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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보다 金”→“군대 안 갑니다”…야구·축구가 자초한 ‘병역특례 역풍’ [SS포커스]

아무리 기뻐도 지켜야 할 ‘선’은 있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면 더욱 그렇다. 일부 선수의 경솔한 말과 행동이 50년 넘게 이어진 체육인 병역특례 제도까지 흔들고 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바라보며 묵묵히 땀 흘려온 다른 국가대표에까지 불똥이 튈 판이다.

‘과정보다 金’→“군대 안 간다” 논란

야구·축구 실언에 병역특례 ‘불똥’

정치권까지 번진 ‘특례 폐지론’

4년 피땀 흘린 다른 선수는 무슨 죄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아무리 기뻐도 지켜야 할 ‘선’은 있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면 더욱 그렇다. 일부 선수의 경솔한 말과 행동이 50년 넘게 이어진 체육인 병역특례 제도까지 흔들고 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바라보며 묵묵히 땀 흘려온 다른 국가대표에까지 불똥이 튈 판이다.

4일 막을 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축구는 일본을 1-0으로 꺾고 사상 첫 4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나 감동은 오래가지 않았다. 주장 이기혁(강원)이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외쳤고, 양민혁(베스테를로)은 “메달이나 트로피는 중요하지 않았다. 군 면제라는 보상,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했다”고 했다. 박승수(뉴캐슬)는 ‘전역모’를 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모두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축구만의 일이 아니다. 앞서 금메달을 목에 건 야구대표팀도 논란을 자초했다. 대회 과정에서 경기력 비판을 받은 뒤 주장 노시환(한화)이 “과정은 필요 없이 금메달이라는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원 사회인 선수로 구성된 일본에 슈퍼라운드에서 0-5로 완패하는 등 적지 않은 비판을 받은 터였다. 우승의 기쁨 속에 나온 말이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병역 문제가 선수에게 얼마나 절실한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선수 생명이 짧은 프로 스포츠에서 군 복무는 커리어와 직결된다. 정해진 제도에 따라 혜택을 받는 것 역시 잘못이 아니다.

문제는 이를 대하는 태도다. 국가를 대표해 나선 아시안게임이 개인의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처럼 비치는 순간, 태극마크와 금메달의 가치까지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

후폭풍은 거세다. 1973년 도입된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에게 병역 혜택을 부여한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정치권에서도 아시안게임 병역특례를 재검토하거나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이 먼저라며 병역 문제를 정쟁화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결국 몇몇 선수의 ‘말 한마디’가 자신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게 됐다. 스포츠는 야구와 축구만 있는 게 아니다. 수년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만 바라보며 선수촌에서 피땀 흘린 다른 종목 선수들은 무슨 죄인가. 이들에게 메달은 병역 혜택에 앞서 선수 인생을 걸고 좇아온 꿈이자 목표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병역특례가 여전히 필요한지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 그 논의를 다시 폭발시킨 계기가 빛나는 경기나 감동적인 투혼이 아니라 일부 국가대표의 가벼운 언행이라는 사실은 씁쓸하다. 태극마크에는 실력만 필요한 게 아니다. 그 무게를 아는 자세도 필요하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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