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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국악원, 사라지는 굿의 밤, 무대 위 새 숨결

사라져가는 의식의 소리와 몸짓이 대전의 국악 무대에서 다시 숨을 고른다.

▲ 전통음악 단체 불세출이 동해안 오구굿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공연 ‘밤쩌: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를 무대에서 선보이고 있다

사라져가는 의식의 소리와 몸짓이 대전의 국악 무대에서 다시 숨을 고른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6월 5일 오후 7시 30분 국악원 작은마당에서 국악의 날 특집 공연으로 2026 시즌공연 '불세출, 밤쩌: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를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동해안 오구굿을 현대적 공연 언어로 풀어낸 창작 작품이다. 제목 '밤쩌'는 동해안 지역 세습무들이 오구굿을 부를 때 쓰던 은어 '밤저'를 소리 나는 대로 옮긴 말이다.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던 오구굿은 망자의 넋을 달래고 극락왕생을 비는 의식으로, 오랫동안 지역 공동체의 슬픔과 위로를 함께 품어온 전통예술이다.

▲ 창작공연 ‘밤쩌: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 공연 장면

불세출은 전통음악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감각으로 무대를 확장해 온 단체다. 이번 작품은 '202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 선정작'으로, 굿의 원형을 해치지 않으면서 국악 기악화 작업을 통해 의식의 흐름을 공연장 안으로 옮겼다.

무대에서는 무녀의 목소리와 타악의 울림이 맞물리며 동해안 해안가에서 이어져 온 망자 천도 의식의 깊이를 전한다. 관객은 굿을 민속 자료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삶과 죽음, 기억과 이별을 마주하는 시간으로 경험하게 된다.

공연은 굿의 시작을 알리는 '부정', 핵심 거리인 '초망자' 굿, 망자의 안식을 기원하는 '초롱가' 등 3장으로 구성된다. 각 장은 굿의 절차와 감정을 국악 기악곡 형식에 담아내며, 사라지는 전통이 오늘의 감각 속에서 어떻게 다시 살아날 수 있는지 보여준다.

▲ 국악의 날 특집으로 선보이는 불세출의 창작공연 ‘밤쩌: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 포스터

남일우 국악원장은 "국악의 날을 맞아 동해안 오구굿의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며 "불세출의 노래와 선율이 관객에게 오래 남는 평안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 예매는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누리집에서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국악원으로 문의하면 된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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