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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8일 오후 5시 44분
일본 골프장을 인수하려는 국내 중견그룹과 중소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일본 골프 여행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엔저 현상’으로 인수자금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삼익악기는 최근 자회사 체크포인트를 통해 혼치바CC 지분 100%를 443억원에 인수했다. 혼치바CC는 일본 지바현에 있는 27홀 규모 명문 골프장이다. 호반그룹도 계열사 호반서서울을 통해 나리타힐스CC 운영 법인 지분 65.73%를 369억원에 사들였다. 나리타힐스CC는 1991년 개장한 회원제 골프장이다. SG그룹은 지난 1월 나가사키현 아이노CC와 시마바라CC 운영 법인을 약 167억원에 품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보유한 일본 골프장은 57곳(4월 말 기준)에 달한다. 올해 말 기준 60곳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삼정KPMG 골프장자문팀 서광덕 전무는 “협상 중인 기업이 여러 곳”이라고 말했다.
"저금리로 대출 가능"…엔저 타고 日 골프장 인수 기업 늘었다
대도시 인접 18홀당 300억 수준…이익보다 영업용으로 사기도
일본 골프장의 경쟁력은 가격이다. 국내에서 수도권 골프장 가격은 홀당 100억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18홀 골프장 기준으로 약 18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는 셈이다. 일본에선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 인접 골프장 가격이 18홀 기준 300억~4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지방에는 100억원 미만 매물도 많다.
올해 ‘엔저 현상’이 심화하며 체감 인수가가 낮아진 측면도 있다. 대출을 받더라도 일본은 한국보다 금리가 낮아 금융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삼정KPMG에서 골프장자문팀을 이끄는 서광덕 전무는 “협상 또는 사전 검토 중인 기업이 여러 곳”이라며 “과거에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골프장을 찾는 기업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일본 쪽 수요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일본 골프장이 저렴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한국 대비 매출, 영업이익 규모가 현저히 작다. 국내 골프장 매출이 평균 연 200억원 안팎인 데 비해 일본은 연 30억~50억원에 그친다. 일본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6~7%대다. 한국과 비교해 인구 대비 골프장 공급이 많은 반면 수요는 적어서다. 국내에는 골프장이 527개, 일본에는 네 배가량 많은 약 2200개가 있다. 일본의 황금기인 1980~1990년대 골프장이 다수 지어져 공급이 확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 골프장을 인수하는 중견그룹은 투자 관점보다 비즈니스 목적으로 찾는 사례가 많다. 일본 골프장을 통해 실적을 올리기보다 그룹 전용이나 회원제로 운영하며 영업 목적으로 쓰려는 수요가 대부분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골프 마니아여서 일본 골프장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그룹사가 많다”며 “한국에서 매수할 적당한 골프장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일본 골프장을 찾는 이유”라고 했다.
골프장 운영 회사의 일본 골프장 인수 수요도 꾸준하다. 일본 골프장을 여럿 인수한 뒤 국내와 연계해 회원권을 비싸게 분양하는 식이다. 한국산업양행, 싸이칸홀딩스, 쇼골프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까운 데다 그린피도 5만~10만원으로 저렴해 골프 여행객 수요가 탄탄한 편이다.
일본 현지의 규제 완화 기조도 호재로 꼽힌다. 일본 골프시장은 2000년 공무원 접대 골프 전면 금지와 불황 등이 맞물리며 장기 침체를 겪었다. 하지만 2024년 접대 식사비 공제 한도가 인상되는 등 규제 완화가 이어지고 있고 기업 실적 호황까지 겹치며 접대 골프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형교 기자/도쿄=최만수 특파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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