달러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모든 군사 지출을 합하면 거의 2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의 국방예산과 정치자금 등을 연구하고 있는 저자들이 도대체 왜 미국은 전쟁을 멈추지 않는지 그 이면을 들여다본다.

미국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계 무기 시장의 43%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산 무기는 대부분의 분쟁에 불을 지필 뿐 아니라 ‘민주주의 병기창’이라는 주장과 달리 비민주적 정권에 너무나 자주 공급된다. 특히 억압적인 정권과 분쟁 지역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는 피해자들에게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는 동시에 미국의 안보와 영향력까지 약화시킨다.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6000마일(약 9600㎞) 이상을 날아간다. 이 미사일의 유일한 가치는 과도한 초과 비용으로 주머니를 채우는 방산업체들에 있을 뿐이며, 그 비용은 모두 납세자들이 부담한다. 이제는 멈춰야 한다.”

미국은 ICBM을 보유함으로써 발생하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보유하는 것은 미 ‘상원대륙간탄도미사일연합’이 강력한 로비활동을 벌이며 일자리와 이익 그리고 정치적 생존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 연합에는 노스다고타, 몬태나, 와이오밍 등 미사일 기지를 보유하거나 미사일 유지보수 및 신형 개발에 관여하는 주요 시설을 둔 주 상원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저자들은 ‘구시대적 방위 전략에 과도한 국방비가 지출되고 있지만, 안보를 실제로 강화하는지 확인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5대 방산기업은 록히드 마틴, 노스롭 그루먼, 제너럴 다이내믹스, RTX, 보잉이다. 2023년 이들 업체가 미국과 해외 정부로부터 따낸 무기 계약은 총 2070억 달러에 이른다. 이 엄청난 이익은 모든 반대 의견을 뒤집어 버리고 부정부패나 무기 효용성 문제가 제기될 때와 F-35 무기 체계가 제대로 작동 여부를 두고 쟁점을 벌일 때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미국이 끝없이 전쟁에 참여하면서 21세기에도 참전 용사들은 늘어나고 일부는 굶주림과 상처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참전에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더 나은 무엇인가로 이어졌는지 의문을 품으며 살고 있다. 한 다큐 영화 속 참전 용사 상당수는 전쟁에 왜 파병됐는지 잘 몰랐으며 정부가 전황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이는 무고한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사실에 고통을 겪었다고 털어 놓았다.

9·11 이후 미국이 치른 전쟁에서 미군 병사 7000명 이상이 전사했고 5만2000명 이상이 부상했다. 그들의 자살률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생도 급증하고 있다. 군에서 민간인으로의 힘든 전환을 겪는 과정에서 빈곤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번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군인이 희생될지 아무도 모른다. 저자들은 행정부와 의회, 군부, 언론, 싱크 탱크, 대학, 게임산업까지 미국 사회 전체를 뿌리째 장악하고 있는 군사주의 실체를 다룬다. 여기에 빅테크와 함께 무인, 극초음속, AI가 지배하는 군수산업의 미래도 전망한다. 이미 1조~1.5조 달러에 달하고 곧 2조 달러로 폭증할 미국의 천문학적 국방 예산과 막대한 무기 판매가 하나로 얽혀 돌아가는 군산복합체가 있는 한 또 다른 전쟁은 이미 예약돼 있을 것이다.

윤필 출판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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