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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민연금 '무더기 반대' 뚫은 삼성전자, 주총 안건 모두 가결

국민연금이 이사 임기 유연화와 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 제동을 걸었지만, 삼성전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핵심 안건을 모두 통과시키며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 전략 재정비를 동시에 추진했다. 주주권 보호를...

국민연금 '무더기 반대' 뚫은 삼성전자, 주총 안건 모두 가결

이사 임기 유연화 논란 속 지배 구조 개편

사외이사 독립성 갈등···기관·기업 시각차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국민연금이 이사 임기 유연화와 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 제동을 걸었지만, 삼성전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핵심 안건을 모두 통과시키며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 전략 재정비를 동시에 추진했다. 주주권 보호를 앞세운 기관투자가와 기업 간 견해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 장면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18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주총을 앞두고 국민연금은 주요 안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핵심 쟁점은 ‘이사 임기 유연화’ 정관 변경과 허은녕 사외이사(감사위원 겸임) 선임이었다.

국민연금은 이사 임기를 기존 3년에서 ‘3년 이내’로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사외이사의 임기를 단축하거나 연장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근 집중투표제 강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 상법 개정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허은녕 후보에 대해서는 “회사와의 이해관계로 인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기부해 온 기관과의 연관성을 문제로 지적한 것이다.그러나 이 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당 안건들은 모두 주주총회에서 가결됐다. 이사회 구성 역시 김용관 사내이사 선임과 허은녕 사외이사 선임이 예정대로 통과됐다.

이사 보수 한도도 기존 360억원에서 450억원으로 확대됐다. 일반보수 260억원, 장기성과보수 190억원으로 구성된 보수 체계를 제시했다.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 역시 승인되며 향후 임직원 보상과 소각, 장기 보유 방안이 병행 검토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SDS, 삼성SDI 등 주요 기업 주총에서도 이사 보수 한도와 전환사채 발행 한도 확대, 전자주주총회 배제 등 안건에 대해 일괄적으로 반대했다. 기금운용본부는 “상법 개정 취지에 반하거나 주주가치 제고를 저해하는 안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올해 주총 시즌에서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바 있다.

이번 주총은 결과적으로 기관투자가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기업 측 안건이 대부분 관철되는 구조를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지배구조와 이사회 독립성, 주주권 보호를 둘러싼 논쟁은 향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을 통해 AI 중심 경영 전략도 재확인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DS부문은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원스톱 설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 반도체 회사”라며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33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했다. AI 수요 대응을 위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주환원 정책도 유지된다. 삼성전자는 9조8000억원의 정규 배당과 1조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AI 반도체부터 모바일·가전까지 전 제품군에 적용된 기술이 공개됐다. HBM4·HBM4E, 차세대 2나노 공정, 첨단 패키징 기술과 함께 갤럭시 S26, AI 가전, 마이크로 LED 등이 전시되며 사업 전반의 AI 전환 흐름이 강조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을 두고 “지배구조 논쟁과 AI 전략이 동시에 부각된 자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기조와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 간 충돌이 본격화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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