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차입, 투자 펀드 등 민간 재원 동원...대출, 보증·보험 등으로 개도국 지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사진=재정경제부]
정부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유상원조를 통한 개발도상국 경제개발과 한국 기업 해외 진출 지원에 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의 지속적인 확대가 어려운 만큼 민간재원 등 다양한 금융수단을 통해 개도국 개발을 지원하는 '새로운 개발금융' 모델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가 13일 제157차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운용위원회(위원장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를 열고 '2026~2028년 대외경제협력기금 중기운용방향'을 의결했다.
EDCF(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는 개도국 산업발전 지원과 한국과의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장기·저리로 빌려주는 유상원조 자금이다.
정부는 이번 중기운용방향에 대해 국민 신뢰의 바탕 위에서 한국과 수원국 공동의 상생 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 원칙 하에 인공지능(AI)·문화·공급망 등을 중점분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향후 3년간 연평균 3조원, 총 9조원 규모 신규 사업 승인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개척 지원 ▲국민 신뢰 제고 ▲개발 효과성 제고 ▲기금운용 효율성 제고를 4대 분야 추진과제로 수립했다.
지원 규모의 경우 직전 계획(2025~2027년 중기운용방안)에서 제시했던 3년간 14조1000억원(연평균 약 4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폭 축소됐다. 이는 지난 윤석열 정부 시절 캄보디아 등 일부 국가 지원 한도를 급격히 늘리고, 특정 건축사의 반복 참여 및 종교단체, 인맥 개입 의혹 등 불투명한 운영에 대한 지적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대내외 ODA 환경을 보면 주요 공여국들이 ODA와 경제·안보 이익 간 연계를 강화하면서 전반적으로는 개발재원 공급을 축소하는 상황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정부는 글로벌 시장 개척과 관련해 EDCF 인프라 사업에 AI 요소 내장(AI-embedded)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인프라 운영 성과를 높인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점진적인 확산을 추진한다.
또 한국의 문화 산업 육성과 관련한 정책 경험을 개도국의 문화 인프라 건설 지원을 위해 전수하고, 무상 ODA와 연계해 K-콘텐츠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핵심 광물 등 전략자원 잠재력이 높은 국가에 EDCF 지원을 늘려 협력기반 구축과 공급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의지다.
EDCF 운용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사업정보의 원칙적 공개, 정책실명제 및 사업이력제, 내부신고제와 현장점검 강화를 올해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또 다양한 개발협력수단을 통합적으로 기획·운영해 EDCF와 전체 ODA 개발효과성을 적극적으로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경제의 글로벌 사우스 신시장 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한국형 개발금융'도 추진한다.
해외 주요 선진국의 경우 시장 차입이나 투자 펀드 등 민간 재원을 동원해 대출, 보증·보험, 지분투자 등 다양한 금융수단으로 개도국 개발을 지원하는 만큼, 올해 상반기 중 한국형 개발금융 추진을 위한 범부처 T/F를 출범해 세부 추진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해외 개발금융기관과의 협력 등으로 개발금융 수행 역량도 키운다는 방침이다.
또 정부는 장기 지연 사업에 대해서는 승인 취소 등으로 EDCF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전략수출금융기금을 활용한 이익 환류 체계를 마련해 국내 수출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는 "현재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 환경은 보호무역 확산과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전례없이 급변하고 있다"며 "'변화의 바람이 거셀 때 누군가는 장벽을 쌓지만, 누군가는 풍차를 세운다'는 격언처럼, 정부는 대외 리스크 대응에 필요한 '장벽'을 쌓는 한편, 통상 전략과 개발금융 등 중장기 대응 기반인 '풍차'도 함께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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