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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민은행 61건 제재] ①"허인-이재근 행장 때 문제"

보호 △개인정보·IT 보안 △내부통제·거버넌스 등 5개 분야에 걸쳐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제재는... 개인정보·IT 보안 분야도 다수의 미흡 사례가 확인됐다. 콜센터 위탁업체 직원 14명이 업무와 무관한 고객 정보를...

[국민은행 61건 제재] ①"허인-이재근 행장 때 문제"

금융감독원이 최근 KB국민은행에게 61건에 달하는 제재를 부과했는데요. 시중은행에 대한 금감원 제재로는 이례적으로 규모가 큽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제재 유형별로 데일리브리프가 들여다 봤습니다. [편집자주]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사진. KB국민은행.

[데일리브리프 박소희·황재희 기자] KB국민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역대급 규모의 내부통제 관련 제재를 받았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달 24일 국민은행에 과태료 2400만원(기관제재)과 임원 주의(문책) 1건을 포함해 경영유의 9건, 개선사항 50건, 자율처리 등 총 61건의 제재를 부과했다.

금감원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2024년 9월까지 3년간의 국민은행 업무를 들여다 보고 이번 제재를 내렸는데 허인ㆍ이재근 행장이 재임한 시기다.

허인 행장은 2021년말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23년11월 사임했고, 이재근 행장은 2024년12월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을 맡아 여전히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양종희 회장은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채 이 시기에 금융지주 부회장을 거쳐 회장으로 일하던 시점이다.

금감원은 2024년 8월 22일 40여명의 검사 인력을 국민은행에 투입해 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가 이번에 처음으로 공시된 것이다.

국민은행이 받은 제재는 크게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 △여신 심사·담보 관리 △금융소비자 보호 △개인정보·IT 보안 △내부통제·거버넌스 등 5개 분야에 걸쳐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제재는 통상적인 정기검사의 결과"라며 이례적인 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 관계자는 데일리브리프에 "이번에 공개된 제재는 검사 결과의 일부"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정기 검사는 끝났지만 수시 검사나 사후 절차 등이 아직 진행중이어서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국민은행은 이번 금감원 지적사항에 대해 후속 조치를 완료한 뒤 금융당국에 '개선 완료' 보고 를 해야 한다.

물론 통상적인 절차다. 은행은 보통 2~3년 주기로 금감원 정기검사나 수시검사등을 받고 있는데 지적 사항이 나오면 관련 업무의 프로세스를 점검해서 개선하고 이를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만약 금융당국이 기준에 미흡하다고 평가하는 경우 다시 지적을 받게 된다.

◇ 담보 부풀리기·부실 여신·ETF 쏠림… 손실로 이어진 제재들

이번 검사에서 국민은행의 관련 법 위반 사안은 2건으로 은행법과 보험업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제재를 받았다.

먼저 은행법 위반은 국민은행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지분증권을 취득한 뒤 금융위원회(금융위) 보고 및 공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과태료 2400만원 부과와 함께 해당 임원에 대한 문책을 받았다.

은행은 은행법 제35조의3 제5항에 따라 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가 발행한 지분증권을 자기자본의 1만분의 10 또는 50억원 중 적은 금액 이상 취득할 경우 지체 없이 금융위에 보고하고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하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국민은행은 또 보험업법 제91조 제3항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할 때는 상품 3개 이상을 비교ㆍ설명하고 확인서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국민은행은 법 위반 외에도 9건의 경영유의와 50건의 경영개선 제재를 받았는데 경미한 사안도 있지만 해석에 따라 법 위반으로 볼 수 있는 사안도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59건의 '경영유의 및 개선' 사항의 가장 큰 특징은 해외사업과 관련된 업무가 많이 적발됐다는 것이다.

먼저 국민은행은 미국 LA 빌딩 담보 재평가 과정에서 다른 금융기관 대비 담보가치를 과대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도네시아 B사에 2018년부터 2023년까지 4차례 지분투자를 하면서 이사회에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고 시장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내부 프로세스의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ETF(상장지수펀드) 투자 금액 7415억원 가운데 90.3%(6698억원)를 계열사 상품에 집중한 사실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투자대상 선정 기준의 객관성이 부족하다며 업무 개선을 주문했다.

부동산 담보 대출 과정에서 부적절한 업무가 사고로 이어진 사례도 드러났다. 집합상가에 대한 대출을 하면서 상가 36개 가운데 34개가 공실인 것을 알면서도 외부 감정평가서를 근거로 무리하게 대출을 실행했다가 금융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신상품 대출금리 개발 과정에서는 금리 구성 항목이 잘못 반영돼 고객에게 대출이자 268만원이 과다 부과된 사실도 확인됐다.

◇고객정보 무단 조회 등…'내부통제' 총체적 부실

국민은행은 이번에 금융소비자보호 측면에서도 여러 건의 제재를 받았다. 구속행위 의심 거래 36건을 금융당국에 통지하고도 사후점검을 전혀 하지 않았으며 금리변동 알림 대상 고객의 일부에게 통지 자체가 누락된 사실도 있었다.

개인정보·IT 보안 분야도 다수의 미흡 사례가 확인됐다.

콜센터 위탁업체 직원 14명이 업무와 무관한 고객 정보를 95건 무단 조회한 사실이 적발됐고, 자체 점검에서 점검자와 조회자가 동일인인 경우가 4만3960건(7.2%)에 달해 내부 감시의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개인신용정보를 국외이전 처리하는 업무를 외부 수탁사에 맡기는 과정에서 관리 및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드러났다.

심지어 2001년 옛 한국주택은행 시절 생성된 백업 테이프가 20년 이상 방치된 사실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내부통제·거버넌스 부문에서는 임원 성과급 환수 제도의 실효성 문제와 성과 평가 체계의 내부통제 부실이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명령휴가 점검도 형식적으로 운영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재근 전 행장 재임시절 행적… 배경엔 '잇단 금융사고'

금감원이 이번 정기 감사에서 국민은행 업무를 구석구석 꼼꼼하게 들여다 본 배경에는 잇단 금융사고가 의혹을 키웠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2024년 상반기에 총  488억원에 달하는 부정대출 사고 3건을 비롯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문제까지 불거졌다. 당시 국민은행이 판매한 ELS는 잔액 기준 8조1972억원으로 은행권 전체 판매액(15조4000억원)의 절반 이상이었다.

당시 은행장은 현재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이재근 글로벌사업부문장이다. 이재근 전 행장은 2022년 1월 은행장 자리에 오른 뒤 2023년 연임에 성공했으나 2024년 3연임에는 실패했다. KB금융지주는 2024년말 부문장 자리를 새로 만들어 그를 글로벌사업 수장으로 발령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금감원 제재에 이 부문장의 재임시절 행적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 부문장이 행장으로 재직하던 2022년 3월 당시 A금융지주 비상무이사를 겸직했지만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것도 이번 금감원 검사에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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