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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굉음 울리는 공장서 본 매일마린의 변신 선용품 넘어 신소재·방산 등 해...

◆선용품 창고에서 해양테크 파트너사로 매일마린의 성장사는 부산항 현장에서 출발한 기업이 어떻게 제조와 소재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왔는지를 보여준다. 선박 출항 시간을 맞추기 위해 움직이던 조달 역량은...

굉음 울리는 공장서 본 매일마린의 변신 선용품 넘어 신소재·방산 등 해...

지난 23일 매일마린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명진 매일마린 대표이사(메인비즈협회장)이 기업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김혜준기자

지난 23일 오전 찾은 매일마린 창원공장에는 철판을 다루는 굉음이 이어졌다. 천장이 20m를 훌쩍 넘는 공장 안에서는 대형 패널 작업이 한창이었다. 마산가포신항 배후단지에 자리 잡은 이곳은 조선기자재와 특수선·함정, 플랜트, 산업설비 제작을 맡는 매일마린의 제조 거점이다.

첫인상은 일반적인 선용품 기업과는 거리가 있었다. 매일마린은 부산 영도에서 선박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창원·경주·진해로 거점을 넓혀 정밀가공과 대형 구조물 제작, 화학제품 공급, 첨단 소재 개발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김명진 매일마린 대표이사는 이날 기업 브리핑에서 “목표는 현장 중심의 신뢰와 기술 기반의 확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 출항 10분 전에도 움직이는 산업

매일마린의 출발점은 선용품이다. 선용품은 선박 운항과 유지·보수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뜻한다. 선박이 항만에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식자재와 소모품, 정비 자재 등을 공급해야 하는 만큼 속도와 정확성이 핵심이다.

김 대표는 “선용품은 선박을 운항함에 있어 유지·보수하기 위한 물품”이라며 “배가 출항하기 10분 전 필요한 제품을 공급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마린 부산본사는 1992년 창업 이후 부산 영도구를 기반으로 선용품·선식·선박 MRO 통합 공급 사업을 해왔다. 4개 전용 창고와 직구매 네트워크, 전국 항만 대응 체계를 바탕으로 약 100개 글로벌 파트너사와 거래하고 있다. 주요 고객으로는 현대글로비스, HMM, 장금상선, 시도상선 등이 거론된다.

김 대표는 부산항의 경쟁력도 강조했다. 그는 “2025년 기준 부산항은 세계 항만 경쟁력 4위로 평가받고 있다”며 “생산성, 연결성, 지속가능성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 한계 넘어 제조로…M&A가 만든 전환점

매일마린의 변화는 인수합병을 통해 본격화됐다. 2018년 세화기계를 인수하며 선박 엔진 부품 정밀가공 역량을 확보했고, 2020년 법정관리 중이던 SAS를 인수해 현재의 창원공장 제조 기반을 마련했다.

김 대표는 제조업 확장 배경에 대해 “기술력이 아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세화기계 인수를 언급하며 “매출도 좋고 기능공도 많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었지만 승계 문제를 겪고 있었다”며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어렵다고 포기하거나 해외로 가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경주에 위치한 세화기계는 선박 엔진 부품을 정밀가공하는 기업이다. 터보차저 케이싱, 로터 샤프트, 크로스 헤드 핀 등을 생산하며 현대중공업, HSD엔진, 한화파워시스템, STX중공업 등과 거래하고 있다.

대규모 판넬 작업 중인 매일마린 창원공장 현장. 사진/김혜준기자

창원공장은 대형 구조물 제작을 맡는다. 마산가포신항 배후단지에 위치해 제작과 반출, 항만 물류를 연결하기 유리한 입지를 갖췄다. 매일마린은 이곳에서 30m급 구조물 제작 경험을 쌓았고, 조선기자재와 특수선·함정 블록, 플랜트 설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김 대표는 “창원공장은 대형 구조물 제작에 특화돼 있다”며 “육·해상 플랜트, 조선기자재, 선박 블록까지 다양한 대형 제품 제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해상풍력 프로젝트 참여…“공급서 제작까지”

매일마린은 최근 글로벌 에너지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창원공장은 네덜란드·독일 전력망 사업과 연결된 TenneT 2GW 해상풍력 프로젝트 일부 물량을 수행하고 있다. 회사 측 자료에 따르면 창원공장은 해양플랜트 강재 패널 제작을 맡고 있으며 초기 물량은 4600톤 규모다.

이 같은 흐름은 매일마린이 단순 공급업체에서 제조 실행력을 갖춘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 대표는 “부산 본사의 통합 물류 시스템을 필두로 창원의 플랜트 및 선박 블록 제조, 경주의 엔진 부품 생산, 진해 글로벌 공급 거점을 연결하고 있다”며 “제조와 물류를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5년에는 삼양통상도 인수했다. 삼양통상은 글로벌 해운 서비스 기업 윌헬름센의 케미컬 제품 공급망과 연결된 회사로, 매일마린은 이를 통해 동북아 화학제품 공급 인프라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그룹보다 파트너사”…수직계열화보다 상생 강조

김 대표는 이날 여러 계열사를 묶는 표현으로 ‘그룹’ 대신 ‘파트너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상법상 그룹이라는 표현보다 파트너사가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인수한 계열사들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마린 파트너사는 현재 부산 본사, 창원공장, 세화기계, 삼양통상, 매일세라켐 등으로 구성된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공급, 정밀가공, 제작·플랜트, 화학·소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했다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단순히 비즈니스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지역사회 및 산업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는 동반 성장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선용품산업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선용품 공급 실적의 수출 실적 인정 제도화를 추진한 점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연간 1조원 규모의 신규 시장 가치를 창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 성장축은 소재…매일세라켐에 거는 기대

매일마린이 특히 강조한 미래 성장축은 매일세라켐이다. 2023년 설립된 매일세라켐은 고기능성 세라믹 소재를 기반으로 불연·내화, 방탄, 전자파 차폐, 방사능 차폐 소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물류창고와 공장에서 왜 화재 피해가 반복되는지 고민했다”며 “불이 붙지 않는 소재로 공장을 만들고, 단열재를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매일세라켐이 방탄 경량 패널, 고내화 불연 패널, EMI·방사능 차폐 패널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방산, 조선, 건축, 특수시설 분야로 시장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매일세라켐이 완성되면 마지막 성장축이 될 것”이라며 “방탄, 도료, 방사선 차폐 등 분야에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용품 창고에서 해양테크 파트너사로

매일마린의 성장사는 부산항 현장에서 출발한 기업이 어떻게 제조와 소재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왔는지를 보여준다. 선박 출항 시간을 맞추기 위해 움직이던 조달 역량은 창원공장의 제작 능력, 세화기계의 정밀가공 기술, 삼양통상의 화학 공급망, 매일세라켐의 소재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매일마린은 현장에서의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공급에서 소재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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