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시대 중요한 요소 속도…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 필요”
美 실리콘밸리 찾아 광폭 행보…팔란티어·스킬드AI 연쇄 회동
구광모 LG 회장.<배경=뉴시스, 인물=LG, 편집=남빛하늘>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AI 전환(AX) 가속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달 초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AI 기업들과 연쇄 회동한 데 이어 엔비디아와 기술 동맹을 강화하며 ‘K엑사원(EXAONE)’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 AI연구원과 엔비디아 경영진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마곡 LG AI연구원 본사에서 만나 차세대 AI 모델 개발 협력과 AI 생태계 공동 구축을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양사는 LG의 AI 모델 ‘엑사원’과 엔비디아 ‘네모트론(Nemotron)’ 오픈 에코시스템을 결합해 전문 분야 특화 모델을 공동 개발하는 등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LG AI연구원과 엔비디아는 ‘엑사원 3.0’부터 K엑사원, ‘엑사원 4.5’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기술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LG AI연구원은 엑사원 개발 과정에서 네모트론 오픈 데이터셋을 활용해 데이터 학습 품질을 확보했다.
엔비디아는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Blackwell)과 AI 개발 플랫폼(NeMoFramework), 추론 성능 강화 소프트웨어(TensoRT-LLM)를 제공하며 AI 모델 학습 최적화와 추론 성능·효율성 향상을 지원했다.
양사의 기술 협력은 실제 성과로도 나타났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최근 발간한 ‘AI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주목할 만한 AI 모델 5개를 배출하며 미국·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 가운데 4개가 LG AI연구원 엑사원 시리즈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최초 추론 모델 ‘엑사원 딥(Deep)’, 의료 특화 AI ‘엑사원 패스(Path) 2.0’, 국내 첫 하이브리드 모델 ‘엑사원 4.0’, 국가대표 AI 모델 ‘K엑사원’ 등이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엔비디아는 엑사원 개발을 함께해 온 핵심 기술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LG와 엔비디아의 협력을 연구개발 생태계 확산으로 한 단계 넓혀 산업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소버린 AI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25일 서울 중구 남산리더십센터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구광모 LG 회장이 사장단에게 속도감 있는 AX 추진을 당부하고 있다.<LG>
최근 LG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확대하며 동맹 전선을 넓히고 있다. 이는 구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AX 가속화 의지와 맞닿아 있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사장단 회의에서 AX를 미래 경쟁력 본질로 규정하고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속도’를 꼽았다.
그는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필요하다”며 “사업의 임팩트가 있는 곳에서 작은 것이라도 빠르게 실행해 성과를 축적하고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X는 특정 조직만의 과제가 아닌 최고경영자(CEO)와 사업책임자가 직접 방향을 잡고 이끌어야 하는 과제”라며 사장단의 강력한 실행을 주문했다.
특히 이번 사장단 회의는 회의 자체를 하나의 ‘AX 실행 현장’으로 구현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사장단은 분임조 토의 과정에 엑사원을 통해 실시간으로 논의 맥락을 분석, 키워드를 추출하고 요약하는데 활용했다.
구광모(오른쪽) LG 회장이 이달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피지컬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아비나브 굽타 스킬드AI 공동 창업자와 휴머노이드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LG>
구 회장은 이달 초에는 실리콘밸리를 찾아 글로벌 광폭 행보를 펼쳤다. 현지에서 구 회장은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와 디팍 파탁·아비나브 굽타 스킬드AI 공동 창업자를 잇달아 만나며 AX 가속화를 위한 인사이트를 나눴다.
이번 회동은 그룹의 AI 사업화 방향과 피지컬 AI 분야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신속한 성과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팔란티어와 스킬드AI는 각각 기업 운영체계의 AX, 피지컬AI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갖춘 기업이다.
구 회장은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방문해 AI 중심 선제적 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 주요 계열사 7곳이 출자한 약 8억9000만 달러 규모 펀드를 운영하며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까지 90여개 기업과 펀드에 총 4억2000만 달러를 집행했다.
재계 관계자는 “LG는 구 회장 취임 이후 AI를 그룹의 핵심 미래 성장 축으로 삼고 집중해 오고 있다”며 “오너의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AI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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