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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책은행 삼각편대①] 한국산업은행 "K유니콘 도약 책임진다"

생성형 AI 열풍을 계기로 반도체, 플랫폼 전반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했고 한국에서도 AI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들이 핵심 수혜 대상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K 컬처와 K 뷰티에 대한 글로벌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국책은행 삼각편대①] 한국산업은행 "K유니콘 도약 책임진다"

퓨리오사AI 유니콘으로…리벨리온엔 차세대 반도체 개발 지원

150조원 국민성장펀드 핵심 역할 받아 파급효과 큰 산업 투자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3월 10일 NextONE 부산 IR센터에서 지역특화 벤처플랫폼 ‘KDB V:Launch’ 2026년 오프닝에 참여해 환영사를 전했다. 이날 박 회장은 “지역 벤처기업들이 유니콘으로 도약할 수 있는 든든한 발사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3곳이 정부의 생산적금융 정책을 견인하고 있다. 담보 대출 중심인 민간 은행이 모험자본 투자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 <인사이트코리아>는 벤처투자, 수출·글로벌진출 지원, 중소기업 금융 활성화를 위한 국책은행 3사의 행보를 살펴본다.

지난 2024년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겐 사실상 ‘빙하기’나 다름 없었다.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유니콘(Unicorn)’이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으면서 차세대 성장 엔진이 멈췄다는 진단이 나왔다.

고금리 장기화로 투자자가 벤처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을 통해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영향이 컸다.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초기·성장 단계 스타트업은 물론 유니콘 문턱에 있던 기업들까지 기업가치 상승이 사실상 멈춰섰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5년에는 리벨리온, 퓨리오사AI, 갤럭시코퍼레이션, 비나우 등 4개 기업이 새롭게 유니콘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중 두 곳이 AI 기업이라는 점은 글로벌 투자 흐름과 정확히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생성형 AI 열풍을 계기로 반도체, 플랫폼 전반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했고 한국에서도 AI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들이 핵심 수혜 대상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K 컬처와 K 뷰티에 대한 글로벌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지드래곤 소속사로 유명한 엔터테크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 스킨케어 브랜드 ‘넘버즈인’으로 알려진 비나우까지 유니콘 반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반전에는 정책금융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특히 한국산업은행은 ‘마중물 투자자(Anchor Investor)’ 역할을 자임하며 벤처 생태계 회복을 지원했다. 정부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금융권에 적극적인 모험자본 공급을 주문하자 산업은행은 AI·반도체 등 고위험·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빠르게 검토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퓨리오사AI다. 이 회사는 2025년 7월 산업은행 등의 투자자로부터 약 1700억원 규모 시리즈C 브릿지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에 등극했다. 당시 이 회사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독주하는 와중에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정책적 의지가 투자로 구체화된 사례로 평가된다.

산업은행 역할은 개별 투자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정부에서 산업은행은 사실상 ‘K 벤처캐피탈’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정부가 150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국민성장펀드’의 설계자이자 자금공급자, 운용관리자라는 3중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됐다.

국민성장펀드는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뿐 아니라 인프라 투자와 초저금리 대출까지 포괄하는 대형 정책금융 프로그램이다. 특히 전체 재원의 절반인 75조원은 정부보증 기반 기금채와 산업은행 자금을 통해 조성될 예정이다.

이 같은 역할도 산업은행이 그동안 쌓아온 경험에서 비롯됐다. 조선·석유화학 등 전통 주력산업이 후발주자로부터 추격을 받자 산업은행은 10년 전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벤처투자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벤처투자 유치플랫폼 KDB 넥스트라운드, 지역 특화 벤처플랫폼, KDB V:Launch,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KDB NextONE’을 운영했다. 특수목적펀드를 함께 조성하면서 벤처·스타트업에 매년 수천억원을 투자해왔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토스, 직방, 컬리, 리디 등 IT 스타트업으로 모두 유니콘 문턱을 넘었다.

국민성장펀드 조성 및 운용계획에 따르면 15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국민성장펀드의 자금 절반은 산업은행의 첨단전략산업기금으로 구성된다.<금융위원회>

‘K 엔비디아 육성’ 적극 지원

산업은행은 이제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보다 파급효과가 큰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3월 첨단전략산업기금을 통해 리벨리온의 AI 반도체(NPU) 양산 및 차세대 제품 개발에 2500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별도로 500억원을 추가 투입하면서 단일 기업 기준으로도 상당한 규모의 정책금융이 집중됐다. 이는 K 엔비디아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자금 집행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이러한 전략 변화에 맞춰 조직과 인력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2025년에는 AI·바이오·반도체 등 첨단산업 투자 경험자를 우대하는 직접투자팀장 공개모집을 진행하며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또한 신입행원(5급) 채용 역시 기존의 경영·경제·IT 중심에서 벗어나 올해 하반기 AI·에너지·화학·바이오·글로벌 등으로 세분화해 산업별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단순한 금융기관을 넘어 ‘산업 투자기관’으로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된 셈이다.

박상진 회장은 이날 부산을 찾아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지역의 첨단산업을 적극 지원해 대한민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고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국토 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생산적금융 공급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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