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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민연금 '주총 보이콧' 강화…이사 축소·자사주·보수 줄줄이 반대

국민연금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이사 선임 구조, 자사주 활용, 보수 한도 등 핵심 안건에 대해 잇달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민연금 '주총 보이콧' 강화…이사 축소·자사주·보수 줄줄이 반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제공)

국민연금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이사 선임 구조, 자사주 활용, 보수 한도 등 핵심 안건에 대해 잇달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개정 상법 취지에 맞춘 주주권익 보호라는 명분이지만, 기업 경영권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논란도 동시에 커지는 양상이다.

◆ 이사 축소·정관 변경에 잇단 제동

효성중공업은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정원을 기존 3∼16명에서 3∼9명으로 축소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지만 국민연금 반대로 무산됐다.

회사 측은 이사 수를 줄여 대주주 중심의 경영권 방어를 강화하려 했지만, 국민연금은 이를 소액주주 권한 약화로 판단했다.

국민연금은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이사 선임을 제한할 수 있고, 집중투표제(이사 수만큼 표를 1명에게 몰아주는 제도) 청구 가능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기조는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빙그레와 카카오 주주총회에서도 이사 수 상한 축소 정관 변경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빙그레의 경우 전자주주총회 참여 제한 조항 역시 주주 접근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26일 열리는 녹십자와 대웅제약 주주총회에서도 이사회 정원 축소 안건에 반대할 예정이다. 같은 날 신한금융그룹 주총에서는 진옥동 회장 재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 방침을 정했다.

◆ 자사주·보수 한도까지 전방위 압박

자사주 활용과 이사 보수 한도 역시 주요 타깃이다.

자사주가 '주주가치 제고'가 아닌 임직원 보상 등에 활용되는 것은 취득 목적과 어긋난다는 판단이다.

26일 하루에만 98개 상장사 주주총회가 예정된 가운데, 국민연금은 자사주 보유·처분, 정관 변경, 보수 한도 등을 중심으로 반대 의결권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218개 상장사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이 정해졌다.

구체적으로 NH투자증권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한도 확대 정관 개정안, 키움증권의 사외이사 임기 조정 및 보수 한도 안건 등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엠앤씨솔루션의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안 역시 일반 주주 의견 반영이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반대했다.

현대건설, 대한항공 등 주요 상장사에 대해서도 이사 보수 한도가 경영성과 대비 과도하다는 기준으로 반대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했다.

대한항공 우기홍 사내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과거 주주권익 관련 감시 의무 수행 여부 등을 고려해 반대하기로 했다.

반면 모든 안건에 일률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은 카카오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과 자기주식 소각 안건 등에 대해서는 찬성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 "주주권익 보호" vs "경영 자율성 침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올해 들어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지난해 의결권을 행사한 3165개 안건 중 반대 비율은 20.79%로 2020년 15.75% 대비 5%포인트 이상 늘었다.

이 같은 변화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개정 상법 취지와 맞물려 기업 지배구조 전반을 점검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약 264조원, 지분 5% 이상 보유 상장사는 272곳에 달한다.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면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기업 경영에 대한 과도한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사 충실 의무와 자사주 소각 등을 담은 상법 개정에 더해 국민연금까지 징벌적인 의결권을 행사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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