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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곽영신 오스코텍 소장 "항내성 항암·만성질환제 도전...신화 또 쓴다"

단독으로 끝까지 간다는 목표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환자에게 도달하는 속도와 성공 확률을 높이는 선택이 무엇인지가 기준이다." 최근 AI 신약개발 열풍을 어떻게 보나. "'AI가 개발 기간을 크게 줄인다'는 주장에는...

곽영신 오스코텍 소장 "항내성 항암·만성질환제 도전...신화 또 쓴다"

오스코텍, 단순 기술 수출 넘어 ‘R&D 선순환’ 구축

과학 기반 ‘에이전트형’ 신약 개발에 더 속도낸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 오스코텍 본사 앞에서 곽영신 연구소장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강현욱>

국내 바이오텍 가운데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성과를 실제로 만들어낸 곳은 많지 않다. 오스코텍이 업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스코텍이 원개발한 3세대 EGFR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국내 제품명 ‘렉라자’)은 유한양행을 거쳐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에 기술이전돼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가 진행됐다.

이에 오스코텍은 레이저티닙 관련 마일스톤과 로열티로 인한 수익이 본격 반영되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998억원, 영업이익 521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국내 제약사 중 보기 드문 성과다.

‘렉라자 이후’ 파이프라인에서도 빅딜을 이뤄냈다. 오스코텍은 알츠하이머병 핵심 원인 단백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타우(tau)’를 표적하는 항체 후보물질 ADEL‑Y01을 2025년 12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Sanofi)에 기술이전했다. 여기서 말하는 기술이전은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글로벌 제약사에 넘기는 대신 선급금·마일스톤·로열티 등으로 대가를 받는 것을 말한다. 회사 자료 기준 ADEL‑Y01 계약 규모는 총 10억4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 선급금은 8000만달러다.

이러한 사례들은 한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성과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국내 바이오텍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링을 통해 마일스톤, 로열티 등 현금 흐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를 다시 R&D에 투입하는 구조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시장에서는 오스코텍이 후속 파이프라인에서도 같은 방식의 기술이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주목한다. 현재 오스코텍은 항암 내성 파이프라인 OCT-598과 만성 신장질환(CKD) 치료제 OCT-648을 ‘렉라자 이후’ 먹거리로 제시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에 위치한 오스코텍 본사에서 오스코텍의 ‘다음 딜’을 진두지휘하는 곽영신 오스코텍 연구소장(부사장)을 만났다. 곽 소장은 글로벌 제약사와 학계, 국내 제약사를 두루 거친 R&D(연구·개발) 전문가다. 그는 노바티스 선임연구원, 고려대 약대 교수, LG화학 수석연구원, 종근당 효종연구소장 등을 거쳤다.

업계에서는 종근당 재직 시절 대형 기술이전을 성사시킨 경험(약 1.7조원 규모)을 들어 그를 ‘딜 감각’과 실행력을 갖춘 R&D 리더로 평가한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거쳐온 조직마다 기술이전 성과를 만들었다”며 앞으로의 행보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곽 소장은 “바이오텍도 성장 단계(시기)에 맞는 리더십이 있다”며 “오스코텍은 지금 ‘오스코텍 3.0’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스코텍은 ‘오스코텍 1.0·2.0’으로 불리는 레이저티닙 성공과 이를 기반으로 구축한 R&D 선순환 구조를 ‘일회성 성과’로 끝내지 않기 위해, ‘다음 딜’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R&D 조직과 의사결정 체계를 고도화하는 단계(오스코텍 3.0)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전환 국면에서 그가 합류한 의미는 크다.

곽 연구소장이 거듭 강조한 키워드는 ‘가설’과 ‘단계별 증명’이다. 그는 업계에서 여전히 신약개발이 ‘감’이나 ‘정답 따라하기’에 기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아쉬워하며 단계별 검증에 기반한 체계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약 개발에서 다음 단계로 가려면 그 전에 누구나 납득할 만한 근거가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곽영신 오스코텍 부사장 겸 연구소장과의 일문일답.

곽영신 오스코텍 연구소장이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강현욱>

오스코텍에 합류하게 된 배경과 연구소의 강점을 설명해달라.

“신약개발은 ‘하나만 잘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임상, 허가, 생산까지 여러 전문성이 맞물리는 ‘복합 프로젝트’다. 오스코텍은 레이저티닙 개발과 허가, 그리고 기술이전까지 실제로 해본 경험이 있다. ‘해본 조직’이 가진 학습과 역사, 사람의 경험이 다음 과제의 성공 확률을 올린다. 그런 축적된 경험과 다음 과제로의 확장 가능성이 보여 합류를 결정했다.”

신약개발 기술이전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기술이전을 하려면 임상 몇 상까지 가야 한다’처럼 정해진 공식이 있는 건 아니다. 핵심은 먼저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이 맞는지 단계별로 과학적으로 증명하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세포 데이터부터 지표, 동물모델까지 연결고리를 하나씩 확인해 리스크를 줄이고 그 근거를 바탕으로 의사결정해야 한다.”

최근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ADEL‑Y01은 어떤 후보물질인가. ‘타우’와 ‘항체’는 대중에게 다소 낯선 개념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병리 기전이 복잡하지만, 크게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핵심 축으로 거론된다. ADEL‑Y01은 이 가운데 타우를 겨냥한 항체 후보물질이다. 항체 치료제는 특정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도록 만들어지는데 ADEL‑Y01은 ‘타우’에 붙어 작용하도록 설계된 약물 후보라고 이해하면 된다.”

기술이전 계약 규모가 ‘총 10억달러’로 굉장한 ‘빅딜’이었다.

“총 계약금액은 ‘가능한 최대치’라고 이해하면 된다. 개발이 일정 단계(임상 진입, 후기 임상, 허가 등)를 통과할 때마다 약속된 금액(마일스톤)이 나눠서 지급되고 출시 이후 판매가 발생하면 매출에 연동된 로열티가 추가로 붙는 구조다. 중요한 건 글로벌 제약사가 해당 후보물질의 가치와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개발·상업화를 직접 맡기로 했다는 점이다.”

‘렉라자 이후’ 오스코텍이 시장에 제시하는 R&D 비전을 연구소장 관점에서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무엇일까.

“혁신적인 항내성 항암제에서 시작해, 중장기적으로는 생활과 밀접한 만성질환까지 확장하는 R&D를 하겠다는 방향이다. 당장은 항내성 항암제 축(OCT-598)에 3~4년 정도 집중하고, 이후에는 노화 및 만성질환처럼 더 넓은 영역까지 준비하는 그림을 보고 있다.”

오스코텍이 강조하는 ‘기술이전-현금흐름-R&D 재투자’ 성장 루프는 R&D 의사결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나.

“성장 루프는 결국 ‘기술이전이 가능한 근거’를 얼마나 빨리, 반복해서 만들 수 있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R&D도 처음부터 ‘파트너가 무엇을 물을지’를 염두에 두고 데이터 패키지를 설계한다. 연구 단계에서부터 근거가 명확하면 딜이 앞당겨지고 그 현금흐름을 다시 다음 파이프라인에 재투자하면서 루프가 돌아간다. 특히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입장에선 임상 단계에 진입하기 전 ‘연구 단계’에서부터 근거가 명확해야 파트너가 확신을 갖고 가져갈 수 있다.”

성장 루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우선순위는 어떤 기준으로 잡나.

“기술이전 속도를 높이려면 글로벌 환경에서 ‘지금 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기전·모달리티’가 무엇인지부터 봐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트렌드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고, 중기적으로는 다음 트렌드를 예측해 미리 준비하는 식이다.  또한 기술이전 과정에서 빅파마가 임상 전략을 짜고 허가까지 가는 과정을 기술수출한 기업에서도 반복적으로 학습해야 언젠가 우리도 더 뒤 단계까지 확장할 역량이 생긴다.”

곽영신 오스코텍 연구소장이 오스코텍 본사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항암제 개발에서 ‘내성’을 핵심 병목으로 보고 해결하려는 이유와 전략은 무엇인가.

“항암치료에서 결국 문제는 ‘내성’이다. 표준치료(SoC)와 병용하는 맥락에서, 내성 발생 경로를 막아 치료 옵션 고갈을 늦추는 게 핵심 문제의식이다.”

OCT-598(항내성 항암 후보물질) 기전과 왜 ‘혁신적’이라고 보는지 설명해달라.

“후보물질 OCT-598은 표준치료(SoC) 과정에서 암세포가 내성을 획득하는 신호 경로를 병용으로 막아 치료 옵션이 빨리 소진되는 상황을 최대한 뒤로 미루려는 전략이다. 기존에도 유사한 가설이 있었지만 안전성 등 이유로 충분한 용량·기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우리는 같은 문제를 더 ‘실제 개발 가능한 방식’으로 풀어보려는 접근이다.”

항암제와 달리 OCT-648 등 만성 신장질환(CKD) 치료제는 무엇이 핵심 포인트인가.

“만성질환 치료제는 결국 장기복용이 전제다. 그래서 안전성 비중이 크고 설득력 있는 다중 모델 데이터와 임상 설계가 함께 가야 한다. 또한 현재 만성 신장질환 치료는 대개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병의 근본 원인(섬유화 등)을 겨냥한 새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가 크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OCT-648 기전을 설명해달라.

“NUAK1을 억제해 섬유화 유발 신호의 전달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섬유화 진행을 늦추거나 줄이려는 전략이다.”

WCN 2026에서 OCT-648(NUAK1 억제제 후보물질군) 포스터 발표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섬유화의 진행 자체를 표적하는 접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일 지표가 아니라 여러 모델과 지표에서 일관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요즘은 임상 3상까지 간 뒤 기술이전하는 사례가 늘었다던데.

“꼭 그렇지 않다. ‘혁신성’이 충분하고 아직 시장에 대안이 거의 없는 영역이라면 임상 단계와 무관하게 더 이른 시점에도 딜이 가능하다. 반대로 경쟁 약물이 많고 ‘더 우수하다’는 증명이 필요한 영역은 단계가 뒤로 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단계 자체가 아니라, 미충족 수요와 경쟁 구도 속에서 차별성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되는가다.”

후보물질을 수출할 때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중 어떤 방식을 택할지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면.

“우리가 다음 단계에서 얼마나 더 의미 있게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파트너가 해당 적응증에서 어떤 실행력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단독으로 끝까지 간다는 목표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환자에게 도달하는 속도와 성공 확률을 높이는 선택이 무엇인지가 기준이다.”

최근 AI 신약개발 열풍을 어떻게 보나.

“‘AI가 개발 기간을 크게 줄인다’는 주장에는 과장이 있다. 다만 특허를 어떻게 회피하면서도 효력을 유지하는 구조를 설계할지처럼 질문이 명확한 문제에는 AI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오히려 중요한 건 ‘질문을 얼마나 정확히 정의하느냐’다. 무작정 ‘모든 데이터를 학습해서 신약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답이 나오기 어렵다. 인공지능도 결국 설계자가 어떤 방향으로 탐색할지 범위를 정해줘야 하고 그 과정에는 일종의 편향(bias)이 들어간다. 편향이 없으면 결론도 없다.”

마지막으로 ‘오스코텍 3.0’은 무엇을 뜻하나.

“바이오텍도 성장 단계에 따라 필요한 리더십이 다르다. 오스코텍은 지금 ‘오스코텍 3.0’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오스코텍 2.0이 ‘레이저티닙을 성공시키고 기술이전을 통해 돈을 버는 바이오텍으로 성장한 단계’였다면 3.0은 그 다음이다. 사람들이 ‘여기서 일하면서 보람이 있다’고 느끼고 자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조직으로 가는 거다. 위에서 ‘내가 뭘 하세요’하고 지시해서 굴러가는 회사라기보다 구성원이 스스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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