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장기임대 제도·금융 도입”
“재개발에 이주비 대출 큰 걸림돌”
대통령 ‘세금 문제’만 적극 반응
공급엔 원론적 답변…이슈 치중
부동산 정책 토론회 마지막 날인 23일 3시간 넘게 진행된 토론회에선 ‘공급 절벽’과 ‘대출 규제’ 문제도 지적됐다. 전문가·사업자·언론인·시민 등 약 140명이 참석한 가운데 28명이 손을 들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지만 부동산 세금 이슈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부동산 애널리스트 출신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정부 부동산 대책엔 공공분양, 공공임대, 민간분양은 있지만 민간임대를 얼마나 어느 지역에 어떤 유형으로 지을지 내용이 아예 없다”며 “민간 장기임대 건설사업자를 육성할 제도와 금융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유주택을 운영하는 조강태 MGRV 대표는 “서울 청년 중 한 80%는 임대에 살아야 하는데, 그 수요를 공공주택으로 다 채운 사례가 세계적으로도 없다”며 “분양을 하지 않게 하면 영구적으로 (임대주택) 재고를 쌓을 수도 있고, 금융 제도만 바꿔주면 3년 내 2만가구 이상은 충분히 착공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은 토지는 공공이, 건물만 거주자가 보유하는 토지임대부 주택 확대를 제안하면서 “토지 임대료를 내면 사실상 보유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공급하면서도 (공급 비용을) 환수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기업형 민간임대 확대 주장에 “민간업자가 지금 분양 수요·가격이 높은데 뭐하러 임대를 하겠느냐. 신축할 부지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토지임대부 주장에도 “거주자들이 시간이 지나 ‘토지도 분양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현실의 문제가 있다”고 했다.
재개발·재건축 등 사업장의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주장도 나왔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최근 재건축단지 관리처분인가부터 준공까지 걸리는 시간이 8~10년으로 예전보다 3년 늘었다”며 “강남권을 제외하면 이주비 대출 걸림돌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30대 참석자는 “외곽지역 아파트는 감정평가액이 높지 않아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40%로 제한하면 1억~2억원만 대출받는다”며 “서울에서 3인 이상 살 전셋집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져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 목소리도 나왔다.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입주예정자라고 밝힌 참석자는 “2년 전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았는데 대출 총량 규제에 따라 은행이 한도를 줄여 잔금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실수요자는 규제 예외를 적용해달라”고 했다. 또 다른 참석자가 “아버지 주택 지분 일부를 상속받았다가 처분한 이력만으로 생애최초 구입자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전체 규정을 고치기는 어렵지만 일종의 위원회를 만들어 이런 사례를 심사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현재 신규 대출자에 대해서만 규제를 하고 있다. 왜 무주택자나 청년들만 규제를 받느냐”며 “기존 대출자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 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정리 한번 해보시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를 강화하는 초고가주택 가액, 양도소득세 감면 생애 1회 제안 등의 질문에선 추가 질문을 하거나 “일리 있는 지적” “아주 재밌다”고 적극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공급 대책 제안엔 대부분 “검토해보겠다” “참고하겠다” 정도의 답변에 그쳤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보유세 강화 관련 초고가주택 기준을 정하는 데 사로잡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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