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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관제권 무단침입 막는 인천공항의 ‘소리 없는 저격수’

인천 영종도와 신·시·모도를 잇는 ‘신도평화대교’가 개통하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미승인 드론 비행을 막기 위한 안내와 탐지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금지구역 내 비행… 항공기 129편 운항 차질

신도평화대교 개통 섬 방문객 증가

‘미승인 드론’ 탐지 체계 강화

현실화된 위험 관계기관 합동 체계 구축

단속·처벌보다 관련 정보 알리는 데 집중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신도평화대교’ 개통을 계기로 미승인 드론 비행을 막기 위한 안내와 탐지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가 대기하고 있다. /경인일보 DB

인천 영종도와 신·시·모도를 잇는 ‘신도평화대교’가 개통하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미승인 드론 비행을 막기 위한 안내와 탐지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신도평화대교 개통으로 섬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드론을 이용해 풍경을 촬영하려는 방문객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옹진군 북도면 신·시·모도 대부분은 인천공항 관제권에 포함돼 있어 미승인 드론이 발견되면 항공기 안전을 위해 활주로 운영이나 이착륙이 제한될 수 있다.

■ 신도평화대교 개통에 드론 비행금지 안내 확대

인천공항공사는 신도평화대교를 비롯해 인천대교와 영종대교, 청라하늘대교, 무의대교 등 인천공항 관제권으로 진입하는 주요 교량 5곳에서 내비게이션을 통해 드론 비행금지를 음성으로 안내하고 있다. → 지도 참조

과거에는 배를 이용해야 신·시·모도를 오갈 수 있었지만, 신도평화대교가 개통하면서 차량 통행이 가능해졌다. 인천공항공사는 섬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만큼 드론으로 풍경을 촬영하려는 방문객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야 했던 시기에도 신·시·모도 일대에서 미승인 드론이 발견된 사례가 10건이나 된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반경 9.3㎞ 안에 있는 인천 영종구 운서동과 영종하늘도시, 용유도, 무의도, 옹진군 신·시·모도는 관제권에 포함된다. 이 지역에서 드론을 비행하려면 항공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관제권에서 승인 없이 드론을 비행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미승인 드론 비행으로 항공기 이착륙이 지연되거나 회항하는 등 비행장 운영에 지장을 주면 최대 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드론의 크기가 작거나 개인 관광 촬영을 위한 비행이라도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영종지역 주요 지점 227곳에 드론 비행금지 안내 표지판을 설치했다. 을왕리·왕산·하나개해수욕장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에서는 비행금지 안내방송도 내보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드론 비행금지구역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관광객에게 단속이나 처벌보다는 관제권에 진입하기 전부터 관련 정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불법 드론으로 35차례 운항 제한… 항공기 129편 차질

교량 5곳 진입땐 내비·표지판 활용 안내

탐지시스템으로 경로·조종자 위치 파악

전파 무력화시키는 ‘재밍건’ 12월 도입

인천공항 주변에서 미승인 드론이 발견되면 위치와 비행경로가 확인될 때까지 항공기 이착륙이나 일부 활주로 운영이 제한될 수 있다.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항공기가 작은 드론과 충돌하더라도 기체 손상이나 엔진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23일 오후 6시께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인근에서 미승인 드론이 발견돼 인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 2024년 6월에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단기주차장 주변에 미승인 드론이 나타나 항공기 이착륙이 중단된 적이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드론탐지시스템 운영을 시작한 2020년 9월24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 불법 드론으로 활주로 운영이나 항공기 운항이 제한된 사례는 모두 35차례다. 이 때문에 항공기 129편이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 표 참조

인천국제공항 관제권 내에 승인을 받지 않고 비행 중인 드론을 재밍하는 모습.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출발이 지연된 항공기가 90편으로 가장 많았고, 착륙을 시도하다 다시 고도를 높인 복행 항공기는 31편이었다. 인천공항에 착륙하지 못하고 다른 공항으로 회항한 항공기도 8편이었다.

불법 드론이 탐지되면 인천공항공사는 서울지방항공청과 군(軍), 경찰, 해양경찰 등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파한다.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활주로 운영을 제한하고, 탐지시스템으로 확인한 위치를 토대로 드론과 조종자를 수색한다.

2020년 9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인천공항 주변에서 불법 드론 조종자를 적발한 사례는 모두 137건이나 된다.

■ 탐지 건수 줄었지만 새 변수… 탐지형 재밍건 도입

최근 인천국제공항 인근 해수욕장 일원에서 진행된 ‘하계 민·관·군 합동 공항지역 불법드론 비행금지 안내 캠페인’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 주변에서 발견되는 미승인 드론은 안내와 단속, 탐지시설 확충 등의 영향으로 다행히 감소하는 추세다.

인천공항공사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인천공항 주변 지역 불법 드론 발견 건수는 2021년 173건에서 지난해 11건으로 4년 만에 93.6% 감소했다. 인천공항공사는 표지판과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 관광지 안내방송 등을 확대하면서 시민과 관광객의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결과로 보고 있다.

다만, 인천공항 관제권 안에는 해수욕장과 섬, 대형 복합리조트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이 포함돼 있어 지속적인 예방 활동이 필요하다는 게 인천공항공사의 설명이다. 특히 신도평화대교 개통으로 신·시·모도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관련 규정을 알지 못한 관광객의 미승인 비행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불법 드론을 조기에 발견하고 현장에서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탐지체계를 강화한다. 2020년 9월 국내 민간공항 중 처음으로 운영을 시작한 드론탐지시스템에 더해 오는 12월 탐지형 재밍건 1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드론탐지시스템은 레이더와 무선주파수 스캐너, 통합 모니터링 장비, 광학·적외선 카메라 등으로 구성된다. 레이더가 공항 주변 비행체를 포착하고, 무선주파수 스캐너가 드론과 조종기 사이에 오가는 전파를 분석해 비행경로와 조종자의 추정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최대 5㎞ 떨어진 곳에서 비행하는 드론도 탐지할 수 있다.

그러나 고정식 탐지시스템으로 드론의 비행 경로와 추정 위치를 파악하더라도 현장에 출동한 관계자가 주변 건물이나 수목, 야간 시야 제한 등으로 정확한 위치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다.

경찰 등 관계기관이 현재 보유한 재밍건은 현장에서 육안으로 확인한 뒤 드론의 전파를 차단해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드론의 위치를 자체적으로 탐지하는 기능은 없어 현장에서 대상 드론을 먼저 찾아야 한다.

인천공항공사가 새로 도입할 장비는 드론 탐지와 전파 차단 기능을 함께 갖춘다. 현장 출동자가 장비를 이용해 드론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 뒤 곧바로 전파를 차단할 수 있어 대응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보안단장은 “미승인 드론 비행을 막기 위한 홍보활동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관제권 내 불법 드론 비행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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