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극 3특 전국시대 돌파구는 인재
인재 모을 공약 낼 후보는 누구
‘남방한계선’은 ‘특정 생물종의 생존이 가능한 위도상의 남쪽 한계선’을 뜻하는 생물학 용어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휴전선 아래 남쪽으로 2㎞ 떨어진 비무장지대의 경계선’을 의미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인재들이 취업을 위해 내려갈 수 있는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자조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지난 2월 개최된 경남 타운홀 미팅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국가균형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경남을 국가 전략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도 발표되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총리나 청와대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은 경남과의 개인적 연고를 강조하며 정부의 정책 의지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경남과 깊은 연고를 갖는 동량들이 중앙정부에서 일하기 위해 떠난 뒤의 빈자리는 과연 인재들로 다시 채워졌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많은 대기업이 경남에 연고를 두고 있지만, 단순 생산과 제조를 위한 조직 이외에, 연구개발을 위한 부서는 대부분 수도권으로 옮겨가고 없는 현실 때문이다.
그나마 타운홀 미팅 중간에 접한 어느 중소기업 대표의 사례에서 그래도 아직 경남에 남아 있는 희망의 실마리를 엿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었는데, 창원에 연구소를 설립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 제조 대전환의 시대에 ‘제조 AI 데이터의 원산지’인 경남이 가진 잠재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전기연구원에서는 지역이 보유한 이러한 강점을 고려해 수년 전 인공지능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창원시 및 부산시와의 협력을 통해 경남 지역 제조 산업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남방 환경에 강인한 인재들을 중심으로 지역 산업 분야에 특화된 연구 생태계를 조성해 오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미국 방위산업 분야의 팔란티어처럼 ‘제조 환경에 특화된 온톨로지’ 구축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AI CNC 실증센터’를 건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원대한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하려면 아직 더 많은 우수한 인재가 필요하다.
중국이 역사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던 춘추전국시대의 본질은 인재 쟁탈전이었다. 제나라는 “천하의 인재를 모으는 자가 패자가 된다”는 원리를 가장 먼저 실천한 나라다. 제환공은 ‘직하학궁(稷下學宮)’이라는 학술기관을 설립하고, 여기에 모여든 인재들의 도움으로 패자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제나라가 직하항궁을 통해 천하의 인재를 독점하자, 이에 위협을 느낀 연나라 소왕은 곽외(郭隗)라는 인물이 제시한 세 가지 조언을 따르게 된다. 명마(名馬)라면 죽은 뼈라도 높은 값으로 사들이라는 ‘매사마골(買死馬骨)’, 본인처럼 이미 확보한 인재부터 우대해 선례를 보이라는 ‘선시어외(先始於隗)’, 파격적인 보상과 대우를 약속하라는 ‘황금대(黃金臺)’가 그것이다. 이러한 정책을 수용한 연나라는 결국 당대 최강인 제나라를 제치고 전국칠웅의 당당한 주역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두 달 동안 지방선거 후보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지역발전 공약을 접하게 될 것이다. 5극 3특의 전국시대를 돌파하는 방법은 인재 확보뿐이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은 ‘붉은 말의 해’라고 한다. 도약과 성장을 꾀하는 상서로운 해로 해석된다. 곽외의 조언과 같은 공약을 제시하고 매사마골의 리더십을 실천할 후보가 누구인지 세심하게 살펴보자.
/한성태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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