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왼쪽 네번째부터),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등이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민성장펀드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2500억원을 직접 투자한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을 활용한 첫 직접 지분투자 사례로, 정부의 AI 반도체 육성 정책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열린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1차 메가프로젝트 중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NPU(신경망처리장치) 팹리스 기업 리벨리온에 2500억원을 직접 투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안건은 지난 1월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 2월 울산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공장 구축사업과 평택 5라인 AI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사업에 이어 네 번째 승인 안건이며, 직접투자 방식으로는 첫 사례다.
이번 투자로 리벨리온에는 첨단전략산업기금 2500억원, 산업은행 500억원, 미래에셋 등 민간투자자 3000억원 등 총 6000억원 규모 자금이 투입된다.
리벨리온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올해 7월 양산 확대를 목표로 하는 2세대 AI 반도체 'Rebel100TM' 생산과 차세대 칩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공문에 따르면 Rebel100은 초대형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로, 차세대 메모리인 HBM3E를 탑재해 데이터 병목현상을 줄이는 구조를 갖췄다.
지원 방식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매입이다. RCPS는 일정 조건에서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환권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동시에 가진 우선주로, 벤처투자에서 자주 활용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번 투자가 기존 메가프로젝트와 달리 정책금융이 직접 리스크를 부담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단순 대출을 넘어 기술 불확실성이 큰 AI 반도체 벤처의 성장 리스크를 함께 나누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지원의 핵심을 국내 AI 반도체 기업의 '데스밸리(Death Valley)' 돌파에 두고 있다.
AI 반도체는 대규모 연구개발과 양산 자금이 필요하지만 회수 기간이 길어 민간 자금만으로는 상용화 직전 단계에서 자금 공백이 발생하기 쉽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장기 인내자본(Patient Capital)을 공급함으로써, 국내 NPU 기업이 기술개발과 양산을 이어갈 수 있는 재무 기반을 보강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책적 의미도 적지 않다. 정부는 이번 투자를 단순한 반도체 생산 지원이 아니라, 국산 설계와 제조를 잇는 AI 산업 생태계 고도화와 '소버린 AI' 경쟁력 강화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가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인프라·AI 서비스 전반의 기반이 되는 만큼, 리벨리온 같은 국내 팹리스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면 국가 AI 주권과 산업 자립도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는 "향후에도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추가 투자 대상을 발굴해 국내 유니콘 기업이 데카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7일 금융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국내 AI 반도체 기업 대표들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AI 반도체 투자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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