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자금난 넘어 ‘국토정책 상생’ 이정표로
추정수익 초과시 지자체 환수 협약
사업비 이견 중재 성공땐 전국 기준
고금리·경기침체 극복 근본적 보완
중단에도 ‘공원 조성’ 안전장치 필수
중앙공원 조감도. /광주시 제공
개장 테이프를 끊고 시민들이 공원을 거닐기 시작했다고 해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사업자가 제안 당시 추정한 수익을 초과할 경우, 지자체가 그 초과분을 환수하도록 협약을 맺는 구조다. 따라서 아파트 입주와 공원 완공 이후 실제 투입된 사업비와 분양 수익을 정교하게 따져보는 ‘사후 정산’이야말로 본 사업의 진짜 마지막 관문이자 최대 분수령이다.
이 관문에서 광주시도 난항을 겪고 있다. 송정공원은 지난 4월, 중앙공원은 지난 6월 각각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협약서상 사업비 집행 인정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를 두고 양측의 이견이 팽팽한 탓이다. 중재 절차는 통상 6~8개월이 소요돼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판정은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지지만 중재 과정과 결과는 비공개된다. 시민의 자산과 직결된 초과이익 환수액 규모와 정산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을지가 핵심 쟁점이다. 세대수 축소, 자재비 상승 등이 ‘불가피한 사업비 증가’로 널리 인정될 경우 환수금은 크게 줄 수밖에 없다. 반대로 광주시가 협약 원칙을 확고히 세워 성공적인 정산 선례를 남긴다면, 비슷한 갈등을 겪는 전국 지자체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출발선에 머물러 있는 후속 사업장들은 ‘자금난’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양벌공원(27만여㎡)과 궁평공원(24만9천여㎡)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과 대주단 모집에 난항을 겪으며 당초 계획보다 사업이 지연됐다.
궁평공원의 경우 1천8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사업이 승인·고시를 마쳤으나 당초 목표했던 착공 시점을 넘겨 일정을 재정비하고 있다. 양벌공원 역시 실시계획 변경 인가와 주택건설사업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착공 시점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각 사업지마다 상황은 제각각이지만,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별 사업의 성패를 넘어 근본적인 제도 보완도 시급하다. 2009년 제도 도입 당시 초과이익 환수 조항 자체가 없었고, 2022년에야 협약서에 수익률과 공공기여 규정이 도입됐으나 하위법령 수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부재하다. 실제로 인천광역시는 2023년 협약을 개정해 기준수익률, 환수비율, 준공 후 정산 및 배분 시기 등을 명확히 정립한 바 있다.
지자체와 사업자간 ‘쩐의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PF 부실로 사업이 중단될 때, 당초 목적인 ‘공원 조성’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담보하는 제도적 안전장치 검토도 필수다. 광주시와 민간 추진자는 실효성 있는 ‘사업비 만회 대책’을 신속히 협의해야 한다. 지자체 역시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주택건설사업 승인 등 행정절차를 신속히 처리해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전향적인 협력 자세가 필요하다.
시가 준공 후 정산 갈등과 자금난 속에서 쌓아 올린 경험은 단순한 지역 현안에 그치지 않는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허점을 메우고, 지자체와 사업자가 상생할 수 있는 국토 정책 보완의 귀중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광주/이윤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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