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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광주 스마트기기 '보급' 뒷감당 '관리' 청구

AI·디지털 학습도구를 일상 수업에 정착시키고, 학생들의 학습 접근성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유지관리 비용 증가와 일부 자부담 구조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이...

광주 스마트기기 '보급' 뒷감당 '관리' 청구

광주지역 한 중학교 학생들이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광주시교육청 제공.

광주시교육청 이정선 교육감의 공약사업인 교육용 스마트기기 보급사업이 시행 3년을 넘어서면서 정책의 초점도 ‘보급’에서 ‘유지관리’로 옮겨가고 있다.

초기에는 대규모 예산 투입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수리비 증가와 파손·분실 부담, 낮은 활용도 논란 등이 새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23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학생 1인당 1기의 스마트기기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중학생에게는 노트북을, 고등학생에게는 태블릿PC를 보급했다.

당시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시기 학생들이 처음 기기를 지급받았고, 이들은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됐다. 이후 입학하는 중학교 1학년에게는 매년 노트북이 지급되고 있으며, 올해 역시 4월께 광주지역 중학교 1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보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 보급 물량은 1만 3271대로, 360도 회전과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춘 노트북에 유해사이트 차단 솔루션을 탑재하고 6년간 AS 지원체계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업이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에는 유지·보수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교육시민연대가 2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기기 수리 건수는 2023년 467건에서 2024년 3071건, 2025년 473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단순한 보급 확대의 결과로 볼 수도 있지만, 수리 유형을 보면 운영상 문제와 물리적 파손이 동시에 누적되고 있는 양상이다.

2025년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수리 1743건, 네트워크 수리 246건 등 운영 관련 무상 수리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957건, 본체·외관 414건, 키보드·입력장치 93건, 분실·습득 101건 등 유상 수리도 적지 않았다.

학교와 가정을 오가는 사용 구조 속에서 파손과 분실이 반복되고, 이에 따른 비용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25년 전체 수리비는 약 5억 9900만 원 규모로, 이 가운데 교육청이 약 4억 7200만 원을 부담했고 학부모 자부담은 약 1억 27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본체 수리비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사업 초기부터 제기돼 온 우려와도 맞닿아 있다. 스마트기기 보급사업은 시작 단계부터 대규모 예산이 투입됐다. 2023년 중학생 전원에게 노트북, 고등학생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한 이후에도 보급이 이어지면서 누적 예산은 이미 1000억 원을 넘어섰다.

광주시의회는 지난해 추경 심의 과정에서 “보급은 앞섰지만 활용 방안과 현장 준비는 부족하다”며 미활용 기기 문제와 보안 프로그램 우회 사용, 분실·파손에 따른 학부모 부담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현재 논란은 ‘얼마나 보급했는가’보다 ‘지속 가능한 운영이 가능한가’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스마트기기는 단순한 전자기기를 넘어 장기간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지급 이후 관리·수리·재배치까지 전 과정이 정책의 일부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시교육청은 AS 관리지원센터 운영과 함께 졸업생 기기를 재정비해 재배치하는 ‘양품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 같은 점을 들어 사업이 장기 운영을 전제로 설계됐다고 설명한다.

미래교육과 관계자는 “기기 구입뿐 아니라 6년간 유지관리 계약과 양품화, 재배치 계획까지 포함해 추진하고 있다”며 “파손 시 수리비의 80%, 분실 시 60%를 지원하고 있으며, 학교 수업 중 발생한 경우에는 100%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와 가정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수업과 과제, 자기주도 학습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된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청 설명처럼 사업의 취지는 분명하다. AI·디지털 학습도구를 일상 수업에 정착시키고, 학생들의 학습 접근성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유지관리 비용 증가와 일부 자부담 구조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이 장기화될수록 이러한 부담이 정책 수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광주교육시민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이 유지·수리 비용 증가로 학부모 부담과 예산 낭비를 동시에 초래하고 있다”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또 “교육적 효과에 대한 검증 없이 보급 자체가 정책 목표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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