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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무회의서부터 정면충돌…주거정책 두고 이재명 vs 오세훈 본격화?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0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0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서울시 주택 행정과 관련해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

민선 9기 출범 이후 열린 국무회의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 정책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서울의 재개발·재건축과 주택 공급이 지연된 이유를 보고하라고 요구했고, 오 시장은 정부 규제가 공급을 막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밀었다. 정부의 세제 중심 수요 관리 기조와 오 시장의 공급 확대·규제 완화 요구가 정면으로 맞부딪히면서, 주거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이재명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의 갈등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청와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두 차례 부동산 정책에 관한 발언을 신청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달 23일 국민 대토론회가 예정돼 있다며 “의견은 서류로 받겠다”고 제지했다. 오 시장이 준비한 보고서로 발언을 대신하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서울시 재개발·재건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공급 물량이 부족한 이유가 무엇인지 담아 달라”고 주문했다. 오 시장은 회의 후 “준비한 보고서에는 불편한 내용도 담겨 있다”며 “토론 자료로 작성한 만큼 꼭 일독해서 다양한 의견이 균형 있게 채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 직후 서울시청에서 별도 브리핑을 열고 반격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등 유관 부처의 협조가 미비해 사업이 늦어지는 사정을 대통령이 모르는 것으로 들렸다”며 현 정부의 상황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직격했다. 이튿날에는 ‘국무회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라는 영상을 공개하고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여섯 차례 나온 부동산 대책이 집값과 전월세 가격을 오히려 밀어 올렸다고 비판했다.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0회 국무회의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이같은 장면은 해프닝이라기보다 두 사람의 정책 노선 차이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양측의 충돌은 이미 전세 문제에서 예고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를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일종의 사금융으로 규정하며 전세 물량 감소를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곧바로 “전세 소멸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정부가 공급줄을 끊어 벌어진 정책참사”라고 반박했다. 이후 오 시장은 이 대통령에게 별도 면담까지 요청했다.

두 사람의 해법은 공급 주체와 규제에서 갈린다. 정부는 6·27 대출 규제와 10·15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으로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동시에 9·7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35만 가구를 착공하겠다는 구상이다. LH 직접 시행과 공공 유휴부지 개발 등 공공의 역할을 키우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실거주 1주택이라도 초고가 주택에는 보유 부담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반면 오 시장은 수요 억제만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으며 최근 3년간 서울 공급의 90% 이상을 담당한 민간을 풀어줘야 한다고 맞선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472곳, 모아타운을 포함해 700곳이 넘는 정비사업을 추진해 2031년까지 31만 가구를 착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을 70%로 높이고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완화하는 한편 민간 정비사업 법적 상한 용적률을 1.2배로 확대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매입형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종합부동산세 규제 완화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유지 등도 건의했다.

오 시장이 정부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근거는 매매·전세·월세의 ‘트리플 상승’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1% 올랐고 전세와 월세도 각각 6.8%, 6.6% 상승했다. 서울시는 대출과 임대사업자 규제가 매매 수요를 전월세 시장으로 밀어내면서 세 시장이 동시에 불안해졌다고 본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역전승하면서 야권의 유력 주자로 부상한 오 시장에게 주택 정책이

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드러낼 핵심 전선이라 보고 있다. 문제는 중앙정부가 금융·세제를, 서울시가 정비사업 인허가와 도시계획을 쥐고 있어 어느 한쪽만으로는 공급 확대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정책 대결이 공조가 아닌 책임 공방으로 흐를 경우 사업 지연과 시장 불확실성만 커질 수 있다.

오는 23일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가 양측의 다음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서울시가 제출한 건의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별도 면담 일정은 잡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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