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5월부터 간편 환전서비스인 '환전지갑'의 자동환전 신청 한도를 하루 1억원에서 10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외환 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파악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환전지갑 목표환율 자동환전 서비스'를 개정하고 일 최대 환전 신청 한도를 크게 손질했다. 자동 환전을 포함한 환전 신청 가능 금액 한도도 전 제휴사 합산 기준 일간 미화 1만달러, 월간 미화 1만달러, 연간 3만달러 이내로 규정됐다. '환전지갑 선물하기 서비스' 역시 제휴사 합산 기준의 일·월·연 한도를 별도로 명시했다.
이는 5월 11일부터 기존고객에도 적용된다. 이번 개정은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외화 유동성 관리 강화 차원으로 읽힌다. 자체 리스크 관리와 개인고객의 환전 거래 제한을 병행해 유동성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의 환전지갑 미국 달러, 유로화 등 총 외화를 손쉽게 환전할 수 있는 서비스다. 관심통화와 목표환율을 등록하면 환율이 낮을 때 환전 후 앱에 보관했다가 목표환율에 도달하면 원화로 간편하게 재환전할 수 있어 환테크 수단으로도 여겨져 왔다. 자체 모바일 뱅킹 앱인 '하나원큐', 마케팅 플랫폼인 '하나멤버스'뿐 아니라 토스, 카카오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와도 제휴돼 있어 범용성이 높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위후 17년 만에 장중·종가 기준 1500원대를 넘나들었고 3월 말에는 장중 1530원대까지 치솟았다. 정부도 외환시장 불안에 대응해 시장 안정 조치를 거듭 강조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 왔다.
은행권에서는 고환율 국면이 길어질수록 외화 유동성과 개인 환전 수요 관리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에 이날 1470원대까지 밀려났지만 여전히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리는 높은 상황이다. 1500원선을 중심으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국제유가가 오르고, 에너지 수입 부담이 큰 한국 원화는 더 민감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채 오래 버티면 1500원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고착 구간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 같은 고환율이 당장 은행권의 외화유동성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 하나은행은 외화 유동성을 높은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하나은행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99.56%로 나타났다.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규제 수준을 웃도는 외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외화 LCR은 은행의 외화가 빠져나갈 경우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얼마나 쌓아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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