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 무안도 “우리가 불리”… 전남광주시 조직개편 ‘논쟁’
조직개편 설명회서 광주·무안 공무원 승진·보직·근무지 둘러싼 동상이몽
광주 “의료·산업 이전에 보직 단절” vs 무안 “기획·정무 광주 쏠림에 소외”
2026년 08월 25일(화) 21:35
전남광주시청 전경
전남광주시의 첫 조직개편안을 놓고 광주·무안청사 공무원들의 반발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광주청사에서는 주요 정책·예산·인사 권한이 장기적으로 무안 중심으로 기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쏟아진 반면, 무안청사에서는 시장·부시장과 기획 기능 등이 광주에 배치된 만큼 오히려 전남 공무원들이 인사와 조직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통합 두 달도 되지 않아 양 지역 공무원들이 서로 “우리 쪽이 불리하다”고 인식하면서 조직개편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25일 전남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광주청사와 무안청사에서 각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반기 조직개편안 설명회를 열었다.
조직개편안 기구를 8본부 27국 146과로 재편해 1본부 3국 7과를 늘리고 정원을 54명 증원한 1만1178명으로 잡았지만, 설명회에서는 기능 배치와 인사 총괄권을 둘러싼 광주·전남 간 인식차가 그대로 드러났다.
질의응답 시간 대부분은 근무지와 승진, 보직, 정원, 예산·인사 권한 등을 둘러싼 직원들의 불만과 우려로 채워졌다.
광주청사 직원들의 반발은 행정수요와 기능 배치가 맞지 않는다는 데 집중됐다.
한 직원은 ‘보건·의료 기능이 무안으로 옮겨가는 방안을 두고 광주에 상급종합병원과 전문기관 등 의료 인프라와 감염병 대응 네트워크가 집중돼 있는데도 현장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산업혁신 분야의 동부청사 배치에 대해서도 광주가 구축해 온 바이오·의료산업 생태계와 기업 네트워크를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조직이 옮겨간 뒤 광주에 남는 직원들의 ‘보직 단절’도 쟁점이었다.
직원들은 “주요 부서가 무안에 있으면 무안으로 가야 승진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까지 내놨다. 시는 3년간 광주와 전남의 승진 인원을 별도로 관리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지만, 조직개편으로 업무 자체가 다른 청사로 옮겨가는 경우의 구체적인 대책에는 확답하지 못했다.
4급 이하 인사와 승진, 근무평정 등이 공무원들에게는 더욱 직접적인 문제인 만큼 명목상의 인사 총괄이 아니라 실제 권한 배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무안청사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전남도청 노조 측은 설명회에서 “시장·부시장과 기획·정무가 광주로 가는 만큼 인사는 전남이 총괄해야 한다”는 기존 요구를 다시 꺼냈다. 광주와 비교해 고위직 자리도 부족하다며 직급을 동등하게 맞추고 인사 총괄 기능을 무안청사에 둬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전남 공무원들은 광주 직원들의 근무지 보장 요구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 직원은 “광주시청 직원들이 종전 근무지를 요구하지만 전남청사와 동부청사 직원들도 누구보다 강하게 종전 근무지를 요구하고 있다”며 환경직 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광주에서는 의료·바이오 등 도시형 행정수요가 많은 기능을 현장 가까이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데 비해, 무안에서는 하천·상하수도·재난 등 넓은 면적을 관리해야 하는 전남의 특성을 무시한 채 관련 기능을 광주로 가져가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반발이 제기됐다.
무안청사 직원은 “전남은 하천과 상하수도 등 현장 업무의 범위가 넓은데 광주에 기능을 집중하면 먼 지역의 현장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종전 근무지 보장’이라는 통합 원칙이 오히려 새로운 숙제도 만들고 있다. 기능은 한 곳으로 통합하면서 직원 이동은 제한될 경우, 업무를 맡은 청사와 실제 근무 인력이 따로 움직이는 기형적인 구조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실제 무안청사에서는 보건·복지 기능을 통합한 뒤에도 직원들이 기존 지역에 남으면 확대된 광주·전남 전체 업무를 누가 담당할지 모르겠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전남광주시 역시 “현재 단계에서 명확하게 답변하기 어렵다”며 향후 부서 희망조사와 인력 재배치를 통해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설명회는 전남광주시 조직의 밑그림을 알리는 자리라기보다 광주와 전남 공직사회에 누적돼 있던 불안감이 한꺼번에 드러난 자리가 됐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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